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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제50호>한국이 배출한 국제공무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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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13일(현지시각) 192개국이 회원으로 구성된 유엔은 미국 뉴욕 소재 유엔본부에서 각 나라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향후 유엔의 ‘10년’을 이끌 한 사람을 결정했다. ‘세계의 CEO’ ‘지구촌 재상(宰相)’이라고 불리는 차기 유엔 사무총장에 한국의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을 선택한 것이다.
이번 사무총장 선출은 과거와 달리 공개경쟁으로 이뤄졌다. 후보들이 회원국을 상대로 치열한 득표 활동을 벌이며 찬성표를 확보해가는 과정을 밟은 것이다. 반 장관은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그로 인해 쌓은 신뢰가 힘이 됐다고 밝혔다.

코리아플러스는 10월 20일 외교통상부 청사에서 반 장관을 만나 한국인 유엔 사무총장의 의미와 앞으로의 계획 등을 물어봤다. 반 장관은 11월 초 서울에서 열리는 아프리카 협력 포럼까지 장관직을 수행할 예정이다. 이후 뉴욕행을 앞두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과 일본을 방문하는 마지막 일정을 소화하게 된다.

먼저 한국인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소신과 추구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우선 사무총장으로서 유엔이 추구하는 가치 구현에 기여하는 것이 내게 주어진 가장 중요한 책무라고 생각한다. 특히 평화와 안전, 개발, 인권과 민주주의 등 유엔의 3대 핵심가치를 증진시키는데 있어 실질적인 성과를 이끌어내기 위해 기여하고자 한다. 그러한 막중한 책무를 수행함에 있어 우선 유엔 회원국들 간 신뢰를 증진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유엔의 임무는 결국 회원국들 간 합의를 통해 도출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좋은 목표도 회원국들 간 신뢰를 통한 합의와 이를 끝까지 실천해 나가는데 필요한 정치적 의지가 유지되지 않는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그동안 캠페인 과정에서 하모나이저(harmonizer)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한 것도 그 때문이다.
실제로 지금 유엔을 보면 회원국 간 이견이 오해와 상대방의 입장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았다. 사무총장이 열린 마음과 귀를 가지고 회원국들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고 이견을 조율하려고 적극적으로 노력한다면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유엔 개혁에 대해 요구의 목소리가 높다. 어떠한 구상을 가지고 있나. 앞으로 유엔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말해달라.
현재의 유엔은 신뢰의 위기에 처해 있다. 유엔 개혁에 대해서도 사무총장의 역할에 대해서도 나라마다 생각하는 것이 다르다. 선진국과 후진국의 입장이 다르다. 결국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유엔 회원국, 유엔사무국 그리고 유엔시스템 전반에 걸친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유엔이 국제사회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세 가지 과제를 중점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먼저 행정부 최고책임자로서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유엔사무국의 관료주의를 최소화함으로써 국제공무원들의 전문성과 도덕성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는데 필요한 제도적·문화적 개혁조치들을 취해 나갈 것이다.
