본문으로 바로가기

문화/생활

<제52호>대한민국이 만드는 겨울 36.5℃

[SET_IMAGE]2,original,center[/SET_IMAGE]

[SET_IMAGE]3,original,center[/SET_IMAGE]

지난 11월 서울 동작구에 사는 김순희(가명) 씨는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희망의 전화 129’에 전화를 걸었다. 기초생활수급자 신청을 위해 서류준비를 하고 있어 조만간 정부의 보호를 받게 될 예정이었지만 당장 연탄 구입할 돈도 없었던 것이다. 안정적인 소득원도 없었고 설상가상 남편과 딸의 건강이 좋지 않아 더더욱 힘든 생활을 하고 있었다.
“연탄을 지원받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겠습니다”라는 상담원의 말에 김씨는 반신반의했다. 자격요건에 문제가 있을 뿐만 아니라 개인을 대상으로 지원하는 기관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얼마 있다가 상담을 해줬던 이성애 씨에게서 전화가 왔어요. 배달비용 때문에 같은 지역에 적어도 5가구 이상 지원을 받아야 한다며 연탄이 필요한 가정이 더 없냐는 거예요. 덕분에 이웃들까지 연탄을 지원받을 수 있어서 얼마나 고마웠는지 몰라요.”

지난 6월 서울시 노원구에 사는 이승미(가명) 씨는 남편이 사업실패로 자살한 후 살고 있는 아파트마저 경매에 넘겨진 상태였다. 자포자기 심정이던 이씨가 두드린 곳 역시 ‘희망의 전화 129’. 우연히 신문에서 관련 기사를 읽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전화를 걸었다.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상담원은 친절하게 이것저것 물어보더니 자격요건이 될 것 같다며 서류를 접수하라고 말해줬다. 부랴부랴 서류를 접수한 이씨는 공무원의 실사에서도 인정을 받아 현재 매달 56만 원의 생계비를 4개월간 지급받고 있다. 시간제 파출부일을 시작한 이씨는 “연말이면 경매로 넘어간 집을 비워줘야 하고 또 아들, 딸 공부도 시켜야 하기 때문에 앞으로 헤쳐나갈 일이 만만치 않지만 긴급지원을 받아 삶의 희망을 되찾게 됐다”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SET_IMAGE]4,original,center[/SET_IMAGE]

 

24시간 수호천사 ‘희망의 전화 129’
본격적인 추위가 다가오고 있다. 이맘때가 되면 민생관련 공무원들은 눈코 뜰 새가 없다. 기존의 제도를 점검하고 동절기에 맞는 새로운 대책을 마련하는 등 안전하고 따뜻한 겨울을 위해서 챙겨야할 게 많기 때문이다. 특히 ‘희망의 전화 129’는 동절기 관련 민원으로 그 어느 때보다 분주하다.
2005년 11월 1일 개통한 ‘희망의 전화 129’는 꾸준히 이용 국민이 늘어 지난 1년간 총 57만여 건의 상담이 이루어졌다. 월별 상담량 또한 지난해 11월 개통 당시 월 2만6000여 건이었던 것이 최근에는 월 6만5000여 건으로 늘어나는 등 보건복지 대표번호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희망의 전화 129’에서는 기초생활수급자 선정 기준, 복지대상자 혜택, 장애인 등록 등 건강과 복지에 관한 정보 요청에서부터 기본적 생계가 어렵다는 호소에 이르기까지 국민들의 크고 작은 다양한 고민과 의견이 접수된다. 이밖에도 예방접종, 의료법, 의료사고 등 건강에 관련된 사항이나 국민연금, 건강보험제도와 관련한 문의도 줄을 잇는다.
양남진 보건복지콜센터장은 “지난 2004년 12월 대구 불로동에서 4세 남자어린이가 사망한 지 며칠 후에야 발견된 사건이 계기가 돼 보건복지콜센터가 만들어지게 됐다”며 “가계를 책임진 가장의 사망이나 질병, 아동 노인학대, 자살 등과 같은 위기상황에 대해서는 시·군·구, 보건소 등 관련 기관, 단체들과 협조해 조기에 위기상황을 벗어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상담에 그치지 않고 해피콜을 실시하는 등 모니터링을 해 실질적인 희망메신저로 자리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보건복지콜센터는 아동학대나 치매상담전화 등 보건복지관련 전화번호가 10개 이상 따로 운영돼 필요할 때 상담받기 어렵다는 점을 개선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129번 하나만 기억하면 보건복지 및 긴급지원 관련 상담을 받을 수 있는 통합 상담서비스를 구축한 것이다. 지난 7월 10일부터는 위기가정 신고전화(1688-1004)와 치매상담전화(1588-0678)가 129로 자동으로 착신전환되고 있고, 내년부터는 위기가정신고전화, 치매상담전화, 아동학대(1391), 노인학대(1389), 푸드뱅크(1377)도 129로 통합·운영될 예정이다.
사회적 약자가 기댈 곳은 그래도 ‘따뜻한 정책’밖에 없다. 특히 ‘희망의 전화 129’ 등을 통해 도움을 경험한 서민들은 정부에 대한 기대를 놓지 않는다. 정부도 이러한 서민들의 마음을 읽고, 특히 본격적인 추위가 시작되는 11월이면 서민들이 안전하고 따뜻한 겨울을 날 수 있도록 ‘겨울나기 종합대책’을 잇따라 내놓곤 했다.

