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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우포늪은 1억4000만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 생태계의 보고다. ‘태고의 신비를 간직했다’는 홍보 문구처럼 국내 최대 원시 자연늪의 자태를 자랑한다. 더욱이 ‘2008년 람사르 총회’를 앞두고 세계인들로부터 집중 조명을 받으면서 우포늪은 억겁의 매력을 더 한층 뽐내고 있다.

우포늪은 우포, 목포, 사지포, 쪽지벌을 총칭한다. 행정구역상으로는 경남 창녕군 이방면, 대합면, 유어면, 대지면 등 4개면, 13개 마을에 둘러 있다.
전체 면적은 늪과 벌판을 포함해 8.54㎢(258만평)에 달한다. 서울 여의도가 80만평임을 감안할 때 무려 3배나 넓다. 이 중 수면은 2.31㎢,(70만평). 장대한 늪의 파노라마가 끝없이 펼쳐진다.

우포늪은 지난 1997년 7월 생태 경관 보전지역으로, 2년 후인 99년 8월에는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됐다. 국가관리가 다소 늦었지만 다행스럽게도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었다.
마을 주민은 “우포늪은 아무리 가뭄이 들어도 한 번도 바닥을 드러낸 적이 없었다”며 “홍수를 막아주고, 다양한 생물들을 살려주고, 여기서 자란 풀과 나무들은 지구 온난화를 예방해 주는 국내 최대의 자연 습지”라고 자랑했다.


지세가 소 형상 닮아 우포늪으로 불려
우포는 우포늪 중 가장 넓다. 1.28㎢로 우포늪의 15% 가량을 차지한다. 우포는 소목 부근의 지세가 소의 형상을 하고, 소목 뒤편의 우향산이 소의 목 부분에 해당돼 이런 이름을 얻었다고 한다.

우포 물가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개구리밥이었다. 짙은 푸른색을 띠는 개구리밥은 천지로 널려 있어 마치 물을 지저분한 것처럼 보이게 하지만 연꽃, 물풀들과 함께 물을 정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 때문에 우포늪의 수질은 2급수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예전에는 이 물을 마시기도 했고 가뭄이 심할 땐 지금도 농수로 이용한다.

쪽배(이 지역 사람들은 ‘이망배’라고 부른다)를 타고 물가를 지나면 우포의 진면목을 볼 수 있다. 우포에서 쪽배를 타는 것은 국가에서 지정한 사람 외에는 법으로 금지됐다고 하니 취재진은 호강 아닌 호강을 한 셈이다.
쪽배에서 본 우포 벌판은 푸르고 붉은 자줏빛을 띤다. 갈대와 억새 사이로 색색이 다른 나무, 풀들이 이방인을 반긴다.
쪽배에서 내려 벌판으로 향하는데 어디서 나타났는지 도마뱀이 뒤뚱거리며 줄행랑을 친다. 운이 좋으면 고라니, 너구리 등 야생동물을 볼 수 있다고 한다. 몇 해 전에는 맹수류인 삵이 높이 뛰어올라 기러기를 잡아먹는 장면을 목격했다며 안내인이 신나게 설명한다.

대대제방 쪽으로 발길을 옮기니 우포늪에서 한가로이 놀고 있는 수십마리의 철새 떼를 볼 수 있었다.
백로를 시작으로 발이 노란 쇠백로, 흰뺨검둥오리, 회색빛 왜가리가 물길을 걷고 있었다. 10여 마리씩 떼 지어 다니는 큰기러기는 동양화에서나 볼 수 있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징검다리를 건너 인근 옥천마을 어귀서 사지포로 가는 중간에는 길을 내면서 자연적으로 생긴 ‘해석동굴’이 입을 벌리고 있다. 해석동굴은 여름에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해 가끔 마을 사람들이 쉬다 가기도 하는 곳이라고 한다. 길가를 따라서는 흰여뀌, 며느리배꼽, 개망초, 쑥부쟁이 등이 적적함을 달래준다.

모래가 많아 모래벌이라 불렸던 사지포는 가시연꽃잎이 수면 곳곳을 채우고 있었다. 가시연꽃잎은 물풀의 왕으로 국내 식물 중 잎이 가장 크며 우포늪을 더욱 신비롭게 하는 조연 중의 조연이란다.
사지포를 왼쪽으로 끼고 돌면 ‘나뭇벌’ 목포다. 이곳엔 심은 지 수십년은 됐음직한 왕수림이 위용을 뽐낸다. 왕수림은 나무가 웅장해 사진 촬영 명소로 인기가 높다.

목포는 우포늪에서 수심이 가장 깊으면서도 가장 깨끗했다. 나뭇벌을 둘러싼 장재마을, 노동마을, 토평마을 일대에는 예로부터 소나무들이 많았다는데 6·25 전쟁 전에는 배를 타고 건너가 땔감으로 쓸 나무를 가져왔을 정도로 나무가 풍성했다는 것이 마을 어르신들의 귀띔이다.
그래서 그런지 나뭇벌에는 민박촌도 있고, 자연생태학습원도 있는 우포늪 중에서 가장 번화(?)한 곳이었다.

목포 밑쪽으로는 쪽지벌이 형성돼 있다. 4개 늪 중 한자로 표기하지 않고 옛 이름 그대로 불리는 유일한 습지로 크기가 가장 작다 하여 ‘쪽지’란 이름이 붙여졌을 것이라고 지역 주민들은 설명했다.


사람들 많이 찾으면 ‘기대 반 걱정 반’
하지만 일부에서는 우포늪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 특히 람사르 총회의 생태관광지로 우포가 결정된 것에도 걱정을 하기도 한다. 낙동강유역환경청 환경감시원 주영학(60) 씨는 “람사르 총회가 열린다고 하니 한편으론 좋고 한편으로는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주씨는 “총회가 열려 우포늪을 사람들이 많이 찾게 되면 쓰레기를 버리는 등 환경이 오염될 수 있다”며 “폐기물을 안 버리고 휴지를 하나라도 줍는 일을 솔선 수범해 우포늪을 지금 그대로 후손에게 물려주자”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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