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문화/생활

좌절 문턱서 모범 소상공인으로




 

 


 

서울 송파구 문정동에서 남편과 함께 오븐구이 치킨 체인점 ‘치킨퐁’을 운영하고 있는 김미선(41) 씨. 지난해 8월까지만 해도 그는 해수욕장에서 민박과 식당, 그리고 온갖 잡다한 생필품을 파는 24시간 편의점을 운영해 생계를 꾸렸다. 그러나 여름에만 반짝 피서객이 몰리는 한철 장사로는 김 씨 부부와 중학생, 초등학생, 미취학 아동인 세 자녀까지 다섯 식구가 생활하기에는 버거웠다.

무엇보다 매달 안정된 수입이 필요했다. 이를 해결하려고 창업 아이템을 찾는 데만 2년여를 투자한 그는 인터넷을 뒤지다 소상공인진흥원에서 예비창업자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치킨·호프 전문점 창업 교육과정’을 알게 돼 지난해 9월부터 80시간의 교육을 이수했다.

“가게를 내서 열심히만 하면 성공할 줄 알았는데 교육을 받으면서 창업을 너무 쉽게 생각했다는 것을 알았어요. 그래서 1인 창업 대신 프랜차이즈 창업으로 눈을 돌렸지요. 프랜차이즈 창업은 본사에서 안정적으로 물류를 지원하고 매장 운영에 필요한 매뉴얼을 가르쳐줘서 초기 정착이 한결 수월하니까요.”

이후 시장조사 등 창업 준비에 공을 들인 그는 지난해 12월 오븐구이 치킨을 주 메뉴로 하는 치킨퐁을 집 근처에 열었다. 프라이드치킨에 비해 기름기가 적어 ‘참살이(웰빙)’를 추구하는 소비 트렌드와 잘 맞아떨어질 것이라는 판단에서였다. 매장을 자신의 오랜 거주 지역에 둔 것도 단골 고객 확보가 쉽다는 나름의 계산에서 나온 전략이었다. 그의 예상은 적중했다.

“초창기 매장을 열었을 때 많은 지인들이 찾아와 매상을 올려줬어요. 자연스럽게 입소문이 나서 지금은 신규 고객도 많이 확보했고요. 하지만 치킨퐁만의 자체 기술력으로 만든 오븐기와 냉각테이블로 조리한 감칠맛 나는 치킨 맛이 뒷받침되지 않았다면 지금의 성공을 이룰 수 없었을 거예요.”

이것이 전부는 아니다. 주변 대단지 아파트를 겨냥한 전단지 홍보, 10회를 이용하면 치킨 한 마리를 공짜로 주는 상시 이벤트, 매장 이용객을 늘리기 위한 안락한 인테리어도 한몫했다. 특히 하루도 거르지 않는다는 맛과 메뉴 연구가 주효했다.

“체인점이라고 본사에서 시키는 대로만 해서는 발전이 없거든요. 소비자의 다양한 취향과 입맛을 만족시키려면 맛과 품질을 높이고 신선한 메뉴를 개발하려는 노력을 꾸준히 해야 해요. 요즘 같은 불황기에는 가족창업이 딱 알맞아요. 저도 남편과 함께 운영하니 불필요한 지출과 인건비 절감은 물론 가사와 육아에도 많은 도움이 돼요.”

 

 


 

“단순히 손님을 대하는 친절이 아니라 가족 같은 친근함이 담겨 있어요. 힘들 텐데도 항상 웃음을 잃지 않고 씩씩하게 일하는 모습을 보면 절로 힘이 납니다.”

인천 남동구에 자리한 분식 체인점 ‘아딸 만수2호점’을 찾은 손님들은 하나같이 이곳의 성공 비결로 ‘친절’과 ‘밝은 미소’를 꼽는다. 이곳은 지난 6월 전국 6백50개 아딸 가맹점 가운데 우수 가맹점으로 선정됐다.