 

에너지콜센터, “추운 겨울 없앤다”
먼저 정부는 11월 6일 이원걸 산업자원부 제2차관 주재로 에너지 유관기관, 관련단체, 업계, 그리고 소비자단체 등 28명이 참석한 가운데 동절기 에너지 복지 및 수급안정을 위한 ‘따뜻하게 겨울나기’ 대책을 마련했다.
이번 대책의 핵심은 에너지콜센터와 스피드콜(Speed Call) 제도다. 에너지콜센터(02-2110-5678∼9)는 월동기 단전, 연탄배달 지연 등 에너지 공급의 어려움에 도움을 주는 곳으로 내년 3월까지 산자부 고객감동센터에 설치돼 24시간 운영된다. 또 정전사고 발생시 무료로 복구해주는 ‘스피드콜’제도도 2007년 1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에너지콜센터 김효신 씨는 “시행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까지는 콜센터를 찾는 사람이 많지 않다”며 “본격적인 겨울이 시작돼 단전, 동파 등이 발생하면 그 무엇보다 필요한 서비스가 될 것 같다”고 홍보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산업자원부 이학노 석유산업팀장도 “이번 대책은 에너지 성수기인 동절기를 앞두고 에너지 수급 상황과 월동기 취약 계층에 대한 에너지 서비스 지원체계를 점검한 후 필요한 대책을 마련한 것”이라며 “단전, 정전, 가스공급 중단 등에 따른 불편을 최소화하고 사고를 예방함으로써 에너지의 보편적 공급과 에너지복지가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 정부는 지난 11월 21일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 주재로 사회문화정책관계장관 회의를 열고 보건복지부, 환경부, 노동부, 문화관광부, 여성가족부, 행정자치부, 경찰청, 소방방재청, 국가청소년위원회 등 9개 부처가 참여하는 겨울철 서민생활안정 민생관련 대책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먼저 보건복지부는 소득상실 등으로 위기에 놓인 저소득층이 보호받을 수 있도록 지난 3월부터 시행 중인 ‘긴급지원제도’를 적극 홍보하고 대상자를 조기에 발굴키로 했다.
단전·단수가구와 소액 건강보험료 체납자 등 저소득계층 가운데 최저생계비 이하 가구는 기초생활보장가구로 편입하고, 기타 저소득층은 가능한 지원을 최대한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또 산자부와 협조아래 전기료·가스료 체납자의 생활안전을 위해 주택용 단전대상가구는 12월부터 3개월간 단전을 유예하고, 최저생계비수급자 및 차상위계층은 10월부터 한시적으로 가스공급 중단을 유예하기로 했다.
이밖에 내년 1월부터 장애수당 지급대상자 및 지원수준을 확대하는 한편, ‘동절기 사회안전망 점검 대책반’을 내년 2월까지 운영해 기초생활보장제도 등 사회안전망을 점검하고 제도개선을 추진할 방침이다. 생계형범죄로 피해를 받은 사람은 12월 15일 경찰청에 설치되는 ‘통합신고센터(신고번호 1379)도 기억해둘 만하다.