[SET_IMAGE]4,original,right[/SET_IMAGE]둘째는 현재의 유엔은 재원에 비해 너무 방만하게 많은 아젠다를 다루고 있다는 문제를 개선하는 것이다. 유엔이 수행하는 기능 중 비교우위를 가지고 있는 분야를 찾아내 이러한 기능을 수행하는 기구와 프로그램들의 업무수행의 효율성과 일관성이 제고되도록 노력하는 프로세스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현재 유엔 내 회원국 간 분열과 대립을 해소하는 것이다. 개혁에 대해서도 입장이 다르듯 현재 분열과 대립은 매우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유엔이 본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가장 시급한 일은 회원국 간 신뢰를 회복함으로써 정치적 의지를 한데 모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회원국 간 갈등, 그리고 사무국 내 보이지 않는 갈등구도까지 조율할 수 있는 하모나이저로서의 역할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일부에선 장관님의 경력을 들어 지나치게 친미적 혹은 강대국 편향적이라는 비판이 있다.
내가 오랫동안 미국 관련 업무를 담당한데서 그러한 오해가 비롯된 것으로 생각된다. 나는 실용주의자다. 오히려 미국을 잘 이해하는 것은 세계 초강대국으로서 유엔에 매우 중요한 미국과의 관계를 관리하는데 있어 좋은 자산이 될 것이다. 만약 내가 지나치게 어느 특정국의 입장에만 치우쳤다면 중립성이 요구되는 유엔 사무총장이라는 직책에 선출되지 못했을 것이다. 특히 안전보장이사회 5대 상임이사국(P-5)들이 모두 나를 지지해준 것은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입장에서 범세계적인 이슈들을 다룰 것이라는 신뢰의 표현이기도 하다.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중동 문제나 한반도 문제를 다룰 때, 미국과 대립적 위치에 서게 될 경우 이를 어떻게 다루어 나갈 생각인가.
다시 말하지만 미국과 유엔은 서로를 절실히 필요로 한다. 미국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조 없이는 유엔이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해 나가기가 어렵다는 것이 국제적 현실이다. 아울러 미국도 혼자 힘만으로는 범세계적 이슈들을 효율적으로 다루어 나갈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따라서 미국으로서도 유엔이 국제문제를 효율적으로 다루어 나가기를 기대하고 있다. 미국이 유엔을 보다 효율적이고 책임감 있는 기구로 개혁해 나가기를 희망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사무총장은 지역분쟁 문제를 다루어 나가는데 있어 관련 당사국들의 입장을 깊이 있게 파악해 공정한 중재인로서의 기능을 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나는 차기 사무총장으로서 주요 이해당사국들과 미국을 포함한 안보리 이사국과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문제해결을 위한 공통분모를 찾아내고, 또한 합의를 도출해내는데 필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한국에 기여할 수 있는 바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유엔 사무총장으로 임명된 이후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다. 이와 관련해 우선 한국인 사무총장(Korean SG)이지 한국의 사무총장(Korea’s SG)이 아니라는 점을 말하고 싶다. 다만 북한 핵문제와 관련해서는 국제평화와 안정을 담당하는 유엔의 수장으로서 지역분쟁 해결이라는 책무를 수행해 나가는 과정에서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ET_IMAGE]5,original,left[/SET_IMAGE]수락연설에서 ‘가난한 나라의 인권 문제 해결’을 강조했는데,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갈 계획인가.
올해 아프리카 여러 나라를 방문하면서 아프리카 지역이 겪고 있는 빈곤과 분쟁의 악순환에 대해 절실히 느꼈다. 특히 아프리카 문제는 유엔이 다루는 이슈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에 아프리카 빈곤과 분쟁 그리고 AIDS 문제와 아프리카 개발 문제 등에 높은 우선순위를 둘 생각이다.
빈곤 문제는 선진국과 개도국 모두의 적극적인 노력 없이는 해결하기 어렵다. 유엔이 천년정상회의를 통해 합의한 천년개발목표(MDGs)도 선진국과 개도국 공동의 노력 없이는 빈곤타파와 개발을 이루기 어렵다는 점을 정확히 인식하고 있다. 나는 캠페인 과정에서 여러 차례 MDGs 목표 달성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는 점을 강조해왔다. 빈곤 타파와 개발을 이루지 못하는 한 안보 및 인권문제에 대한 개선도 기대하기가 어렵다.

