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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전통시장, 지역 문화 명소로 탈바꿈”




 

부산 서구 충무동 새벽시장에서 어패류를 판매하는 김양오 씨는 상인회 이사와 상인대학 2기 졸업생회 총무를 맡아 시장 발전에 앞장서고 있다. 상인대학에서 수강하며 변화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낀 그는 어패류를 고무대야에 담아 팔던 방식을 과감히 바꿔 수족관을 갖췄다. 상품 앞에는 홍보 거치대(POP)를 마련해 고객의 쇼핑 편의성도 높였다.

김 씨는 “수족관 설치에 돈이 들었지만 신선하고 깨끗한 이미지를 만들어 매출이 더 늘었다”며 “모든 게 상인대학을 다닌 덕분”이라고 말했다.

상인대학은 중소기업청 산하기관인 시장경영진흥원이 전통시장 및 상점가 상인을 대상으로 마련한 국비 지원 교육 프로그램이다. 의식 혁신, 고객만족, 상품 개발, 포장, 재고관리 등 경영 노하우를 전수해 상업 경영인을 육성하기 위한 것이다.

생업과 병행하며 주 2회 시간을 내서 강의를 듣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시장 상인들의 반응은 폭발적이다. 지난해 말까지 1만여 명의 졸업자를 배출했고 올해는 전국 1백 개 시장에서 운영되고 있다.

서울 강북구 수유시장에서 숙녀복과 전기제품 2개 매장을 운영하며 상인대학에 다닌 이송만 씨는 “이전에는 ‘그냥 장사만 하면 되지’ 했는데 이젠 고객을 생각하게 됐다”며 “장사 경력 35년 만에 ‘고객님’ 소리를 처음 해봤다”고 털어놨다.

상인대학, 정보화교육, 선진국 시장 탐방 등 맞춤형 교육을 통해 시장 상인들이 고객지향형 점포 경영자로 거듭나고 있는 가운데 전통시장도 밝고 깨끗하고 쇼핑하기 편한 공간으로 변모하고 있다.

대구 달서구의 서남신시장은 전에는 평범한 골목시장이었으나 올해 시장경영진흥원의 점포지도 시범 시장으로 선정된 후 시장 재정비에 나서고 있다. 점포 경영, 상품 진열, 고객 서비스 등에서 시장의 특성에 맞는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하는 ‘1시장 1팀제’가 큰 도움이 되고 있는 것.
 

서남신시장은 주변에 성서공단, 이현공단 등 대규모 공단과 이슬람인들의 기도모임 장소 등이 있는 점을 고려해 다문화가정을 위한 요리 강습회와 경연대회를 개최했다.

이미지 통합 (CI) 및 POP 규격화 작업도 진행했다. 요리 강습회 이후 외국인 신규 고객과 매출이 늘어나 내년에는 행사 규모를 늘릴 계획을 가지고 있으며, CI와 POP는 소비자들에게 깔끔하고 정돈된 시장의 이미지를 심어주고 있다.

제주시 동문수산시장은 조명을 발광다이오드(LED)로 교체해 밝고 깨끗한 시장으로 탈바꿈했고 영세상인들의 전기세 부담도 줄였다.

또 전남 곡성 기차마을전통시장은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해 상인들이 저렴하게 전기를 사용하고 있으며 원산지 및 가격표시제 실시, 친환경 인증 농특산물 직판장 개설 등 환경 개선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인천 부평중앙지하상가도 통로 조명을 LED로 교체해 상가가 밝아지고 전기요금이 절감되는 효과를 얻고 있다. 김세훈 상인회 회장은 “LED는 발열이 적기 때문에 실내온도가 섭씨 3, 4도는 낮아져 에어컨 가동비도 크게 줄고, 조도가 높아 실내가 훨씬 밝아지고 쾌적해졌다”고 말했다.





 

부평중앙지하상가는 또 주변의 롯데마트와 주차장을 공동으로 이용하기로 협약을 체결함으로써 전통시장의 주차 문제를 해결하고 상생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롯데마트와 부평중앙지하상가는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는 쿠폰 및 상품권을 발행해 시장과 제휴업체 모두 매출이 늘어나는 효과를 보고 있다.

전남 장흥군 정남진장흥토요시장은 특산물 쇼핑과 지역 관광, 문화체험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시장 투어’를 통해 문화·관광형 시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토요일마다 각설이 공연, 짚풀공예, 투호놀이 등 다양한 이벤트를 실시해 흥겨운 옛날 장터 분위기를 재현하고, 시중가보다 저렴하며 생산자가 자신의 이름을 걸고 판매하는 특산물 전문매장을 열어 소비자들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에 따라 토요시장 개장 이전에는 연 매출액이 1백10억원이었으나 개장 5년째인 올해 4월까지 8백8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방문객 수도 2배 늘어났다.

현재 전국에는 1천5백50개 전통시장에 21만 개 점포가 있으며 36만명의 상인이 일하고 있다. 정부는 서민경제의 중심지라고 할 수 있는 전통시장을 살리기 위해 다양한 지원을 펼치고 있다.
 

특히 주차장과 아케이드 설치 등 쇼핑환경 개선에 올해 1천5백72억원을 투자하고 있다. 지난해 평가에 의하면 시설을 개선한 시장은 매출이 4퍼센트 증가했으나 시설을 개선하지 않은 시장은 매출이 오히려 24.4퍼센트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시설 현대화가 시장 활성화에 중요함을 알 수 있다.

또 비씨카드사와 업무협약을 체결해 카드수수료를 2.0~2.5퍼센트로 인하했고, 연 매출액이 9천6백만원 미만인 시장 상인의 카드수수료는 1.6~1.8퍼센트로 낮췄다.

이 밖에도 경품 행사, 공동쿠폰 발행, 특산물 특가 판매, 문화예술 공연 지원 등을 통해 소비자가 전통시장을 찾도록 하고 있다.

시장경영진흥원 정석연 원장은 “전통시장 살리기는 서민경제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중요하다”며 “지역문화 및 관광자원과 연계한 맞춤형 지원을 통해 특성화된 전통시장의 성공 모델을 완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글·이혜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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