물론 이번에 발표된 동절기 대책이 새로운 내용이거나 획기적인 것은 아니다. 일부 동절기 관련 사업을 제외하고는 연중 지속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사업을 보다 체계화하고 필요한 내용을 보충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보건복지부 양동교 기획PL은 “종합대책 중 12월 15일 설치 운영될 경찰청 ‘통합신고센터 1379’는 서민들의 생계를 위협하는 생계침해형 사범에 대해 대대적인 단속을 해오던 것을 보다 체계화한 것”이라며 “정부는 복지부와 노동부, 여성부, 건교부, 공정위, 금감원에서 직원들을 통합신고센터에 파견해 각 부처에 흩어져 있는 관련 업무를 통합 운영한다는 복안”이라고 말했다.

 

[SET_IMAGE]5,original,left[/SET_IMAGE]“제도 적극 이용” 홍보 급선무
이에 따라 서민들은 통합신고센터를 통해 자릿세 요구 등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금품갈취 행위와 임금착취, 간병인이나 일용노동자에 대한 과다한 소개료 수수 행위, 청년 실업자 등을 대상으로 하는 취업사기, 성범죄, 대리운전이나 퀵서비스 기사에 대한 불공정 계약, 고리대금과 같은 불법 사금융업체 등과 관련된 내용을 신고할 수 있게 된다. 양 기획PL은 “부동산 가격 폭등으로 서민들은 더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며 “이런 때일수록 국민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고 희망을 잃지 않도록 도와주는 것이 사회문화부처의 기본 임무라는 사실을 더 크게 느끼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회문화정책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한 보건복지부 이용흥 정책홍보관리실장은 “제도적인 부분은 어느 정도 갖춰져 있지만 제도를 몰라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있다”며 “홍보를 강화해 보다 많은 사람들도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지방자치단체도 정부정책을 효과적으로 실현시키기 위한 방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2004년에는 ‘따뜻한 겨울 보내기’로 보건복지부 기관표창을 받기도 한 부천시는 ‘서민생활안전 종합대책’을 마련하고 다음해 3월까지 활동할 별도의 팀을 구성했다. 부천시에서 먼저 신경을 쓴 것은 역시 빈곤층의 몸과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기초생활보장비 비수급 빈곤층 생계구호비 지원을 비롯해 저소득층 연탄구입비 지원, 긴급복지 지원, 월동기 노숙인 종합대책, 중증장애인가구 월동난방비 지원, 경로식당 무료급식 및 식사배달사업, 겨울방학 중 아동급식사업 등을 마련했다.

하지만 부천시에서 보다 더 신경 쓴 것은 사랑나눔 실천운동이다. 이춘구 사회복지과장은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인한 사회적 약자가 늘어나는 추세여서 일방적인 지원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 과장은 “일종의 역반응 현상으로 보다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부천시로 사회적 약자들이 유입되고 있다”며 “때문에 이번 대책은 정부정책을 효과적으로 집행하는 동시에 자원봉사, 기부 등 지역의 민간자원을 연결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밝혔다. 평소에 뜻이 있었지만 막상 실천하지 못한 사람들의 동참을 이끌어냄으로써 전체적으로 ‘더불어 사는 사회’ 분위기를 형성하는 게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SET_IMAGE]6,original,center[/SET_IMAGE]

 

 

 

[SET_IMAGE]7,original,center[/SET_IMAGE]