TV에서 코피 아난 현 사무총장의 밝은 표정을 본 적이 많지 않은 것 같다. 앞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것으로 보이는데 개인적으로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은.
내가 화를 잘 내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는데 사실 그렇지 않다.(웃음) 다만 스트레스를 받더라도 평상심을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화를 내본 사람은 잘 알겠지만 화내는 사람이 손해다. 나도 젊을 때 성격이 급해서 화를 내기도 했는데 항상 집에 오면 후회하곤 했다. 지금도 가끔 일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으면 소리치기도 하지만 다음에 꼭 따로 불러 미안하다고 한다.

한국 젊은이들의 국제공무원에 대한 관심이 높다. 국제무대에서의 활동을 꿈꾸는 청소년들에게 보내고 싶은 메시지는….
어린 시절 누구나 꿈을 갖는다. 하지만 그대로 실현시키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런 면에서 난 행운아다. 충주고 3학년 때 미국 정부가 주최하는 영어 웅변대회에 입상해 부상으로 미국을 방문할 기회를 얻었고, 당시 미국 적십자사의 주선으로 워싱턴에서 존 F. 케네디 미 대통령을 만났다. 그때 외교관의 꿈을 키웠다.
국제무대에서 느끼는 것은 남에게 신뢰받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정직해야 한다. 또 자기 자신의 편함보다는 남을 먼저 돌볼 수 있는 마음가짐이 있어야 한다. 남을 먼저 생각해야 남도 나를 배려하기 때문이다.
나는 외교부 장관이 되어서도 우선 상대방이 어떤 형편에 있는지 챙겼다. 대화하겠다는 사람은 가리지 않았다. 예전엔 약소국 외무장관이 만나러 오겠다고 하면 바쁘다는 이유로 거절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나는 오겠다는 사람 모두 만났다. 올해엔 40명을 한국에서 만났다. 192개국 외무장관 중 5분의 1을 서울에서 호의를 베풀며 여유롭게 만날 수 있었던 것이다. 요즘 젊은이들에게 말하고 싶은 것은 항상 긍정적 사고를 가지고 신뢰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는 것이다. 요즘 젊은이들에게서 가장 걱정되는 점은 바로 자기중심적 사고다. 자기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날 때 큰일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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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13일, 스위스 제네바 국제노동기구(ILO) 인사국에서 근무하는 이진아 씨는 국장으로부터 뜻밖의 방문을 받았다. 한국의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이 유엔 사무총장에 선출됐다는 소식을 듣고 같은 한국인인 이씨에게 축하인사를 건네러 온 것이다. 이씨는 “한국인을 대하는 동료들의 태도가 달라졌다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며 “ILO뿐만 아니라 국제기구에서 공무원으로 활동하는 한국인들에게는 심리적으로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이씨로서는 처음 겪는 일은 아니었다. ILO 바로 옆 건물에서 고 이종욱 전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활동할 당시에는 이 전 사무총장에 대한 존경심이 자연스럽게 같은 한국인에게 표현되는 것을 느끼기도 했다. 맨체스터유나이티드에서 뛰고 있는 박지성의 활약으로 영국 사람들이 더 이상 동양인을 보고 일본인이냐고 묻지 않고 “박지성을 아느냐”고 묻는 것과 같다.

 

‘반기문 사무총장’과 국익?
현재 고위직 국제공무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한국인은 선출직 19명과 임명직 13명을 합쳐 총 32명이다.(13쪽 표 참조) 이 가운데 가장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사람은 김학수 유엔 사무차장 겸 아시아태평양경제사회위원회(ESCAP) 사무총장이다. 아시아 32개국을 잇는 아시아고속도로를 추진하는 등 국제사회에서 인지도가 높아 반기문 장관과 더불어 유엔 사무총장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외무부 외무관 출신의 김두영 국제해양법재판소(ITLOS) 사무차장도 눈에 띈다. ITLOS 사무차장은 국제기구의 비정무 최고위직으로 사무총장과 함께 재판과 운영에 관한 행정사무를 수행하고 있다. 김 외무관의 ITLOS 진출은 우리나라 인사의 국제법률기구 진출을 촉진하는 계기가 됐다.
이외에도 조원일 아시아유럽재단(ASEF) 사무총장은 아시아와 유럽 간 상호 이해증진에 힘을 쓰고 있고, 최근에는 외교부 강경화 국제기구정책관이 유엔 인권고등판무실(OHCHR) 부판무관에 내정되는 등 여성의 진출 또한 활발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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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장관이 차기 유엔 사무총장으로 확정되자 국내에서 보인 첫 번째 반응은 국익에 대한 기대였다. 하지만 곧 언론은 이러한 분위기를 자제해야 한다는 쪽으로 자리를 잡았다. 중앙일보 남정호 뉴욕특파원은 “유엔 사무총장에게 요구되는 가장 큰 덕목은 엄정 중립과 공평무사”라며 “그래서 그가 가뜩이나 복잡한 한반도 문제를 다룰 때 공정하게 일을 하고도 한국 편을 들었다는 소리를 들을까봐 부담을 느낄 가능성도 크다”고 우려했다.

유엔 사무총장은 국제공무원의 수장으로서 세계의 평화와 인권을 위해 봉사하는 자리지 결코 특정 국가의 이익을 위한 자리가 아니라는 목소리였다. 반기문 장관 스스로도 ‘한국의 사무총장’이 아니라 ‘한국인 사무총장’일 뿐이라며 과도하게 한국의 국익과 연결시키는 것을 자제해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진아 씨가 경험한 것처럼 반기문 장관이 한국인이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활동하는 이상 어떤 측면으로든 한국의 ‘국익’과 연관되는 게 사실이다. 먼저 한국이라는 국가 이미지의 상승이다. 물론 반기문 장관이 앞으로 어떻게 유엔을 이끄느냐에 따라 평가가 달라지겠지만 이종욱 전 WHO 사무총장 때 그랬던 것처럼 한국인 유엔 사무총장 반기문을 통해 한국과 한국인을 평가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다.

