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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스크린 한류 유럽 팬 심금 울린다




‘한류’가 본격화되기 시작한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사실 한국 영화와 연관해 한류를 말하기란 여의치 않았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그 기원이 된 드라마나 가요 분야에 해당되는 현상이자 경향이라 해야 마땅했다. 그럼에도 영화 한류를 말할 수 있었고 말했던 건 일종의 편승 효과 덕분이었다. 그러나 이제 그 확신은 뒤 바뀌어버렸다. 2000년을 전후한 시점부터 이미 영화에서도 한류가 형성·확산돼 갔으며, 현재도 진행 중이다.

이런 변화의 결정적 계기는 올 베를린영화제(2월 10?0일, 현지시각 기준)다. 영화제는 박찬욱-박찬경 형제 감독이 스마트폰으로 빚어낸 <파란만장>과 양효주 감독의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졸업 작품 <부서진 밤>에 단편 경쟁 부문 금곰상과 은곰상(심사위원상)을 동시에 안겨주고 막을 내렸다.


베를린 영화제는 이른바 세계 3대 영화제 중 하나. 장·단편 불문하고 우리 영화가 칸, 베를린, 베니스 영화제에서 최고상을 안은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간의 관례를 깨고 한 나라 영화들에 1등상과 2등상을 몰아준 것도 베를린 영화제 사상 최초다.

이번 쾌거는 물론 심사위원들을 매혹시킨 두 작품의 영화적 수준 덕분에 가능했을 터. 그 사실은 심사평에서도 여실히 입증된다.

그들은 <파란만장>에 대해 “작은 기적”, “위대한 상상” 등 흔치 않은 감정적 수사를 동원하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G20세대인 양효주 감독의 <부서진 밤>에 대해서는 강렬한 딜레마에 빠진 반 영웅적 캐릭터와 복합적 플롯 등의 항목을 들며, 만장일치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기념비적 쾌거는 한류를 말하지 않고 논할 순 없을 듯하다.

상기 수상과 연관해서만이 아니다. 2011 베를린 영화제를 관통한 ‘한국 영화 바람’은 예상 이상으로 뜨겁고 강했다.

TV 드라마 <시크릿 가든> 이후 전격 조성된, 소위 ‘현빈 앓이’가 베를린 현지에서도 재현됐다. ‘현빈 효과’를 톡톡히 본 경쟁 부문 진출작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이윤기 감독)와 포룸 진출작 <만추>(김용태)만이 아니다.

총 10편이 초청된 우리 영화는 섹션이나 장·단편 아랑곳없이 시쳇말로 “인기 짱!”이었다. ‘비타협영화집단’ 곡사가 제작하고 김선 감독이 연출한, 지독히 비타협적이고 도발적인 <자가당착>마저도 7백50석의 상영관인 델피 필름팔라스트를 북적거리게 했으며, 관객과 대화 시간엔 적잖은 질문들을 끌어냈다. 그러니 어찌 한류를 말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지난 10여 년간 가장 주목할 만한 활력을 보여온 내셔널 시네마 중 하나가 한국 영화라는 건, 해외의 숱한 영화 전문가들의 중평이다. 2000년대를 거치며 세계 3대 영화제들은 앞다투어 한국 영화들을 초청했으며, 비록 최고상은 아니어도 크고 작은 상들을 안겨주었다.

그 대표적 사례가 2004년 칸 경쟁 부문에 첫 진출해 심사위원대상을 거머쥔 박찬욱 감독의 <올드 보이>다. 그때부터 한국 영화는 ‘올드 보이 이전’과 ‘올드 보이 이후’로 나뉘면서, 한류의 주변부에서 주역으로 급부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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