 

[SET_IMAGE]8,original,right[/SET_IMAGE]세상이 갈수록 냉담해지고 있다고 하지만 사회 곳곳에는 온정을 나누려는 사람이 늘고 있다. 안타까운 마음에서 나온 측은지심이기도 하지만 스스로를 아끼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기도 하다. 봉사를 다녀온 사람들이 한결같이 “더 큰 선물을 받았다”고 말하는 이유다.
특히 근래의 지원이나 봉사는 연말 불우이웃 돕기나 여름철의 수재의연금과는 차원이 다르다. 개인·기업·단체 등은 나눔과 공헌을 통해 공동체를 회복하고 나아가 사회 혹은 조직의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질적 성장에 앞서 먼저 눈에 띄는 것은 각 자치단체의 자원봉사센터를 중심으로 한 양적 성장이다. 김준목 한국자원봉사센터협회장은 “자원봉사센터의 힘은 지난여름 수회복구현장에서 그 진가를 나타냈다”며 “자원봉사센터협회에서 재난복구센터 상황실을 설치하자 무려 16만여 명이 봉사에 동참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왔다”고 말했다. 지난 11월 겨울을 앞두고 그 어느 해보다 많은 ‘사랑의 김장 담그기’ 행사가 열렸던 것 역시 자원봉사센터의 역할이 컸다.

 

기업에 확산되는 볼런테인먼트
행정자치부에 따르면 2005년 현재 자원봉사자 등록인원은 208만3704명(센터당 평균 8334명)이다. 함양군자원봉사센터의 경우 등록된 봉사자는 지난 11월 현재 6080여 명으로 군민 전체의 10%에 달한다.
개인단위의 봉사 못지않게 활성화되고 있는 것은 기업차원의 사회공헌활동이다. 최근에는 윤리경영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경영기법이 자리를 잡으면서 사회사업을 지속적이고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특히 그룹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이 뒷받침돼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자원봉사의 질을 높이는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실제로 한화그룹의 경우 임직원들이 근무시간에도 자유롭게 자원봉사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유급자원봉사제도를 정착시켰다. 한화그룹 구조조정본부 홍보팀 장일형 부사장은 “한화그룹의 사회공헌 활동의 가장 큰 특징은 일회성, 이벤트성 활동이 아닌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사회공헌 사업”이라며 “시혜적 차원이 아닌 기업시민으로서의 역할을 다하는 활동이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한화그룹은 기관이나 단체에 대한 단순 기부를 최대한 배제하고 재정적인 지원과 함께 임직원들이 자신들이 출연한 기금의 사용 프로그램에 직접 참여하도록 하는 ‘참여형 사회공헌활동’을 장려하고 있다.
2004년 자원봉사단을 창단해 조직적으로 자원봉사에 나서고 있는 SK그룹은 봉사와 일자리 창출을 연계해 주목받고 있다. ‘행복도시락’은 기본적으로 결식 어린이와 결식노인 등 끼니를 해결하지 못하는 소외 계층에 무료로 식사를 배달해주는 사업이다. 하지만 단순히 식사 제공에만 그치지 않고 소외계층 내에서 음식을 만들고 배달하는 이들을 채용해 급여를 주고 있다. 행복도시락센터는 중구 신당동 1호점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14곳이 문을 열었고 내년까지 48개 점으로 늘려 나갈 계획이다.