또 한국인이 국제기구에서 요직에 있다는 것은 여러모로 한국의 국익과 직결된다. 한국외국어대 국제대학원 홍원표 교수는 세계화 시대가 되면서 국내문제와 국제문제의 영역이 파괴되고 있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홍 교수는 “IMF 구제금융 지원이나 북핵 실험 등은 국내문제이면서 동시에 국제문제이기도 하다”며 “공개적으로 드러낼 수는 없겠지만 국제기구에 한국인이 있을 경우 정보 공유를 할 수 있어서 문제에 보다 빠르게 대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인의 국제무대 진출이 핵심정보에 접근 가능성을 높임으로써 궁극적으로 국익에 유익하게 작용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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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평화는 국가발전의 사회자본
외교부 국제협력과 이경철 씨는 “국제공무원은 유엔헌장 100조 규정에 따라 특정 국가를 대표하지 않고, 오로지 자신이 속한 기구를 위해서만 일한다”는 점을 확실히 하면서도 “하지만 코피 아난 사무총장이 아프리카의 기아나 분쟁 문제에 더 힘을 기울였듯이 반기문 체제에서도 ‘유엔의 일’이라는 테두리 안에서는 북핵 문제를 비롯한 아시아 문제에 좀 더 적극적이고 또 보다 나은 결정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무엇보다 기대되는 것은 한국인들의 ‘수준’이 높아지게 된다는 것이다. 그동안 우리나라 국민들은 국제문제에 대해 이해관계가 없다는 이유로 남의 집 불구경하듯 했던 게 사실이지만 반기문 사무총장이 아프리카 등 제3세계의 평화와 인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활약하는 모습이 각종 매체를 통해 국민들에게 비중 있게 전달됨으로써 자연스럽게 국제문제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과 이해가 높아질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국익과 연결된다. 경상대 박재영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국제사회에서 국력이라는 것은 다른 나라와의 관계 속에서 의미를 갖는다”며 “특히 한국처럼 자원의 대외의존도가 높고 성장에 있어서 수출의 비중이 높은 국가일수록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 그리고 번영이라고 하는 것은 국가발전에 중요한 사회자본”이라고 강조했다.

[SET_IMAGE]9,original,left[/SET_IMAGE]외교부 개발협력과 도봉개 씨는 “지난해에 이미 국가재정운영계획을 통해 국민소득대비 0.09%인 ODA(국민총소득 0.7%를 빈국에 지원하라는 OECD 권고사항)를 2009년까지 0.1%로 올리고 2015년까지 0.25%로 올릴 계획을 세웠다”며 “이러한 지원의 강화를 통해 국제사회 위상과 역할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외교부는 아프리카 지원을 위한 ODA 확대와 관련한 발표에서 “현재와 같은 ODA 간격이 그대로 방치되어 우리나라가 앞으로 전 세계에서 자신의 이익만 추구하는, 무역흑자만 챙기는 얌체국가로 인식되는 것은 우리나라의 체면이 손상되는 정도가 아니라 우리의 성장과 국익에도 해가 된다”며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우리 스스로 사로잡혀 있는 ‘개도국 심리’를 극복해야 하고 국내 양극화 문제뿐 아니라 지구촌의 어려운 문제들도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 나갈 모범국가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국익이라는 측면에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한국에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외교부의 발표내용이 하루빨리 해결해야 할 ‘발등의 불’로 다가온 것이다. 전문가들은 지구시민으로의 국민적 인식전환이 무엇보다 요구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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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T_IMAGE]12,original,right[/SET_IMAGE]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자유전공학부장을 맡고 있는 홍원표(국제정치학) 교수는 요즘 젊은이들을 만나면 대견하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특히 자유전공학부장으로서 전공을 선택하기 전 학생들을 면담할 땐 더 그렇다.
“저희 때만 해도 국제무대에서 활동하려면 외교관이 되거나 상사직원이 돼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요즘 학생들은 국제공무원이 되겠다고 ‘꿈’을 밝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만큼 자신감으로 충만돼 있는 젊은이들의 모습을 보면 기분이 좋아지죠.”
특히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이 국제공무원의 수장인 유엔 사무총장에 선출되면서 그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는 게 홍 교수의 설명이다.

