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대구시 남구 대명5동 대구지방보훈청 인근 골목길 안에 ‘서로 돕고 사는 집’이라는 다소 생뚱맞은 이름의 식당이 있다. 이곳은 홀몸노인들에게 반찬 배달과 난방비 지원 등을 하는 봉사모임의 사무실을 겸한 식당이다.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은 인근에 거주하고 있는 20여 명의 홀몸노인들에게 반찬 배달을 하는 날. 12월 1일 오전부터 5명의 자원봉사자가 밥과 국, 반찬, 쌀, 과자 등을 챙기느라 분주했다.
식당 운영을 책임지고 있는 김금옥(56) 씨는 “이번 주는 쌀, 다음 주는 라면 등 배달을 갈 때마다 어르신들이 잡수실 식사는 물론이고 간식까지 충분히 챙긴다”며 “이번 주에는 얇고 낡은 이불을 덮고 지내는 어르신이 있어 겨울용 이불도 한 채 장만했다”고 했다.
음식을 배달하는 자원봉사자들이 노인들에게 필요한 것들을 두루 살펴 방세를 못 내는 노인이 있으면 대신 내주기도 하고, 전기장판과 기저귀 등 필요한 물품을 공급해주기도 한다.
특히 이날은 새대구로터리클럽 회원들이 반찬 배달에 동행했다. 로터리 회원들은 홀몸노인들의 따뜻한 겨울나기를 위해 가구마다 5만원씩 전기세를 보조하기로 해 모두 1백만원의 성금을 내놓았다.
‘서로 돕고 사는 집’은 정부 보조금을 한 푼도 받지 않는다. 운영비는 회원 후원금과 물품 기부로 충당하고, 식당 일은 8명의 자원봉사자가 맡고 있다. 식당 임대료도 후원자의 도움으로 해결했고, 에어컨이며 주방 식기까지 모두 후원금으로 마련했다.
김 씨는 “쌀이 떨어졌냐고 수시로 물어오는 후원자, 된장과 간장을 지원해주는 스님, 시골 장날에 시래기와 콩잎 등을 잔뜩 사서 보내주는 많은 후원자와 회원들 덕분에 지난해 12월 문을 연 이래 식당 운영에 어려움을 겪은 적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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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 운영 수입은 전액 이웃돕기에 사용된다. 골목길 안에 자리 잡고 있어 손님이 많지는 않지만 ‘서로 돕고 사는 집’의 취지를 알고 있는 사람들이 알음알음으로 찾아온다. 회식을 하고 기부금 삼아 돈을 더 얹어주는 사람도 있고, 밥값이 싸다며 1만원짜리 한 장을 선뜻 내놓고 가는 사람도 있다.
연말에는 더욱 사랑이 넘친다. 통기타 회원 모임인 ‘통사랑’은 지난 11월 15일 통기타 공연으로 번 돈 4백여 만원을 성금으로 보내왔고, 대구시 시설관리공단과 각 구청에서 쌀과 김장김치도 보내왔다.
‘서로 돕고 사는 집’은 경북 사회복지협의회 사무처장인 엄지호(63) 씨의 아이디어로 문을 열었다. ‘손잡고 가요’라는 인터넷 모임의 회원들이 오프라인 공간에서 활동할 수 있는 거처를 마련하기 위해 식당 운영을 구상한 것이다. ‘손잡고 가요’는 대구·경북지역 언론인과 공무원, 의사, 사회복지사 등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모여 나눔을 실천하는 동호회다. 현재 가입회원만 4백90여 명이다.
엄 씨는 “오랫동안 공무원 생활을 해오면서 기초생활수급자보다는 오히려 정부 보호를 받지 못하는 실제 빈곤층 숫자가 상당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따뜻한 마음을 지닌 사람들이 모여 조금씩만 나누면 다 함께 행복한 세상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글·한윤조(매일신문 사회정책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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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