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지난 8월 27일 오후 녹색성장의 한 축으로 떠오른 핵융합 시스템을 보기 위해 대전 대덕연구개발특구 내 국가핵융합연구소(소장 권한대행 권면)를 방문했다. 국가핵융합연구소는 우리나라 핵융합에너지 상용화와 기술개발의 본산이다.
취재진을 가장 먼저 맞은 것은 연구소 중앙에 설치된 차세대 초전도 핵융합 연구장치 ‘케이스타(KSTAR)’였다. 핵융합장치는 태양이 빛을 내는 원리인 핵융합반응을 지상에서 인공적으로 일으켜 핵융합 에너지를 얻는 장치로 ‘인공태양’으로도 불린다.
케이스타의 외형을 이루고 있는 둥그런 모양의 용기는 높이 8.5m, 지름 9m, 무게 120t 으로 국내 최대 규모다. 현대중공업에서 직접 제작한 이 시설은 항공우주 분야에도 적용돼 지난해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우주환경을 모사해 인공위성을 시험하는 ‘대형열진공 챔버’를 개발하는 데 도움을 주기도 했다.
케이스타가 설치된 주장치실은 가로 37m, 세로 50m, 높이 30m로 기둥이 하나도 없는 대공간이다. 거대한 단일 공간으로 국내 최대 규모인 이곳은 축구장 4분의 1 크기와 맞먹으며 높이는 아파트 11층에 해당된다.
핵융합반응이 일어날 때 발생하는 중성자를 차단하기 위해 주장치실의 벽은 약 1.5m 두께의 콘크리트가 둘러져 있었다. 특수 실험동 건물을 짓는 데 들어간 총 시멘트 양은 5만1263㎥에 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규모는 아파트 1000세대를 지을 수 있는 엄청난 분량이다.
국산 기술로 제작 ‘케이스타’ 플라스마 발생 성공
순수 국산 기술로 제작한 케이스타는 지난 6월 완공, 플라스마 발생에 성공했다. 플라스마 발생 실험에 성공했다는 사실은 우리나라도 ‘핵융합에너지 선진국’ 대열에 진입했다는 선언적인 의미를 갖는다. 플라스마란 물질의 4번째 상태로 불리며, 원자핵과 전자들이 분리돼 있어 기체보다 훨씬 자유로운 상태에서 핵융합반응을 일으키게 된다. 태양은 높은 온도와 강력한 중력으로 99% 이상이 플라스마이다. 핵융합에너지는 태양이 막대한 에너지를 생산하는 것과 같은 원리로 지상에서 핵융합반응을 일으켜 에너지를 생산하는 것이다. ‘인공태양’인 셈이다
핵융합에너지가 인류의 미래 청정에너지로 기대를 모으는 이유는 원료가 무궁무진하고 폐기물도 화석연료나 원자력보다 월등히 적을 뿐 아니라 폭발 등 위험도 거의 없기 때문에다. 핵융합은 바닷물에 풍부하게 들어 있는 중수소와 흙에서 쉽게 추출할 수 있는 리튬(삼중수소)을 원료로 사용한다.

에너지 생산량도 기존 화석연료나 원자력에 비할 수 없이 많다. 1g의 중수소와 삼중수소 혼합연료로 시간당 10만㎾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고 바닷물 1ℓ에 들어 있는 0.03g의 중수소로 휘발유 300ℓ에 맞먹는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다.
핵융합에너지를 얻기 위한 핵심기술은 1억℃ 이상으로 가열된 초고온 플라스마 상태를 생성·유지해야 하며, 그런 플라스마를 안전하게 가두어놓을 수 있는 장치가 있어야 한다는 것. 케이스타는 현재 세계 최대 규모의 초전도 자석을 사용한 핵융합 장치로, 이 기술은 경쟁국들에 비해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다고 연구소측은 설명했다. 이전까지 핵융합 연구장치들은 구리를 전자석의 재료로 사용해 대전류를 흘릴 경우 엄청난 열에 의해 오랜 시간 운전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핵융합연구소는 2012년까지 온도 5천만℃, 플라스마 전류 1메가암페어(MA), 지속시간 20초 이상으로 끌어올려 중수소 핵융합 실험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케이스타의 최종 목표는 2016년까지 3억℃의 초고온 플라스마를 300초 이상 유지해 핵융합에너지 상용화에 필요한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다.
현재 공석 중인 핵융합연구소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권면 선임연구단장은 “앞으로 핵융합에너지의 경쟁력은 플라스마의 성능에 의해 결정되는데, 이는 장시간 동안 고성능의 플라스마를 유지하는 게 관건”이라면서 “이런 측면에서 초전도체를 이용한 플라스마 유지 방식은 분명 다른 나라에 비해 앞서 있다”고 말했다. 권 단장은“핵융합에너지는 이제 거부할 수 없는 미래의 에너지이며, 2040년경이면 분명 핵융합발전소를 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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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