우리나라가 국제공무원에 대해 구체적으로 관심을 갖게 된 것은 김영삼 정부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김영삼 정부는 세계화 정책의 일환으로 국제대학원을 지원하기 시작한 것이다. 한국의 대외무역과 통상 그리고 국제 정치경제 전문가 등 막상 세계화정책을 실현할 인재가 부족하다는 것을 절감하고 인재양성을 위해 1997년에 1차로 서울대·연세대·고려대·경희대·서강대·이화여대·중앙대·한양대·한국외국어대 등을 국책대학원으로 선정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국제공무원에 대한 젊은이들의 관심을 부추긴 ‘사건’을 꼽으라면 이종욱 전 WTO 사무총장과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는 책을 낸 한비야라는 게 일부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먼저 이 전 사무총장은 한국형 세계화 가치인 홍익인간 정신을 세계에 알린 인물이었다. 안타깝게도 올 5월 타계하기는 했지만 2003년 1월 세계보건기구(WHO) 제6대 사무총장으로 선출돼 주목을 받았다.

 

임파워먼트, 일과 즐거움을 하나로
특히 이 전 사무총장은 1983년 WHO 남태평양사무소 나병(한센병) 팀장으로 WHO에서 활동한 것을 시작으로 WHO 서태평양지역 사무처 질병관리국장을 거쳐 1994년 WHO 본부 예방백신사업국장 및 세계아동백신운동 사무국장을 역임했다. 1995년 WHO 백신국장으로 재직 당시 세계인구 1만 명당 1명 이하로 소아마비 유병률을 떨어뜨리는 성과를 올려 ‘백신의 황제’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이종욱 박사의 사무총장 당선과 그의 죽음으로 인한 세계인들의 평가를 들으며 국제공무원으로서 가능성과 가치를 새삼 발견한 한국의 젊은이들은 한비야의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는 책을 읽으면서 국제공무원이라는 꿈을 구체화할 수 있었다. ‘지도 밖으로…’는 한비야가 월드비전 긴급구호팀장으로 지난 5년간 전쟁과 기아, AIDS, 지진, 해일 등으로 처참한 인명피해가 난 아프가니스탄, 잠비아, 말라위, 이라크, 시에라리온, 라이베리아, 네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남아시아 등지의 재난현장을 발로 뛴 기록으로 출간되자마자 베스트셀러가 됐다. 이 책을 출판한 푸른숲 출판사 김수진 기획위원은 “‘우리’를 좋아하는 고품질 인정을 가진 대한민국 사람들이 ‘우리’의 범위를 더 넓혀 ‘우리 아시아’ ‘우리 세계’의 다른 가족들에게 인간답게 살 수 있는 디딤돌을 만들어줄 수 있을 때, 전 세계와 진정으로 ‘지구촌 한 가족’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고 말했다.

한기호 출판마케팅연구소 소장은 2005년의 대표적인 출판 트렌드로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를 들며 ‘임파워먼트’를 꼽기도 했다. 리더십 관련 용어인 임파워먼트는 자신 속에 내재된 역량을 끌어내는 노력을 의미하는 단어로 역량 강화 또는 권한 부여 등으로 번역된다. 한 소장은 “이 책에서 저자가 몸으로 실천하면서 보여주는 것은 먹느냐 먹히느냐의 무한 생존경쟁이 아니라 더불어 사는 상생의 철학”이라며 “달리 말하면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국제공무원처럼 개인이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즐기되 자신만이 지닌 능력을 밖으로 표출하는 임파워먼트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제기구에 진출하는 방법
현재 국제기구로 진출하는 방법은 4가지 정도로 구분할 수 있다. 먼저 유엔의 각 기구들은 결원이 생길 때마다 각국 정부에 모집 공고를 보내 국제적인 공모 절차를 밟는다. 각 기구의 인사담당관은 서류심사에 통과한 사람을 대상으로 기구의 사무국 또는 지역 사무소에서 면접을 한다.
둘째는 초급전문가 과정이라고도 불리는 JPO(Junior Professional Officer) 과정이다. JPO란 외교통상부가 선발해 각 기구에 파견하는 일종의 수습직원이다. 하지만 정규직 직원과 동등한 대우를 받으며 1~2년의 파견기간이 끝나면 근무성과에 따라 정규직 진입이 가능하다.
셋째는 국별경쟁채용시험(NCRE)이다. 유엔에 내는 분담금에 비해 유엔 기구에 일하는 사람이 적은 회원국 국민을 대상으로 뽑는 공채 시험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2000년까지는 적정 진출 범위에 속해 있었으나 2001년 이후 예산분담률이 상승하면서 과소진출 국가로 분류돼 2002, 2003, 2004, 2005, 2006(올 하반기 2차 면접시험)년 연속 국별경쟁시험을 치렀다. 2005년 12월까지 35명의 한국인이 합격했다.
넷째는 유엔 기구별로 수습직원을 뽑는 YP(Young Professional)이다. 정부의 추천을 받은 사람 중에서 선발해 일정한 실무수습 기간을 거쳐 근무실적이 좋으면 정규직원으로 채용된다.

