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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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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 장려는 최우선 국정 과제 중 하나다.” 2009년 6월 이명박 대통령이 ‘아이 낳기 좋은 세상 운동본부’ 출범식에서 강조한 말이다. 오죽하면 전재희 보건복지가족부 장관은 “저출산은 핵폭탄보다 무섭다”는 이야기까지 꺼냈을까. 저출산 문제가 우리 사회의 시급한 현안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보건복지가족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1990년대 이래 지속적으로 떨어져 2008년 기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최저인 1.19명이다. 전 세계 국가들을 통틀어도 출산율이 꼴찌에 가깝다. 인구보건복지협회가 2009년 11월 18일 유엔인구기금(UNFPA)과 함께 발간한 ‘2009 세계 인구현황 보고서’에서 한국의 출산율은 1백86개 조사 대상국 중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1.21명)를 제외하고는 최하위를 기록했다.

미래 출산율 전망도 밝지 않다. 미혼 남녀의 출산 기피 현상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2009년 12월 발표한 ‘2009년 전국 결혼 및 출산 동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 대상 미혼 남녀 3천3백14명 중 ‘자녀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응답이 2005년 54.4퍼센트에서 2009년 24.4퍼센트로 뚝 떨어졌다. 한국의 인구는 현재 4천8백75만여 명으로 세계 26위지만 2050년에는 4천4백10만명으로 감소해 세계 41위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출산율이 떨어지면 국가의 성장동력이 크게 약화된다고 우려하고 있다. 대통령직속 미래기획위원회는 2009년 11월 25일 개최한 ‘제1회 저출산 대응 전략회의’에서 2016년부터 우리나라의 생산가능 인구가 감소하면서 젊은 층이 감당해야 할 부양 인구 비율이 급증할 것으로 전망했다. 즉 2005년에는 생산가능 인구 8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해야 하는 데 비해 2050년이 되면 약 3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연금과 의료비 증가, 소비 위축, 노동생산성 저하 등을 초래해 국가의 잠재 성장률을 떨어뜨릴 것이라고 미래기획위원회는 진단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저출산에 따라 잠재 성장률이 2010년대 4.21퍼센트에서 2020년대에는 2.9퍼센트로 낮아진다고 예상한다. 반대로 출산율이 높아지면 경제 효과가 확연하다. 보건복지가족부는 합계출산율이 2008년 대비 5퍼센트 오를 경우(1.19명→1.26명) 영·유아기 동안에만 9천7백억원의 생산 효과가 발생하고 3천7백여 개의 일자리가 창출된다고 추정했다.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출산 장려 대책은 그야말로 전방위적이다. 저출산 문제를 극복한 프랑스 등 선진국의 사례에서도 보듯 ‘아이를 낳아 기르기 좋은 사회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출산 지원 대상을 중산층을 포함해 전 국민으로 확대 △여성의 입장을 고려한 일과 가정의 양립 지원 △남성의 육아 참여 지원 △다문화가족과 미혼모가족 등 다양한 가족 형태 지원 △사교육비 절감 대책 등이 그 예다.

먼저 중산층의 출산 의지를 높이기 위해 출산 지원 정책의 대상을 저소득층 위주에서 중산층을 포함한 전 국민으로 확대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학교 입학 연령을 1세 낮추어 교육비 부담을 줄여준다는 파격적인 제안도 검토되고 있다. 이와 함께 0~2세 영아에 대한 찾아가는 가정 내 돌봄 서비스 확대, 3~4세 교육과정 표준화를 통한 교육의 질 제고, 육아 및 보육 시설 서비스의 질 제고 등도 적극 추진 중이다.

또 아이를 둔 직장인들이 육아에 시간을 더 많이 할애할 수 있도록 지원책이 마련된다. 2010년 초 여성부가 공공기관부터 시범 추진하는 ‘퍼플잡(유연근무제도)’은 근로자가 여건에 따라 근무시간과 형태를 조절할 수 있어 ‘일 중심’ 사회를 ‘일과 생활의 조화’를 꾀할 수 있는 분위기로 전환시키려는 제도다. 임신과 출산을 우대하는 기업에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추진하고, 아버지 육아휴직도 적극 장려한다.

출산율 증대를 위해 ‘한국인 늘리기’ 프로젝트도 추진된다. 미혼모가정, 한부모가정, 다문화가정 등 다양한 가정과 가족 형태를 지원하고, 국내 입양 시 양육비를 지원하거나 복수 국적을 도입해 전체 인구수를 늘리겠다는 것이다. 또한 다자녀가구를 위해 사회적 인센티브도 확대할 계획이다. 셋째 자녀 이상 가구의 경우 고교 수업료와 대학 학자금 우선 지원, 자녀 대학입학 특별 전형 및 취업 시 우대, 세제 지원 등의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이와 같은 저출산 종합 대책은 정부 부처 협의를 거쳐 2010년에 수립할 ‘제2차 저출산 고령사회 기본계획(2011~2015)’에 확정 반영될 예정이다.
 

한편 이미 확정돼 2010년부터 시행되는 저출산 지원 정책도 눈여겨볼 만하다. 보건복지가족부는 인공수정 시술비에 대한 불임시술 지원, 산전 검사료 지원, 영·유아 건강검진 지원 등을 신설하거나 확대 실시할 계획이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사교육비 지출 부담 때문에 출산을 기피하는 현상을 개선하기 위해 사교육비 절감 대책을 마련했다. 방과후 학교 경쟁력 제고 대책, 사교육 없는 학교 확산 운동 등이 2010년부터 시행된다.

민간단체도 출산 장려 운동에 나서고 있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지난 12월 24일 서울 양재동 EL타워에서 ‘I Dream Korea(아이 드림 코리아)’라는 구호 아래 ‘행복한 임신을 위한 대국민 캠페인 선포식’을 개최했다. 이날 대한산부인과의사회 박노준 회장은 “여성의 건강을 책임지는 산부인과 전문의로서 회원들과 함께 대한민국 출산대계를 위한 대국민 캠페인에 적극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글·최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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