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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휴먼 네트워크 - “청소년의 멘터가 되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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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를 더 하고 싶어도 형편이 어려워 사교육 혜택을 받지 못하는 학생들을 돕고 더 나아가 교육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 학생들이 직접 나서고 있다.

2007년 두 명의 고등학생이 만든 무료 과외 연결사이트 ‘이루미(erumi.kr)’가 바로 그것. 이루미에서는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과 무료 과외봉사에 나선 선생님들을 연결해주고 있다. 물론 소개료도, 과외비도 무료다.

첫 설립자들이 유학을 떠나게 되어 이루미 관리를 물려받은 김도균(23·건국대 교육공학과) 씨 역시 이루미 선생님으로 활동 중이다. 도균 씨가 현재 공익근무요원 신분이라 수업은 주로 주말에 이뤄진다.

수업 장소는 김도균 씨의 학교 동아리방이나 카페다. 수업이 끝나면 함께 학교 구경을 하며 학습 동기를 심어주기 위해 노력한다. 김도균 씨는 이루미 선생님이 단순히 공부만 가르치는 과외교사가 아니라고 설명한다.

“이루미에 도움을 청하는 학생들은 대부분 문화생활을 할 경제적 여유가 없어요. 그래서 선생님들이 학생과 같이 박물관이나 극장에 가기도 합니다. 때로는 형이나 누나처럼 인생 상담도 해주며 멘터 구실까지 겸해요.”

학생이나 학부모들로부터 고맙다는 e메일이나 문자메시지를 받을 때면 기운이 솟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 “이루미 회원 1만명 중 선생님은 겨우 8백50명 정도로 턱없이 부족하죠. 그래서 학생들이 이곳에서마저 경쟁해야 하는 현실이 가슴 아파요.”

따라서 지금 가장 큰 소망은 과외 봉사자가 늘어나는 것이다. 이루미가 필요로 하는 과외 봉사자는 이루미 홈페이지에 올라있는 ‘이루미 헌장’에서 밝히듯 ‘어떠한 보상도 바라지 않고 책임감과 성실함을 겸비한’ 15세 이상 봉사자다.

“이루미의 목표는 ‘대가 없는 지식의 선순환’이에요. 가르칠 만한 능력과 마음이 있다면 누구나 선생님이 될 수 있습니다. 이루미 선생님으로부터 과외를 받은 학생이 자라 또 이루미 선생님이 되는 것, 그게 저희의 바람입니다.”

 

 

세종대 화학과 1학년 권건혁(20·경기 동두천시) 씨에게는 중학생 제자가 한 명 있다. 지난 8월부터 일주일에 하루 두 시간씩 이 제자에게 수학과 영어를 지도하고 있다. 짬짬이 함께 축구도 하고, 고민을 상담해주기도 한다.

“공부에 흥미가 없던 아이가 요즘 진학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고 정서적으로도 안정을 찾아가 지켜보는 제가 뿌듯해요.”

건혁 씨와 ‘개구쟁이’ 제자가 인연을 맺은 것은 동두천과 인근 지역 대학생들이 어려운 가정의 중학생을 대상으로 맞춤형 일대일 과외지도를 하고 멘터가 되어주는 동두천시의 ‘과외 멘터링 서비스’ 사업 덕분이다. 시에서 과외지도 대학생들을 관리하다 보니 신뢰도도 높고, 체계적인 멘터링이 이뤄지고 있다.

동두천시 주민생활지원실 민영경 씨는 “현재 29명의 선생님과 학생들이 일대일 연계를 맺었지만 학생 수요가 많아 선생님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앞으로 대학 홈페이지 등을 통해 대학생들의 참여를 유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전에서는 공무원들이 ‘무지개 튜터’를 통해 어려운 가정 학생들의 개인교사를 자처하고 있다.

대전시의 ‘공무원 무지개 튜터제’는 저소득 가정의 초중학생을 대상으로 대전시 공무원들이 학습 지도와 다양한 방과후 프로그램을 함께하면서 공부와 인성교육까지 해주는 맞춤형 서비스다. 2007년 9월 46명의 무지개 튜터가 대전 동구 판암동 지역에서 활동을 시작한 이래 현재 8개 동으로 대상 지역이 늘었다. 튜터 희망자도 줄줄이 대기 중이다.

무지개 튜터 초창기 멤버인 대전시청 교통정책과 이명임(31) 씨는 어쩔 수 없는 사정으로 활동을 중단했지만 대가 없는 가르침이 주는 보람과 희열을 잊지 못해 올해 초 다시 무지개 튜터를 시작했다고 한다. “첫 제자가 가장 기억이 나요. 첫 제자를 맡으면서 영어 같은 과목은 저도 같이 공부하면서 지도했고, 함께 쇼핑이나 서점을 다니며 마치 친구처럼 지냈거든요.”

무지개 튜터에 대한 호응이 높자 대전시는 신입 공무원들의 튜터 참여를 의무화하기로 했으며 대학생이나 일반인들까지 튜터 참여를 확대할 계획이다.

 

 

전재희 보건복지가족부 장관, 이장무 서울대 총장 등 사회 저명인사들도 취약계층 자녀의 멘터로 나섰다.

보건복지가족부는 지난 9월 취약계층의 아동, 청소년과 미래 희망직업 분야의 인사를 ‘멘티와 멘터’로 연결해주는 ‘휴먼네트워크 선도멘터포럼’ 발대식을 갖고 전재희 보건복지가족부 장관, 이장무 서울대 총장, 오세훈 서울시장을 포함해 정부, 기업, 종교계, 법조계, 의료계, 스포츠계, 연예계 등의 인사 16명을 멘터 위원으로 위촉했다. 멘터 위원은 자신의 멘티인 아동, 청소년에게 전화로 혹은 직접 만나 상담하고 격려도 해주며 도움을 준다.

보건복지가족부 사회정책선진화담당관실 윤수현 씨는 “멘터는 자신의 전문 분야에서 휴먼네트워크 확산을 독려하는 일도 맡고 있다”며 “청소년 희망직업군을 고려해 멘터 위원을 계속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글·한진희 객원기자

이루미 erumi.kr

동두천시 전화 031-860-2363

대전광역시 전화 042-600-2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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