 

나눔경영은 최고의 자산
[SET_IMAGE]9,original,left[/SET_IMAGE]삼성그룹도 지난 4월 전국 29개 계열사 사업장 103곳에 15만 명의 자원봉사대가 활동하는 자원봉사센터를 설치했다. 회사별로 주 1회 또는 월 1회 ‘자원봉사의 날’을 정례화해 임직원들의 조직적인 자원봉사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삼성전자 측은 15만 명 임직원의 95%가 참여해 인건비만 연간 1500억 원, 간접비까지 합치면 연간 3000억 원 이상이 투입되는 셈이라고 밝혔다.
LG그룹은 사회공헌 활동의 즐거움을 강조한 ‘볼런테인먼트’개념을 도입해 주목받고 있다. 볼런테인먼트는 자원봉사라는 뜻의 볼런티어(Volunteer)와 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의 합성어다.
LG 관계자는 최근 “자원봉사는 강요에 의한 ‘희생’이 아니라 자신의 관심 분야에서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곳을 찾아 함께 즐기는 ‘재미’에서 시작돼야 의미가 있다”며 “이런 관점에서 임직원들이 사회공헌 활동과 더불어 자기 계발을 꾀할 수 있는 ‘볼런테인먼트’ 개념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임직원 스스로 봉사 내용을 기획·실천하는 DIY (Do It Yourself)형 사회공헌 활동을 적극 유도하고 있는 것이 그 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최근 기업 사회공헌 발표에 따르면 114개 조사기업 중 75%가 임직원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고, 응답 기업 중 절반 이상이 전사 차원의 봉사조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와 달리 CEO들이 직접 현장에 나와 직원들과 땀을 흘리는 모습도 사뭇 달라진 풍경이다. 공동체 정신 회복이 경영의 화두가 되고 있는 것이다.
아름다운재단 윤정숙 상임이사는 “이제 기업들도 나눔과 윤리경영을 하지 않고는 지속가능한 성장과 발전이 어렵다는 것을 알아차렸다”며 “물론 아직까지는 상당수가 기업 마케팅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바람직한 변화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김청연 객원기자

 

환경정의 초록사회본부 ‘따뜻한 마을 만들기’

집 고치고, 환경보호하고, 일자리 만들고

[SET_IMAGE]10,original,right[/SET_IMAGE]사회양극화가 우리 사회의 큰 문제로 자리한 가운데 한 환경단체에서는 저소득층의 집을 고쳐줌으로써 에너지 사용 비용을 줄이고, 나아가 일자리까지 창출하는 특별한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환경정의 초록사회본부에서 ‘따뜻한 마을 만들기’라는 이름으로 실시하고 있는 에너지 효율화 집수리 지원사업이 그것이다. 이 프로젝트는 겨울철 난방비와 에너지 사용 비용으로 고통받는 저소득층 주택을 에너지 효율이 높은 주택으로 무상 수리해주는 사업이다.
여기에 더해 환경정의 측은 이왕이면 일자리가 필요한 지역주민들에게 그 집수리를 맡겨보자는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에너지 소비를 낮춰 환경 발전에 기여하는 동시에 복지와 고용을 창출해 보자는 의도였다. 환경정의를 중심으로 집수리 자활공동체, 누리집수리 등의 단체가 함께 실시하는 이 프로그램으로 현재 원주와 인천 30가구에서 진행되고 있다.  
환경정의의 교보영 간사는 “환경단체에서 왜 집수리를 해주고 일자리까지 주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고 있지만 ‘환경’이라는 단어, ‘정의’라는 단어에는 사람과 환경 우리 모두의 삶이 모두 포함돼 있다”며 “조금만 생각해보면 환경 보전, 난방 문제, 일자리 창출 문제 등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는 우리 공동의 문제라는 것을 많은 이들이 알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SET_IMAGE]11,original,center[/SET_IMAGE]

 

