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아동수당, 고교(高校) 무상화, 고속도로 무료화, 농가 보조금, 법인세 감세…. 집권 자민당을 밀어낸 일본 민주당의 공약이다. 민주당이 2009년 정권을 잡을 수 있었던 것은 장기 침체를 극복하지 못한 자민당의 무기력에 국민들이 실망한 이유도 있지만 매력적인 공약 덕도 봤다.
나라를 빚더미로 만들려 한다는 비판에 민주당은 아동수당과 고교 무상화는 저출산을 극복할 수 있는 묘책이며, 고속도로 무료화는 지역 관광산업을 살리는 경기부양책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콘크리트(토목사업)에 쏟아 붓는 낭비성 예산을 줄여 혜택을 주겠다고 했다.
실제 민주당은 집권하자마자 얀바댐 건설을 낭비성 사업이라며 중단시켰다. 건설업계, 관료, 정치인들이 토목사업을 통해 공생관계를 유지해 온 ‘토건족 체제’ 와의 단절을 고하는 듯했다. 정권 지지율은 70퍼센트대로 치솟았다.
그런데 말은 쉬웠지만 실천은 말처럼 쉽지 않았다. 건설 중이던 댐을 중도에 그만둔다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았다. 먼저 지방자치단체가 반발했다. 결국 최근 공사가 재개됐다. 국회의원 감축, 공무원 인건비 20퍼센트 감축 등 구조조정 공약도 시간이 지나면서 흐지부지 되고 있다. 당초 월 2만6천 엔을 주겠다던 아동수당을 1만3천 엔으로 줄였지만 재정 부담은 급증하고 있다. 일본의 올해 세수(稅收)는 40조 엔이지만 예산은 92조 엔이 넘는다. 결국 세수보다 더 많은 국채(國債)를 발행해 충당할 수밖에 없다.
이 탓에 일본의 국가부채비율(지방채 포함)이 올해 사상 처음으로 200퍼센트가 넘어 재정위기에 빠진 그리스(1백36.8퍼센트)와 아일랜드(1백12.7퍼센트)를 무색하게 한다. 국가부채는 기성세대가 이기심과 무책임으로 제 자식 세대의 돈(세금)을 미리 빼 쓰는 것이다.
그렇다고 민주당의 포퓰리즘 공약이 정책 성과를 내는 것도 아니다. 자녀 교육을 위해 투자하라는 아동수당은 벌써 상당수 국민의 노후 대비용 저축으로 전락했다. 고속도로 통행료 인하는 대도시 주변의 자동차 통행량은 늘렸지만, 지방 경기에 미치는 효과는 크지
않았다.
국가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연금 등 미래에 불안을 느낀 국민들이 더욱 소비를 줄여 경기 침체의 악순환도 심화되고 있다. 민주당은 참의원 선거에서 참패했고 지지율은 20퍼센트대로 폭락했다.
정부가 필요하다면 국민에게 고통을 요구할 수 있어야 미래가 있다. 반(反)포퓰리즘 정책을 펴는 것은 재정위기를 미리 차단하려는 고육지책(苦肉之策)이다. 문제는 우리의 경우 복지 포퓰리즘이 시작 단계여서 재정 파탄을 경험하지 못한 국민을 설득해 사회 공감대를
형성하는 게 쉽지 않다는 사실이다. 그만큼 정치권이 ‘복지’로 국민을 속여먹을 수 있는 여지가 큰 것이다.
K-공감누리집의 콘텐츠 자료는 「공공누리 제4유형 : 출처표시 + 상업적 이용금지 + 변경금지」의 조건에 따라 자유롭게 이용이 가능합니다. 다만, 사진의 경우 제3자에게 저작권이 있으므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콘텐츠 이용 시에는 출처를 반드시 표기해야 하며, 위반 시 저작권법 제37조 및 제138조에 따라 처벌될 수 있습니다.
[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