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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091206호

國格이 국가 경 쟁력이다




삼성전자 브랜드 가치 21조1천억원, 코카콜라 브랜드 가치 82조5천억원. 지난 9월 18일 세계적 브랜드 컨설팅 그룹인 인터브랜드와 미국의 <비즈니스위크>가 공동으로 선정해 발표한 ‘2009 글로벌 100대 브랜드 가치평가’ 결과다.
 

반도체와 TV 분야에서 세계 1위인 세계적 가전브랜드 삼성의 가치가 아무리 전 세계인이 한 컵씩 마신다 한들 결국은 탄산음료에 불과한 코카콜라의 4분의 1 정도에 그친다는 것은 상당히 ‘빈정상하는’일이다.
 

하지만 이것이 바로 브랜드의 힘, 브랜드 가치다. ‘탄산음료’ 코카콜라의 브랜드 가치가 ‘명품 가전’ 삼성전자보다 앞설 수 있는 것은 바로 브랜드 가치 때문이다.
 

브랜드 가치 창출은 기업은 물론 세계 각국의 당면 과제가 되고 있다. 경제가 어려워 소비가 줄수록 브랜드 가치는 더욱 중요하다. 인터브랜드는 ‘2009 글로벌 100대 브랜드 가치평가’를 발표하면서 “불황기에 신뢰성은 브랜드 선택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밝혔다.
 

바로 신뢰성과 호감도를 바탕으로 한 브랜드 가치를 논할 때 우리나라는 좀 억울한 처지다. 우리나라의 기업과 국가브랜드 가치가 경제순위보다는 손해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
 

2009 글로벌 100대 브랜드 가치평가에서도 순위 안에 드는 한국 기업은 삼성전자(19위)와 현대자동차(69위) 두 개에 그쳤다. 지난 10월 초 발표된 안홀트(Anholt)-GMI사의 국가브랜드지수(NBI)에서 한국은 전체 50개국 중 31위였다. 국내총생산(GDP) 규모로만 볼 때 우리나라는 주요 20개국(G20) 중 13위다.
 

최근 국제사회에서 ‘국력’의 요소로 전통적인 군사력, 경제력이 아니라 문화와 교육 등 ‘소프트 파워’가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세계 각국은 지금 정치보다는 경제, 명분보다는 실리를 우선하며 일등국가 경쟁에서 선두에 서기 위해 국가브랜드 가치 제고에 힘을 쏟고 있다.







 

아시아의 신흥 경제대국 중국은 지난해 베이징올림픽을 통해 국격 높이기에 나서며 ‘팔영팔치(八榮八恥)’ 캠페인을 벌였다. 팔영팔치는 2006년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이 내건 ‘중국인이 적극 실천해야 할 덕목 8가지와 배격해야 할 8가지’다. 국민의식이 고속 성장하고 있는 경제규모와 어울리지 않기 때문이다.
 

2012년 런던올림픽을 앞두고 있는 영국은 ‘런던, 세계 문화 리더’라는 문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백인 우월주의인 ‘백호주의’로 대변됐던 호주도 ‘우호적인’ 국가 이미지로 변신에 노력해 이제 손꼽히는 ‘글로벌 국가’로 이미지를 굳혀가고 있다.
 

“국가브랜드는 해외에서 우리 국가, 국민을 대하는 태도와 우리 제품의 가치와 직결되는 문제다. 브랜드 가치가 올라야 사람도 제품도 높게 대접받는다.”

 


 

올해 1월 12일 라디오인터넷 연설을 통해 이명박 대통령이 이렇게 국가브랜드를 강조한 뒤 같은 달 22일 대통령 직속 국가브랜드위원회가 출범했다. 국가적 차원에서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전략을 통해 대내외적 국가 위상과 품격을 높이고 국가 브랜드 가치를 제고하기 위해서다. 1차적인 목표는 우리나라의 국가브랜드 순위를 현행 세계 31위에서 오는 2013년까지 15위로 끌어올리는 것이다. 또 국가브랜드 제고를 위해 ‘국민과 함께 배려하고 사랑받는 대한민국 만들기’를 비전으로 채택했다.
 

국가브랜드위원회에 따르면 국가브랜드 인지도가 1퍼센트 상승할 때 약 12조원의 가치가 상승한다. 국가브랜드위원회 이형호 기획총괄국장은 “최근 국가브랜드 제고 사업의 하나로 범부처적 협조 아래 한·베트남 주간행사를 성황리에 마쳤다”며 “현재 가장 중요한 업무가 이미지가 강조된 기존 국가브랜드지수를 대체할 새로운 국가브랜드지수 개발”이라고 전했다.

 


 

인터브랜드 한국법인 박상훈 사장은 “강력한 국가브랜드를 가진 국가들은 자국 제품을 더 높은 가격에 팔 수 있고, 외국관광객과 해외 투자유치가 활발해져 경기가 활성화 되고 통화 안정성도 높아진다. 따라서 국가브랜드 관리와 강화는 매우 중요한 국가 전략”이라며 “우리의 국가브랜드를 높이기 위해 단발성 프로그램이나 단기정책보다는 체계적이고 일관된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 9월 G20 정상회의 한국 개최가 확정된 뒤 이 대통령은 “G20 한국 개최를 계기로 우리의 국격을 높이자”고 다시 한 번 역설했다. G20 정상회의 이외에도 많은 국제 행사들이 한국에서 잇따라 열린다.
 

최근 카자흐스탄에서는 ‘세계 최빈국에서 세계 강대국으로 성장한 동아시아의 진주, 동아시아의 호랑이’로 지칭되는 한국이 화제라고 한다. 카자흐스탄 최대 일간지 <카자흐스탄 프라우다> 신문사가 최근 발간한 한국 소개 책자 <한국, 기적 아닌 기적> 덕분이다. G20 정상회의 개최 등이 국가브랜드 가치 상승에 도약대가 될 수 있다면 한국이 단순한 ‘동아시아의 호랑이’가 아니라 ‘동아시아의 품격 있는 호랑이’로 불릴 날이 머지않을 것이다.
 

글·박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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