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서울 여의도에 사는 김은미(44) 씨는 매일 샛강을 산책하는 게 생활의 즐거움이다. 퇴근 후 저녁식사를 빨리 하고 강변을 따라 한 시간 정도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달리다 보면 하루의 스트레스가 확 날아간다.
샛강을 따라 잘 조성된 야생화 밭에는 사철 다른 꽃이 피고 지는데 요즘은 벌개미취, 쑥부쟁이 같은 야생국화가 흐드러지게 피어 있다. 아름드리 버드나무가 우거진 숲길은 시골 길을 걷는 듯한 정취를 풍긴다. 그 옆으로는 어른 키를 훌쩍 넘는 갈대밭이 빽빽하게 이어져 있어 김 씨는 “노을 지는 저녁에 샛강 길을 걸을 때면 마치 모네의 그림 속을 걷는 것 같다”고 말한다.
이처럼 시골에서나 볼 수 있는 풍경을 도시 한복판에서 즐길 수 있는 건 샛강이 되살아난 덕분이다. 정부는 1970, 80년대 도시화와 산업화 속에서 생활폐수와 공장폐수로 오염됐던 하천의 생태계를 복원하고, 시민들의 친수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샛강·실개천 살리기, 생태하천 조성사업, 고향의 강 사업, 우리 마을 도랑 살리기 등 다양한 강 살리기 사업을 펼치고 있다. 
![]()
국토해양부는 홍수에 안전하면서 생태계가 풍부한 하천을 만들기 위해 1998년부터 오산천, 경안천 등 7개 하천에 대한 생태하천 조성 시범사업을 시행했다. 시범사업 성과를 바탕으로 2005년부터는 영산강의 제1지류인 함평천 등 국가하천 50개 지구, 지난해부터는 강릉 위촌천, 대구 신천 등 1백21개 지방하천에 대한 생태하천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생태하천 조성사업은 각 시도로부터 추천받은 4백16개 하천 중에서 선정된 1백20개 지구를 대상으로 이뤄지며 2천7백23억원이 투입된다.
생태하천 조성으로 달라지는 하천 생태계의 변화 과정을 관찰하고 적용 공법을 검증하기 위해 매년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는데, 생태하천 조성 후 동식물의 종수와 개체수가 증가하고 수질이 개선됐다.
지난 5월 국토해양부가 발표한 오산천(경기 오산시), 경안천(경기 광주시), 황구지천(경기 화성시) 등에 대한 모니터링 결과를 보면 하천에 사는 동식물의 종 다양성이 최대 65퍼센트 늘었으며 천연기념물인 황조롱이, 붉은배새매 등이 관찰됐다.
또 하천 수질도 개선돼 1급수 지표종인 플라나리아, 옆새우 등이 살고 있었다. 한때 농업용수로도 사용할 수 없을 만큼 오염돼 ‘죽음의 하천’으로 불렸던 경안천은 자연정화능력을 갖춘 하천으로 다시 태어났다. 2001년 경안천의 생물학적 산소요구량(BOD)은 1리터당 11.8밀리그램이었으나 지난해에는 2.7밀리그램으로 77퍼센트나 감소했다.
![]()
이에 대해 국토해양부 하천계획과 김동익 사무관은 “기존 콘크리트 시설물과 농경지를 철거한 후 수생식물을 심고 비오톱(인공 생물 서식 공간)을 조성해 하천의 자정능력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생태하천 조성사업이 하천 환경을 개선하는 것을 넘어 함평 나비축제와 같이 지역발전을 돕고, 울산 태화강처럼 도심의 문화·휴식공간을 마련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함평천은 국비 3백45억원을 투자해 대표적 지역축제인 함평 나비축제와 연계해 정비함으로써 연간 5백만명 이상이 찾는 지역의 랜드마크가 됐다. 또 태화강은 총 1천1백96억원(국비 8백38억원)을 투자해 주거지역으로 계획된 18만6천 제곱미터를 하천으로 편입한 후 울산 십리대밭과 연계해 정비함으로써 울산 도심 한가운데 약 53만 제곱미터에 이르는 시민 휴식공간이 됐다.
환경부도 1987년부터 시행해온 수질 개선을 위한 생태하천 복원사업을 1996년 양재천 시범사업을 계기로 생태 복원에 초점을 둔 사업으로 전환해 추진하고 있다.
1987년부터 지난해까지 2백71개 하천 6백86.5킬로미터에 1조4천7백23억원을 투입했고, 올해는 1천8백65억원을 들여 1백9개 하천 1백20킬로미터를 생태복원하고 있다.
이 같은 노력으로 전북 전주시 전주천에는 1급수 어종인 쉬리, 참종개, 돌마자, 버들치 등이 살게 됐고, 충북 청주시 무심천에는 천연기념물인 황조롱이, 원앙과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2급인 말똥가리, 희목물떼새 등이 관찰되고 있다.
환경부는 4대강의 근원인 샛강·실개천 살리기에도 나서고 있다. 4대강으로 흘러드는 샛강과 실개천을 살리기 위해 4대강 유역 지방자치단체와 기업이 협의체를 구성해 ‘1사(社) 1하천 운동’을 벌이고 있다.
한강 유역인 경안천의 경우 신세계와 롯데가 참여하고 있고, 금강의 지류인 치성천 살리기에는 애경그룹과 청양군이 힘을 모으고 있다. 또 낙동강 지류인 신천은 대구백화점과 무림제지가 돕고 있으며, 영산강 지류인 나주천 정비에는 LG화학이 참여하는 등 1사 1하천 운동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환경부 박연재 수생태보전과장은 “하천이 과거 악취 나는 곳에서 동식물이 사는 친환경 공간으로 탈바꿈함으로써 지역주민들에게 사랑받는 휴식처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글·이혜련 기자
K-공감누리집의 콘텐츠 자료는 「공공누리 제4유형 : 출처표시 + 상업적 이용금지 + 변경금지」의 조건에 따라 자유롭게 이용이 가능합니다. 다만, 사진의 경우 제3자에게 저작권이 있으므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콘텐츠 이용 시에는 출처를 반드시 표기해야 하며, 위반 시 저작권법 제37조 및 제138조에 따라 처벌될 수 있습니다.
[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