 

‘유엔고시’ 여전히 좁은 문
외교부에서는 국제기구에서 제공하는 직원모집공고, 채용 전 프로그램, 국별경쟁시험 등 국제기구 진출 관련 정보를 재외 공관을 통해 입수하며 ‘국제기구 채용정보’ 홈페이지를 통해 수시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국제기구 진출은 여전히 좁은 문이다. 우선 수요가 절대적으로 부족한데다 국제기구 직원으로 일하려면 언어뿐 아니라 세계인으로서의 자질 및 일하는 분야의 전문성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외교부에서 시행하는 JPO의 경우 올해 응시자 151명 중 최종 합격자는 4명뿐이었다.
경상대 박재영 정치행정학부 교수는 “국제기구로의 진출은 오랜 기간 동안의 치밀한 준비를 필요로 한다”며 “가능한 한 일찍 국제기구 진출을 목표로 설정한 후 목표를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내딛는 것이 무엇보다 긴요하다”고 말했다.

 

반쪽짜리 우등생은 가라

‘세계는 지금 이런 인재를 원한다’ 펴낸 조세미 씨가 말하는 한국의 인재

 

[SET_IMAGE]13,original,left[/SET_IMAGE]세계적인 싱크탱크기업 맥킨지에서 한국인 컨설턴트로 일하는 등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세계는 지금 이런 인재를 원한다’를 펴낸 조세미 씨는 한국의 인재들에 대해 할 말이 많다.
한번은 맥킨지에서 일할 당시 서울대 수석입학·졸업에 하버드대 법학과 졸업예정인 학생의 면접을 지켜본 적이 있었다. 하지만 당시 외국인 면접관이 전한 면접결과는 기대 밖이었다. “사고의 유연성이 전혀 없이 정답을 말하기 위해서만 노력하는 인상을 받았다”는 것이다. 보통 이런 인터뷰는 정답보다는 어떤 사고과정을 거쳐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지 살펴보는 데 더 큰 목적이 있지만 그 학생은 정답을 내놓기 급급했던 것이다. ‘전형적인 한국형 인재’였다.
조씨는 “한국의 인재는 이력서상으로는 세계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지만 실제 인터뷰와 업무 현장에서는 ‘이력서값’을 못하는 반쪽짜리 우등생들이 많다”며 한국의 교육풍토를 꼬집었다. 지구시민이 되기 위해 다양한 문화적 체험을 하거나 논리적 사고력을 갖기 위해 시간을 투자하는 대신 오로지 유창한 영어나 번듯한 학위에만 목숨을 건다는 것이다.
조씨는 또 외국에서 받은 학위와 높은 토익 점수가 글로벌 인재의 필요충분조건이라고 생각하는 풍조가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 지적했다. 실제로 맥킨지 서울 사무소를 대신해 세계의 명문 대학 한국인재들을 인터뷰할 때, 응시자들 중에서 영어를 못해서 떨어지는 경우는 극소수였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창의력 부족과 지나친 겸손, 비관주의, 체면, 삐뚤어진 경쟁주의 등이 세계무대에서 한국인재의 성장을 가로막는 한계로 작용한다.
반면 조씨가 강조하는 글로벌 인재의 조건은 먼저 독립적인 문제해결 능력과 논리적 사고력이다. 그리고 다양한 인종과 문화가 공존하는 글로벌 무대에서 필요한 다양성에 대한 유연한 태도, 일과 삶에 대한 균형감각 등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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