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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소외지역서 영화 가르치는 예술강사 최영익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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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수요일 새벽 5시, 최영익(41) 씨는 경북 상주행 고속버스에 몸을 싣는다. 벌써 5년째지만 그에게 서울에서 상주로 가는 짧은 여행은 설레기만 하다. 그곳에 가면 그를 기다리는 작은 희망들을 만나기 때문이다. 최 씨는 현재 상주중학교에서 영화를 가르치는 문화예술 선생님이다.

북경예술영화학교, 이탈리아 문화예술학교 등 외국에서 영화를 전공해 영화감독의 길을 걷던 그가 선생님이 된 까닭은 2006년 지인에게서 예술강사 지원사업을 소개받으면서다.

예술강사 지원사업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초중고등학교의 예술교육을 활성화하고 소외계층 학생들에게 문화체험 기회를 주기 위해 마련한 것으로 영화, 국악, 연극, 만화 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을 강사로 채용하고 있다.

어릴 때부터 영화를 좋아한 동심(童心)이 발동했던 걸까. 그는 단박에 아이들을 가르치겠다고 수락했다. 그러나 영화교육 수업을 원하는 학교들은 대부분 지방에 있었다. 고작해야 일주일에 한 번 두 시간 하는 수업을 위해 서울에서 지방까지 간다는 건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그래도 그는 아이들에게 영화로 소통하며 삶의 가치를 일깨워주고 싶었다.

그의 영화교육 수업은 이론, 감상, 제작으로 진행된다. 그중 초중고생 모두에게 인기 있는 수업은 영화 감상 시간. 단순한 감상에서 벗어난 그의 특별한 수업지도 방법 덕분이다. 그는 영화 속 캐릭터를 통해 세상을 살아가는 방식을 일러준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 <일 포스티노>를 아이들에게 꼭 보여줘요. 영화 속 주인공은 작은 섬의 우편배달원에 불과하지만 유명한 시인에게 우편물을 전하면서 그의 감성을 닮아가고 결국 행복한 인생을 사는 법을 배우게 됩니다. 이처럼 영화 속 주인공은 늘 대단한 사람들이 아니라 결국 자신이 잘하는 것들을 찾다가 해피엔딩을 맞이해요. 이런 모습을 통해 아이들에게 교과서에서 배울 수 없는 참된 인생의 가치를 느끼게 하고 있어요.”

그가 상주중학교에서 처음 가르친 아이들은 어느새 고등학교 3학년이 됐다. 그 아이들은 그에게 영화로 가르치는 문화예술교육의 힘을 새삼 실감케 했다. 공부에 전혀 흥미 없던 아이가 영화교육 수업을 통해 마음을 열고 이젠 태권도 사범의 꿈을 키우며 입시 준비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이런 ‘기적’ 같은 일들이 문화예술교육을 통해 가능해진다고 믿는다.

“문화예술교육은 시험을 위한 공부가 아닙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꿈을 찾고 마음을 열어가는 공부라고 생각해요. 정해진 답보다 다양한 것들을 생각하게 만드는 창의력도 키워주고요. 이렇게 아이들이 변화하는 모습을 볼 때면 가르침의 열정이 샘솟습니다.”
 

글·김민지 기자 / 사진·조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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