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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사랑의 열매 홍보대사 탤런트 채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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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은 팬들의 사랑을 먹고 사는 직업입니다. 특히 저는 데뷔 때부터 줄곧 많은 사랑을 받아왔습니다. 부모님은 어릴 때부터 제게 남보다 더 많은 혜택을 받았으니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봉사활동으로 그런 사랑에 보답해야 한다고 자주 말씀하셨어요.”

올해로 10년째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상징인 ‘사랑의 열매’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는 탤런트 채시라(41)는 봉사활동에 관심을 갖게 된 동기를 묻자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1984년 초콜릿 CF광고로 연예계에 데뷔한 그가 25년이 지난 지금까지 안방극장의 스타로 정상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은 우연이 아닌 듯했다.

하이틴 스타 시절부터 막연히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던 그에게 처음으로 기회를 열어준 건 1998년 최동철 아나운서였다. 최 아나운서는 당시 KBS 대하드라마 <왕과 비>에 출연 중이던 그와 탤런트 최종원, 임동진에게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서울 명동 가두모금에 참여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흔쾌히 수락했다. 그 일은 그가 이듬해인 1999년 ‘사랑의 열매’ 홍보대사로 위촉되는 계기가 됐다.
 

이후부터 그의 봉사활동도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그는 자신의 손길이 필요한 복지시설이면 어디든 마다하지 않았다. 그때마다 청바지에 티셔츠는 기본. 아이들을 돌보고 밀린 설거지와 식사 준비를 거들려면 편안한 차림이 제격이기 때문이다.

“부모가 없는 아이들을 만나러 가면 엄마의 사랑이 많이 그립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아이들에게 동화책도 읽어주고, 팬케이크도 만들어주고, 목욕도 시켜주면서 즐겁게 보내요. 한번은 부모가 있어도 교육 혜택을 받지 못하는 어린이들이 모여 있는 시설에 간 적이 있어요. 그때가 마침 추석 무렵이라 아이들과 같이 송편을 빚었는데 그렇게 좋아할 수가 없었어요.”

하지만 봉사활동을 할 때마다 늘 즐거웠던 것은 아니다. 때때로 그를 가슴이 미어지도록 슬프게 만드는 일도 있었다. 그는 “아이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낸 일보다 가슴 아팠던 일이 더 오래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심한 기형으로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는 생활하기 힘든 중증 장애아들을 돌본 적이 있는데 그 아이들을 생각하면 지금도 울컥해요. 특히 아동학대를 당한 아이들을 만났을 때가 가장 가슴 아팠어요. 그 아이들은 부모에게 심한 구타와 학대를 당해 몸과 마음 모두 상처투성이였어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꼭 안아줬는데 눈물이 하염없이 쏟아지더군요. 그런 아이들을 위한 아동보호시설이 있어서 참 다행이에요.”

두 아이의 엄마인 그는 우는 아이를 어르고 달래는 데도 막힘이 없다. 비결이 뭐냐고 했더니 “엄마라면 다 할 수 있는 일”이라며 겸손함을 보인다.

“내 아이를 돌보는 마음으로 대하면 돼요. 복지시설의 아이들은 사람을 많이 그리워해요. 그래서 꼭 안아만 줘도 금세 정이 들어 떨어지지 않으려고 하죠.”
 






 

지난 11월 4일에도 그는 인천 강화군 석모도에서 신축 공사가 한창인 ‘보듬이 나눔이’ 어린이집을 찾아 희망의 벽화를 그렸다. 당시 그에게는 재충전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78부작 대하드라마 <천추태후>에 몰두해 심신이 지친 탓이다. 그럼에도 그는 “드라마 촬영으로 봉사활동에 참여할 수 없어 마음이 불편했다. 아이들이 안전하게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이 많아질수록 우리 사회도 건강해질 것”이라며 기꺼이 벽화 그리기에 동참했다.

‘보듬이 나눔이’ 어린이집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지원으로 전국에 50개소가 건립될 예정이다. 그중 하나인 석모도 어린이집은 대부분이 맞벌이 가정인 이 지역의 보육 문제를 해소하고 안정적인 경제활동을 돕기 위해 짓는 것이다.

“석모도는 영·유아 수도 적고 교육환경이 열악해 주민들이 아이들을 트럭에 태우고 나가 장사를 하더라고요. 위험한 줄 알면서도 맡길 데가 없으니까요. 주민들은 이번에 짓는 어린이집에 큰 기대를 걸고 있어요. 그분들과 아이들이 보고 기뻐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꼼꼼히 색칠했는데 원래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해서 무척 재미있었어요.”

그는 벽화 한 귀퉁이에 섬마을 어린이들을 위한 덕담을 새겼다. ‘씩씩하게, 건강하게, 아름답게’라는 희망과 격려의 메시지다.

그로부터 일주일 뒤인 11월 12일, 그에게는 또 하나의 직함이 생겼다. 사회적 기업 ‘위캔’의 홍보대사다. 위캔은 샬트르성바오로 수녀회에서 출연한 지적 장애인 직업재활시설로, 우리밀로 만든 수제 쿠키를 생산하고 있다. 홍보대사 위촉식을 치르기에 앞서 이곳의 장애인 근로자들과 함께 쿠키를 만드는 뜻깊은 시간을 가진 그는 “먹기는 쉬웠는데 직접 해보니 쿠키 하나하나에 얼마나 많은 정성이 들어가는지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장애인이 만드는 과자라서 소비자들이 불신할까봐 그만큼 더 신경 쓰고 노력하는 위캔 근로자들의 성실함과 정직함을 우리 사회에서 배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죽을 만드는 작업부터 쿠키가 완성될 때까지 전 과정에 직접 참여하면서 근로자들의 정성에 감동했어요. 모든 과정이 수작업으로 진행되는데 이물질을 걸러내는 작업을 두 차례에 걸쳐 반복할 정도로 청결과 식품안전에 철두철미했어요. 그곳 근로자들은 몸이 좀 불편할 뿐, 마음은 누구보다 건강했어요. 다들 자신이 맡은 일에 대해서는 조금의 실수도 용납하지 않는 전문가들이죠. 그날 큰아이도 데려가 함께 쿠키를 만들었는데 아이에게 좋은 교육이 됐어요.”

봉사활동을 할 때마다 마음이 한결 밝고 맑아지는 느낌이라는 그는 자원봉사를 하고 싶어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몰라 어려워하는 이들을 위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봉사활동은 어렵게 생각할 필요가 없어요. 무엇이든 시작이 중요해요. 만일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꺼이 시간과 땀을 나눌 마음의 준비가 됐다면 주저하지 말고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같은 복지재단이나 가까운 복지시설의 문을 두드리세요. 누군가를 위해 땀을 흘리고 시간을 투자하는 일은 상대방뿐 아니라 자신의 삶과 우리 사회 전체를 풍요롭게 만들지요.”
 

글·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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