[SET_IMAGE]12,original,left[/SET_IMAGE]겨울은 나눔의 계절이다. 나눔 하면 ‘더운 밥 한 공기’를 빼놓을 수 없다. 대한민국 곳곳에서 무료급식소가 운영되고 있고, 여기서 나눠주는 1식 3찬은 36.5℃ 대한민국 체온을 유지하는 데 더할 나위 없이 큰 힘이 되고 있다.
지난 11월 24일 오전 10시 30분. 서울시 동대문구 전농동 쌍굴다리 옆 다일공동체에서 운영하는 밥집 앞에는 변함없이 긴 행렬이 늘어섰다. 노숙자와 독거노인 등 오늘도 이곳에서 하루 끼니를 해결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다.
1988년부터 시작했으니 올해로 19년째. 지난 5월에는 300만 그릇을 돌파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50평 식당 안에 먼저 자리 잡은 100여 명의 노숙자와 독거노인들이 6대 밥퍼 강동국 목사로부터 특별한 손님을 소개받고 있었다. ‘카이스트 교수님’들이 겨울옷을 들고 찾아온 것이다. 이번 만남을 주선한 사랑의줄잇기 김준성 목사는 “홍릉 한국과학기술원에서 근무하는 교수들이 1999년부터 강연과 자문을 통해 벌어들인 수입 중 10%를 적립해왔다”며 “그 돈으로 마련한 겨울 점퍼를 나눠주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고 설명했다.
이후 오늘의 자원봉사자 SK네트웍스 직원과 대한주택보증 직원들이 소개되고 곧바로 식사에 들어갔다. 덕분에 식사 시간이 조금 지체되긴 했지만 불평하는 사람은 없었다. 그들의 조심스럽고 긴장된 표정에서 진심을 읽은 까닭이다.

[SET_IMAGE]13,original,right[/SET_IMAGE]흰밥과 된장국에 잡채, 김치, 콩나물무침. 자식이나 반려자가 차려준 그것에 비할 바는 안 되지만 이로써 오늘 하루 가장 큰 걱정거리가 해결되는 것이니 ‘임금님 수라상’이 부러울 리 없다. 어떤 노숙자들은 이곳에서 저녁을 마련하기도 한다. 배식 받은 음식의 반을 준비해온 비닐봉지와 반찬통에 담는 것이다. 식사량이 많지 않은 할머니들은 자기 몫의 밥과 반찬을 그들의 반찬통에 꾹꾹 담아 주기도 한다. 3년째 밥퍼에서 끼니를 해결하고 있는 노숙자 강동수(가명) 씨는 “종교가 있는 것도 그렇다고 사람을 사귀는 것도 아니지만 이제 이곳이 내 집 식탁처럼 편하다”고 말했다.
식당에서 배식하는 동안 주방 한편에선 곧 떨어질 반찬을 준비하기 위한 재료손질이 한창이다. 30대 중반의 자원봉사자 김상욱 씨는 한눈에 봐도 칼솜씨가 서툴다. 경동시장에서 사온 오징어에 칼을 댈 때마다 먹물이 이리저리 튀기 일쑤다.

 

나 아닌 남 위한 음식 만들어
김씨는 “평소에 앞치마를 두르고 칼질을 할 일이 거의 없었다”며 “내가 먹을 게 아니라 다른 사람이 먹을 거라고 생각하니 더 조심스럽다”고 쑥스러워했다. 그 옆에선 “올해는 그나마 겨울이 춥지 않아 기습한파만 잘 피하면 훨씬 겨울나기가 수월할 것”이라는 한 자원봉사자의 말에 “그래도 겨울은 추워야 한다”며 한 독거노인이 끼어들었다. 자원봉사자는 가건물로 지어진 식당의 열악함을 걱정해서 한 말이었지만 노인은 내년 농사를 걱정하고 있었던 것이다. [SET_IMAGE]14,original,left[/SET_IMAGE]자원봉사자는 “어르신 말씀이 맞다”며 환한 웃음을 짓는다. 지금은 비록 남의 신세를 지는 처지지만 이 노인 역시 우리사회의 어른이었던 것이다.
현재 무료급식소는 사회복지단체와 복지회관뿐 아니라 기업과 교회 등 민간단체에서도 이루어지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1만875명이 무료급식소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 중 서울이 7700명으로 가장 많고 그 다음으로 경기도, 대전, 대구, 부산, 충남 순이다. 전문가들은 “무료급식자 수가 1만여 명에 이르는 가장 큰 원인은 경제악화”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일자리 창출”이라고 강조했다.

 

마이크로 크레디트를 아십니까?

