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무상급식에서 촉발된 무상복지 논란으로 온 나라가 뜨겁다.
인터넷에서는 ‘무진요(무상급식의 진실을 요구합니다)’ 카페가 개설되고 ‘무식(무상급식 줄임말)송’ 동영상이 돌고 있다.
정치권은 복지 논쟁으로 뜨겁고, 초등학생들마저 무상급식을 둘러싼 토론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잠시 냉정한 충고에 귀 기울여 열기를 식혀 보자.
“향후 새로운 복지제도가 도입되지 않더라도, 국민연금과 건강보험을 중심으로 재정지출이 증가하면서 재정수지가 악화돼 2050년경 국가채무는 국내총생산(GDP)의 1백 퍼센트를 상회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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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12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열린 ‘저출산·고령화 대비 민관토론회’에서 고영선 한국개발연구원(KDI) 재정·사회정책연구부장이 발표한 ‘미래 재정 위험 대비 재정건전성 유지방안’의 한 대목이다.
이날 토론회는 ‘100세 시대’ 도래에 따른 저출산·고령 사회의 다양한 환경 변화에 사전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마련됐다. 토론회에서는 저출산·고령 사회 분야를 복지·교육·노동·산업·재정으로 나누어 각 분야별 위험요인과 정책 대응방향에 대한 토론이 진행됐다.
고 연구부장은 이날 재정 분야 발표를 맡아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둔화와 재정건전성 악화를 전망하고, 성장잠재력 확충·세제개편 방향과 재정지출 관리의 필요성 등을 문제해결 방안으로 제시했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국가채무가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라고 우리나라의 재정현황을 진단한 고 연구부장은 “재정지출 역시 1980년대 말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인데, 분야별 지출 가운데 복지지출의 증가 추세가 뚜렷하고 복지지출 중에는 보건과 사회보호가 각각 절반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저출산·고령화로 인해 재정수입 증가는 둔화되는 반면 인구 고령화에 따라 재정지출은 빠르게 증가하고, 국민연금, 건강보험 등 복지지출 역시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고 연구부장은 한국조세연구원(2009년)의 전망을 인용해 “현재와 같은 추세가 지속되면 재정건전성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며 새로운 복지제도가 도입되지 않더라도 오는 2050년경 국가채무는 GDP의 1백 퍼센트를 상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동시에 2050년 우리나라의 사회지출은 지금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평균 수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일부에서 주장하는 대로 ‘OECD 평균 수준으로의 복지예산 증액’이 이뤄지는 동시에 국가채무는 1백 퍼센트를 넘어선다는 말이다. 지금도 복지예산이 사상 최고(2011년 전체 예산의 28퍼센트)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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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장기적으로 국민부담 증가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국의 국민 조세부담률은 26.6퍼센트 수준(2008년)으로 OECD 평균 35.8퍼센트(2007년)보다 약 10퍼센트 포인트 낮다.
고 연구부장은 “세수 증대는 사회보험료율 인상, 개인소득세율 인상, 부가가치세율 인상 등에 초점을 맞추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우리나라의 개인소득세율은 현재 OECD 국가 중 멕시코 다음으로 낮은 수준(2009년)이며 부가가치세율(10퍼센트) 역시 OECD 평균(17퍼센트)보다 낮다.
하지만 조세 증가에 대해 반가워하는 납세자는 없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보건사회연구> 최근호(2010년 8월)에 게재된 ‘한국인의복지태도 영향요인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소득격차 해소에 국가가 적극 개입해야 한다고 보는 경향이 강하고, 모든 사람이 혜택을 보는 보편적 복지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 같은 복지 확대를 위한 증세에는 부정적이었다. 복지 확대와 증세에 대한 ‘이중적’ 태도를 가진 셈이다.
논문 저자인 이한나(연세대 사회복지대학원 박사과정)씨와 이미라(연세대 사회복지대학원 석사과정)씨는 연구 결과를 토대로 “복지 확대를 위해서는 복지태도의 이중성을 극복하고 세금납부에 대한 국민적 동의를 확대할 수 있는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금 정부의 재정지원은 ‘어렵고 뒤처진 사람이 스스로 일어설 수 있는, 자립 기반을 마련하는 데 초점을 두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누구나에게 주어지는 복지는 재정부담을 증가시키는 것은 물론 자립의지 약화와 ‘모럴 해저드’를 부를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고용보험기금의 경우 가짜 실업급여 수령자들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1월 18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가짜로 서류를 꾸며 실업급여를 타 가는 부정수급자나 구직활동은 소극적으로 하며 실업급여로 생활하는 ‘베짱이들’ 때문에 부정 수급률이 2퍼센트에 달한다. 정부의 고용보험기금 적립금은 지난 2006년부터 매년 1조원 이상 감소하며 4년 연속 적자 상태다.
새해 들어 무상급식 논란이 무상복지 시리즈로 확대되자 기획재정부는 복지·재정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한 데 이어 오는 3월 민관 합동 국가재정위험관리위원회를 출범시켜 건강보험, 국가채무, 지방재정 등을 점검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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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재정부는 복지정책의 초점이 무상복지 확대가 아니라 복지 시스템 개선에 맞춰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정된 재원을 효율적으로 쓰기 위해 중복 혜택으로 인한 누수를 막고 복지 사각지대를 줄여가자는 것이다.
고 연구부장의 충고도 같았다. “복지 분야에서는 저소득층 등 복지 수요가 높은 집단에 복지혜택을 집중하는 방법(Targeting)을 통해 비용 효과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복지와 재정은 동전의 앞뒷면과 같이 함께 갈 수밖에 없다. 우리 세대의 점심값을 우리가 치를지, 후대가 치를지 그 선택은 우리의 몫일 것이다. “그 선택이 최선입니까? 확실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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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