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전남 담양에서 시작된 영산강은 광주와 나주평야, 영산포구를 지나 서해바다로 흐른다. 영산강의 길이는 낙동강의 3분의 1에 불과하지만 예부터 중요한 수자원이었다. 마한과 백제의 고대문화가 꽃피었고, 한반도 최초의 벼농사 흔적이 발견되기도 했다. 영산강은 또 주요한 교통로였다. 과거에는 서해안의 배가 영산포(현 나주시 영산동)를 지나 광주(송정), 담양까지 드나들었다.
그러나 영산강은 1978년 하굿둑 공사로 물길이 막히면서 남도의 젖줄 구실을 할 수 없게 됐다. 강바닥은 높아지고, 광주천의 오염물질이 유입되면서 영산강은 쇠락해갔다. 강의 쇠락은 지역경제와 사람의 동반 침체를 가져왔다.
“저 물을 워찌 놔둔당가요. 저거시 강이라고 할 수 있능가요?”
7월 22일 죽산보 건설이 한창인 나주시 죽산면 영산강살리기 사업 2공구 현장. 공사장에서 만난 주민 윤태남(78) 씨는 강물을 가리키며 목청을 높였다. 
영산강에서 어부 일을 했다는 윤 씨는 “옛날에는 물고기는 물론 세 끼를 재첩국으로 먹을 정도였다”면서 “지금은 고기 구경도 힘들지만 잡아도 먹지 못한다”고 했다.
죽산보 인근은 강폭이 6백 미터가 넘지만 물줄기는 50미터가 채 안 됐다. 익산지방국토관리청 임재식 팀장은 “영산강은 농업용수로도 부적합한 5급수”라며 “오늘은 그나마 며칠 전 집중호우로 물도 잘 흐르고 냄새도 덜 나는 편”이라고 말했다.
영산강뱃길복원추진위원회 양치권 위원장도 “이 물을 매일 바라보고 사는 주민들의 심정이 어떻겠느냐”고 하소연했다. 강이 오염되면서 주민이 식수로 쓰는 지하수도 불안해졌다. 주민 장동석 씨는 “요즘은 지하수에서도 냄새가 나고 색이 탁해 찜찜할 때가 많다”고 했다.
영산포는 1970년대 말까지 번성했던 영산강 최대 포구였다. 지금도 영산포에는 ‘홍어의 거리’가 과거의 번영을 추억케 한다. 김창원 영산강살리기협의회 회장은 “과거 영산포는 남도에서 가장 잘사는 동네였지만 뱃길이 끊기며 쇠락한 도시가 됐다”며 “영산강살리기 사업은 물길을 복원해 지역경제와 남도문화를 되살리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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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산강살리기 사업에는 농지개량사업 대상인 농민들도 호응하고 있다. 영산강지구 농지개량사업은 낙동강과 마찬가지로 준설토를 이용해 논을 평균 1.91미터 높인다. 내년에 1단계 사업이 완료될 예정이다.
영산포 들녘에서 만난 김일화 이화농원 대표는 “땅을 가진 농민은 모두 찬성”이라며 “배수로와 길이 확장돼 농사짓기가 아주 좋아지는데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농지가 좋아진다는 소문에 부동산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한 주민은 “농지가 옥토로 바뀐다는 소문에 3.3제곱미터당 4만원 하던 논값이 11만원으로 뛰었다”고 귀띔했다.
영산강은 여름철이면 생명과 재산을 위협하는 수마(水魔)로 바뀐다. 1989년 강이 범람해 주민 15명이 목숨을 잃었고, 1998년과 2002년에는 영산포 시내가 물에 잠겨 주민 전체가 대피했다. 주민들은 지금도 비만 오면 수해를 입지 않을까 전전긍긍한다.
죽산보 건너 마을에 사는 윤보순(62) 씨는 “제방이 생기기 전에는 비만 오면 마을과 논이 침수됐고, 제방을 쌓고 나서도 물에 잠긴 적이 여러 번 있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영산강살리기 사업을 하지 말라는 것은 농사를 짓지 말라는 것”이라며 “주민 절대 다수가 찬성하는 사업을 왜 반대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영산강살리기 사업은 이곳 주민에게 생존의 문제다. 주민들은 반대 주장을 언급하자 거칠게 비판했다. 한 주민은 “반대하는 사람들은 여기 실정을 모르고 우리 지역을 망가뜨릴 사람들”이라고 했다. 다른 주민도 “정부 통계를 보면 영산강은 현재 5억 톤 이상 물이 부족한데 사업을 마쳐도 약 4억 톤 이상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강을 살리고 홍수를 막는 대안은 영산강살리기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준설을 반대하는 주장에 대해 김창원 회장은 “준설을 하지 않고 조경만 하는 생태하천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면서 “우리는 매년 생명과 재산 피해의 위협에 직면해 있는데 우리 목숨이 물고기만 못하냐”라고 반문했다.
홍수방재 시스템에 대해서도 김 회장은 “1989년 물난리 이후 영산강 제방은 하루 강수량 3백12밀리미터를 기준으로 보강됐지만 요즈음은 4백 밀리미터 이상 폭우가 예사”라며 “도대체 어떤 근거로 반대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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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산강살리기 사업은 박준영 전남도지사의 선거공약으로 2004년 민주당에서 낸 아이디어였다고 한다. 주민들과 전남도청 관계자에 따르면 노무현 전 대통령도 후보 시절 전남을 방문해 영산강을 살리겠다고 공약했다. 4대강살리기 사업의 원조인 셈이다. 전남도의회 의원도 절반 이상이 사업에 찬성하고 있고, 박 지사는 물론 임성훈 나주시장, 최인기 국회의원 등이 사업 추진 의사를 밝히거나 찬성했다.
나주시청엔 기초자치단체로는 드물게 4대강살리기 홍보관이 있다. 홍경섭 나주시 부시장은 “영산강살리기 사업 중 나주시 비율이 80퍼센트에 이른다”면서 “나주시는 영산강살리기 사업으로 경제적 효과는 물론 향후 지역발전에 굉장한 도움을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남도 영산강사업지원단 김명우 단장도 “전남에선 사업에 찬성하는 목소리가 더 많다”면서 “정부에서 전남도와 지방자치단체에 확실한 지원을 해서 사업을 성공리에 끝내야 한다”고 했다.
글과 사진·공감코리아(korea.kr)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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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