“지점 매니저의 추천과 고객만족도, 매출을 기준으로 엄격한 심사를 거쳐 두 곳을 우수 가맹점으로 선정했는데 그중 하나로 뽑힌 거예요. 모두가 옆에서 늘 큰 힘이 돼주는 엄마와 동생 덕분이에요. 처음에 창업을 권한 것도 동생이고요.”

자그마한 얼굴에 부드럽고 해맑은 미소, 상냥하고 싹싹한 말투. 이곳의 대표인 박상희(29) 씨의 첫인상은 ‘억척녀’라는 별명과는 딴판이었다. 하지만 엄마와 동생, 손님들까지 “못 말리는 억척녀”라며 박 씨를 흐뭇하게 바라봤다.

“제가 좀 억척스러워요. 인하공전을 졸업하고 취직한 회사에서 7년여 동안 일할 때도 악바리 근성 덕에 인정을 받았고, 지난해 2월 형편도 넉넉지 않는데 겁 없이 창업한 것도 악착같은 기질이 있었기에 가능했지요.”

박 씨가 창업을 결심한 것은 2008년 8월. 집안 형편이 어려워 온갖 허드렛일을 하며 두 딸을 뒷바라지해온 엄마와 동생에게 고마움과 미안함을 품고 살아온 그는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보람된 일을 찾아보자는 생각으로 7년을 넘게 다닌 회사에 과감히 사표를 던졌다.

가족과 머리를 맞대고 고민한 끝에 정한 창업 아이템은 계절을 타지 않고 남녀노소 모두 좋아하는 떡볶이였다. 떡볶이 체인점을 찾아다니며 정보를 수집하고 사업 성공 가능성을 타진하는 과정에서 어리다는 이유만으로 멸시를 당하기도 했지만 그의 결심은 흔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보란 듯이 성공하고 말리라는 오기가 발동했다.

“수중에 있는 넉넉지 않은 창업 자금에 맞추려고 처음에는 상권을 고려하지 않고 임대료가 싼 상가를 찾는 데만 집중했어요. 임대 계약을 앞두고 인터넷에서 정보를 수집하다가 소상공인지원센터를 알게 됐는데 만일 그때 그곳을 찾지 않았다면 지금의 성공은 없었을 거예요.”

그가 찾아간 인천 남부 소상공인지원센터(이하 센터)에서는 계약을 보류하라며 다시 점검해볼 것을 권했다. 위치 선정의 중요성과 유동인구의 흐름, 부동산임대차 보호법, 체인점 계약서 쓰는 법 등을 발로 뛰며 공부한 뒤에야 그는 자신에게 무엇이 문제였는지 깨달을 수 있었다. 센터에서 창업 및 경영개선 자금 대출을 지원해준다는 것도 알게 됐다.

“센터에서는 대출 외에도 법률구조, 자영업 컨설팅, 경영개선 교육, 상권 정보 제공과 분석, 사후 관리까지 예비창업인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더군요. 어렵게 시작한 날갯짓에 신바람을 불어넣어준 센터에 그저 고마울 뿐이에요.”

가게를 차린 뒤 박 씨는 본격적으로 발품을 팔며 홍보하기 시작했다. 온 동네에 떡볶이를 돌리고 시식회도 열었다. 주 고객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이벤트를 열어 당첨의 기쁨도 안겨줬다.

고객들의 쓴소리, 단소리를 모두 듣고자 다소곳이 놓아둔 ‘고객의 소리함’,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할 월드컵 기념선물인 막대풍선, 새벽같이 일어나 초등학생들에게 나눠주는 막대사탕까지 매장 곳곳에서는 박 씨의 열정과 에너지가 묻어났다.

“장사하면서 힘들 때면 가족끼리 숨김없이 다 털어놓고 투덜거리니까 스트레스가 쌓이질 않아요. 일할 때 손발도 착착 맞고요. 저와 함께 지금까지 매장을 운영해온 엄마와 동생이야말로 저에겐 둘도 없는 후원자이자 든든한 버팀목입니다.”
 

글·김지영 기자



지금 정책주간지 'K-공감' 뉴스레터를 구독하시고,
이메일로 다양한 소식을 받아보세요.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