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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이명박 대통령 코펜하겐 당사국총회 기조연설




 

“기후변화 문제의 시급성과 파괴력을 감안할 때 우리에게 절실하게 필요한 것은 말이 아니라 행동입니다. 우리가 오늘 이렇게 모인 것도 이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행동을 시작하기 위해서입니다.”

취임 이후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을 일관되게 펼쳐온 이명박 대통령은 덴마크 코펜하겐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 참석해 12월 17일 ‘함께 행동하기(Taking Action Together)’라는 제목으로 기조연설을 했다.

“행동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나부터(Me First)’라는 태도가 요구됩니다. ‘너부터(You First)’라는 마음가짐(Mindset)으로는 위기에 빠진 지구를 구해낼 수 없습니다.”

이 대통령은 이어 “기후변화 문제는 각자 자신이 할 수 있고 해야 하는 것부터 앞장설 때 전 세계적인 긍정적 선순환이 발생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Me First’ 정신에 근거해 개발도상국의 투명하고 자발적인 참여를 촉진하는 ‘감축행동 등록부(NAMA Registry)’ 도입을 주장하고 한국이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최고 수준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설정한 사실을 소개했다.

1997년 채택된 교토의정서에 따라 도입된 개념인 비의무감축국가(Non-Annex I)를 대상으로 하는 ‘나마 레지스트리’ 제도는 이번 코펜하겐 당사국총회에서 당사국들 간의 합의가 필요한 사안 가운데 하나였다.
 

새롭게 온실가스 규제를 받게 될 개도국들은 반대한 반면 선진국들은 찬성한 가운데 비의무감축국가인 우리나라는 지난 11월 17일 202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배출 전망치(BAU) 대비 30퍼센트 감축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연설에서 한국의 이러한 자발적인 선택에 대해 ‘얼리 무버(Early Mover)’로 자평했다.

이 대통령은 연설을 통해 2012년 제18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의 한국 유치 의사를 밝혔다. 제18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는 교토의정서가 정한 1차 감축 의무기간이 끝난 이후인 ‘Post-2012’에 대한 새로운 기후체계(New Climate Order)의 성격과 구체적 이행 방안이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돼 역사적 의미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는 ‘5개 대륙 순환 원칙’에 따라 협약사무국의 협의·조정을 거쳐 당사국 간 합의(Consensus)로 결정되며, 제18차 회의는 아시아 국가 중에서 개최할 차례로 현재까지 한국 외에 카타르가 신청한 상태다. 한국은 대통령 연설에 앞서 12월 9일 코펜하겐에서 열린 아시아그룹 국가회의에서도 유치를 표명한 바 있으며 카타르도 12월 14일 유치 의사를 밝혔다.

우리나라의 제18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유치 노력과 관련, 코펜하겐에서 활동 중인 정부대표단은 “의장국인 덴마크와 주요 아시아 국가들이 높은 관심과 환영의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우리나라의 유치국 선정은 2010년 말 열릴 예정인 제16차 당사국총회(멕시코)에서 최종 발표될 예정이다.
 

더불어 이 대통령은 “전 세계가 온실가스를 ‘얼마나 줄이느냐(How much)’ 하는 문제 못지않게 ‘어떻게 줄이느냐(How to)’에 대한 노력을 시작할 때”라며 ‘How to’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그 노력의 하나로 글로벌 녹색성장연구소(GGGI·Global Green Growth Institute) 설립 계획을 발표했다.

이 대통령이 2010년 상반기 중 설립하겠다고 밝힌 글로벌 녹색성장연구소는 ‘글로벌 파트너십’에 기반을 두고 선진국과 개도국을 아우르는 전 세계의 기후변화 및 경제성장 분야 석학과 전문가, 시민운동 지도자들이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 연구소를 녹색성장 방법론(Green Growth Plan)을 제시하는 ‘글로벌 싱크탱크’로 발전시킬 계획이며, 한국을 중심으로 다른 국가와 기후변화 관련 기관 등에서 예산을 확보할 예정이다.

이미 기후경제 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영국의 니콜러스 스턴 경과 미국의 토머스 헬러 스탠퍼드대 교수, 할 하비 클라이메이트워크스재단 대표와 안드레아 머클(프로젝트 카탈리스트 디렉터), 에릭 바인호커(매킨지 글로벌 인스티튜트 시니어팰로) 같은 전문가가 참여 의사를 밝혔다.

정부는 글로벌 녹색성장연구소에 국내뿐 아니라 해외 대학, 국제기구, 연구소, 시민단체 등에서 활동 중인 녹색성장 분야 인재를 적극 영입하거나 활발하게 교류해 녹색성장 관련 세계 최고 수준의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할 계획이다.

글로벌 녹색성장연구소는 선진국과 개도국 간 객관적이고 균형 있는 시각에서 각 국가별 상황에 적합한 녹색성장 방법론을 분석, 제시함으로써 전 세계적인 기후변화 문제 해결과 경제성장에 기여하는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2010년 상반기 중 한국 내 본부를 설립하고, 2012년까지 향후 3년 내 선진국과 개도국에 5개 안팎의 지부를 유치할 것을 계획 중이며 세부적인 조직 구성과 설립 계획은 2010년 상반기에 공표된다.

이 대통령은 기조연설을 한 다음 날인 12월 18일 코펜하겐 벨라센터 회의장 단상에 다시 올라 당초 계획에 없던 ‘앙코르 연설’을 했다. 이 ‘앙코르 연설’에서 이 대통령은 우리 정부의 녹색성장 정책 기조를 설명하고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각국의 행동을 촉구했다. 이번 총회에서 두 번 연설한 경우는 이 대통령이 유일하다.

이번 코펜하겐 당사국총회의 핵심은 온실가스 배출량 감소였다. 이 대통령의 ‘녹색성장’ 발언은 결코 구호에 그치는 말이 아니다. 국내 기업들도 당면과제인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을 위해 긴장해야 할 상황에 놓여 있다.

유엔 자료에 따르면 스웨덴, 영국, 프랑스, 독일, 그리스 등은 교토의정서 의무 감축 목표(8퍼센트 감축)를 이미 달성했다. 1990년 이후 제조업 중심 경제성장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이 2배로 급증한 우리나라는 2020년까지 온실가스 30퍼센트 감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결단과 변화가 필요하다. “‘얼마나 줄이느냐(How much)’ 하는 문제 못지않게 ‘어떻게 줄이느냐(How to)’에 대한 노력을 시작할 때”라는 이 대통령의 말이 코펜하겐 당사국총회 회의장에만 울릴 것이 아니라 국내에도 반향을 일으켜야 할 때다.
 

글·박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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