‘신나는 은행에서 배우는 고기 잡는 법’

[SET_IMAGE]15,original,right[/SET_IMAGE]생필품이나 생활비 등의 지원에서 벗어나 자립을 하고자 하는 저소득자나 빈민이라면 마이크로 크레디트(무담보소액대출)를 두드려볼 만하다. 마이크로 크레디트 은행의 시초는 1983년 방글라데시에 세워진 그라민은행으로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하지만 상환율은 일반 은행보다 높은 97%(사회연대은행의 경우)에 달한다.
마이크로 크레디트의 매력은 서민들에게 문턱이 높은 시중 은행과 달리 자격요건를 비롯해 담보, 이자 등을 요구하지 않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지원 대상이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사회연대은행, 신나는조합, 아름다운재단 등이 운영하고 있고 또 현재 종교단체 등을 중심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마이크로 크레디트를 시작한 곳은 부스러기선교회의 ‘신나는조합’이다. ‘신나는조합’은 가난을 함께 극복해 나갈 3명 이상의 공동체 단위로 1인당 300만 원 정도의 자금을 지원한다. 연 2∼4%의 저금리로 담보 없이 대출을 해준 후 두레일꾼이라는 제도를 통해 자립기반을 마련할 때까지 경영과 마케팅 자문까지 해주고 있다.

2002년 12월 설립된 사회연대은행은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 등 저소득층에 사업계획서 심사 등을 거쳐 무담보로 1인당 1000만 원까지 연 4%의 금리로 대출해준다. 돈을 빌린 사람은 이를 6개월 거치 후 30개월에 걸쳐 나눠 갚으면 된다.
지난해 10월 문을 연 밥상공동체의 ‘신나는 은행’은 금융기관에서 대출받기 어려운 지역 내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심사를 거쳐 100만 원 안팎을 빌려준다. 무담보·무이자이며 상환기간은 2년이다. 주로 주택보증금이나 소규모 창업 지원금 용도로 쓰인다.
아름다운재단에서 운영하고 있는 ‘아름다운세상 기금’은 2004년 생전에 여성과 아동을 위한 복지지원 사업에 심혈을 기울였던 고 서성환 (주)아모레퍼시픽 회장의 기부로 시작됐다. 이 기금은 주로 저소득 여성과 모자가정 세대의 창업을 지원하고 있다.

신나는조합 : www.joyfulunion.or.kr 02-365-0330  
신나는 은행 : www.babsang.or.kr 033-766-4933
사회연대은행 : www.bss.or.kr 02-2274-9637         
아름다운세상 기금 : www.beautifulfund.org 02-730-1235

 

 

 

[SET_IMAGE]16,original,center[/SET_IMAGE]

 

겨울이다. 이때가 되면 이 땅의 생명체들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잘 안다. 겨울나기 준비다. 짐승들이 지방을 축적하고 털을 부풀리듯 사람들은 난방시설을 점검하고 겨우내 먹을 음식을 저장한다. 하지만 동물과 달리 사람들은 해야 할 일이 하나 더 있다. 주변을 돌아보는 일이다. 추위에 떨며 배고파하는 이웃은 없는지, 아픈 몸으로 홀로 긴 밤을 보내야 하는 이웃은 없는지 살피고 돕는 일이다.
“아무리 넓은 공간일지라도, 설사 그것이 하늘과 땅 사이라 할지라도 사랑의 힘으로 채울 수 있다”는 어느 시인의 말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해마다 겨울이 되면 우리는 그 사실을 확인한다. 네가 있고 네가 있고 또 네가 있어 ‘우리’의 겨울은 덥다. 2006년 이웃의 겨울나기를 준비하는 더운 사람들을 사진으로 만나봤다.

사진 박준우·연합뉴스·보건복지콜센터

 

[SET_IMAGE]17,original,center[/SET_IMAGE]



지금 정책주간지 'K-공감' 뉴스레터를 구독하시고,
이메일로 다양한 소식을 받아보세요.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