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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기업 스마트워크 대세 "임대비용 줄이고 생산성은 높이고"



한 국IBM의 출근 풍경은 이채롭다. 사무실에 바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로비나 각 층 입구에 설치된 ‘플렉스 무브(Flex Move)’부터 찾는다. 이 장치는 도서관에서 빈자리를 검색하는 것과 마찬가지 역할을 한다. 빈 책상을 찾아 알려주면 직원들은 그 자리로 가 업무를 본다. 전화가 불편할 것이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책상 위의 전화는 공용인데 자리가 정해지면 자동으로 해당 직원의 번호로 전환된다. 사무실을 떠난 후에는 모바일 네트워크에 바로 연결된다. 스마트폰을 통해 회사의 시스템에 항상 연결돼 있다. 모바일 단말기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나 업무를 진행할 수 있다. 이름하여 모바일 오피스다.

 



한국IBM은 스마트워크의 한 유형인 ‘모바일 오피스’의 선두기업이다. 1995년 국내 최초로 이 시스템을 도입, 정착시켰다는 평가다. 최근 들어 각광을 받고 있지만 모바일 오피스는 사실 도입기만 해도 성공을 장담하기 어려웠다. 전통적인 업무방식이나 문화와 워낙 달라서 거부감이 없지 않았다.


하지만 막상 실시하고 나니 직원들이 먼저 환영했다. 업무 효율성이 크게 향상됐기 때문이다. 만족도는 70% 이상이다. 비용 절감 효과도 있었다. 줄어든 좌석만큼 사무실 임대비용이 줄었다. 20개 층에서 11개 층으로 임대공간이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이를 통해 연간 약 22억원이 절약되고 있다.


이휘성 한국IBM 사장은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모바일 오피스를 통해 회사는 직원에게, 직원은 회사에, 그리고 회사와 직원은 고객에게 이익을 돌려준 엄청나게 남는 장사를 한 셈”이라며 “스마트워크가 실현되면 생산성 향상이나 비용절감뿐 아니라 탄소배출을 줄여 쾌적한 환경을 유지할 수 있고 일과 개인생활을 좀더 조화롭게 할 수 있는 많은 부가적인 혜택을 기대할 수 있다”고 전했다.
 

국내 최대의 화장품기업인 아모레퍼시픽도 모바일 기반의 스마트워크를 도입, 적잖은 효과를 거두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기업의 규모가 커지고 해외사업이 활기를 띠면서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2007년 당시 해외출장이 연간 1천 건, 국내출장 1만 건, 각종 회의가 5천 건이 발생했다. 그리고 그 수는 더욱 늘어나는 기세였다. 인력과 커뮤니케이션의 공백이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아모레퍼시픽은 이 문제를 IT기술을 활용한 통합커뮤니케이션으로 해결하기로 결정했다. 유·무선 그룹웨어와 화상회의, 인터넷전화, 스마트폰 등 각종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메신저를 중심으로 하나로 엮었다. 이를 통해 사람이 직접 돌아다니며 하던 일을 네트워크상에서 해결할 수 있었다. 출장을 가는 대신 화상회의를 열었고 해외출장 중인 상사에겐 실시간으로 업무가 보고됐다. 해외법인의 직원에게도 스마트폰을 지급해 커뮤니케이션의 공백을 최소화했다.



삼성SDS도 ‘모바일 데스크’라는 이름으로 스마트워크를 적극적으로 실행하고 있다. 스마트폰 등 모바일기기만 있으면 24시간 삼성 SDS의 그룹웨어에 접속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메일과 결재, 일정관리, 임직원 조회를 할 수 있다. 직원들의 반응은 대단히 긍정적이다. 2009년 일부 원하는 직원들에게 스마트폰을 지급하며 시작한 ‘모바일 데스크’에 대한 만족도가 89%에 이른다. 업무의 효율성이 크게 개선됐다는 반응이었다. 지난해 말에는 대상 직원을 확대해 현재 약 6천여 명의 직원이 스마트워크를 사용하고 있다.
 

이은영 홍보실 과장은 “스마트워크를 사용하면서 업무를 훨씬 편리하고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됐다”며 “종전에는 휴일이어도 회사에 나와야 하는 상황이 있었지만 이젠 집에서도 업무를 볼 수 있어 그런 불편이 없어졌다”고 말했다.
 

용인에 거주하면서 광화문으로 출퇴근하는 B씨는 요즘 살맛이 난다. 출퇴근이 한결 간편해져 피로도 덜하고 시간도 넉넉해졌다. 회사가 분당에 마련한 스마트워크센터 덕이다. 스마트워크센터란 ICT(Information & Communication Technology) 환경이 구축된 원격 근무 공간이다. 화상회의, 그룹웨어 등에 접속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는 별도의 사무실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B씨의 경우 굳이 광화문 회사에 가지 않더라도 분당의 스마트워크센터에서 자신의 업무를 불편없이 처리할 수 있다.


스마트워크센터를 도입하는 기업들이 증가하고 있다. 활용도가 다양하기 때문이다. 집이 먼 직원들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것은 그중 하나일 뿐이다. 이동이 많은 영업직이나 컨설팅 직종의 직원들에겐 업무의 거점이 된다. 스마트워크 시스템 구축을 사업화한 기업의 경우엔 일종의 ‘모델하우스’가 될 수도 있다.



스마트워크센터 구축에 가장 적극적인 기업은 KT다. 지난해 9월 분당사옥에 1호를 개설했고 올해 광화문, 관악 등에 추가 설치해 모두 9개소로 확대할 예정이다. 2012년엔 30개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화상회의실과 음성회의 장비, 분리된 사무공간인 ‘콰이어트룸’이 구축돼 있어 본사와 협업과 기밀업무를 무난하게 소화할 수 있다. 박승근 KT 홍보실 차장은 “스마트워크센터는 집이 멀거나 육아등의 문제로 출퇴근에 애로가 있는 직원들을 위한 공간이기도 하지만 모바일로 하기 어려운 업무, 가령 기밀스럽거나 회의가 필요한 업무를 지원하기 위해 구축됐다”며 “KT는 스마트워크센터 외에도 케이트(KATE)라는 플랫폼을 활용한 모바일 오피스를 구축하는 등 다양한 방식의 스마트워크를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SDS도 서울 역삼동과 삼성동, 경기 분당과 수원 등 4곳에 ‘어댑티브 워킹 존(AWZ)이라는 이름의 스마트워크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이 회사는 업무의 특성상 영업이나 컨설팅 인력이 많다. 대부분 ‘모바일 데스크’를 이용하고 있지만 모바일로는 해결이 안되는 문제가 발생하면 본사로 돌아와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스마트워크센터는 이에 대한 해결사로 도입됐고 직원들의 만족도도 상당히 높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스마트워크를 도입한 기업은 아직까지는 대부분 대기업이다. 하지만 머잖아 상당수 기업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의 자발적 수요에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더해질 예정이기 때문이다. 삼성경제연구소가 국내 CEO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81.2퍼센트가 3년 안에 스마트워크가 업무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또 30% 이상이 모바일 오피스 도입을 계획하고 있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2014년까지 2400억원을 투입해 스마트워크 도입 기업을 65만 개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스마트워크 구축을 사업화한 기업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사업의 특성상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와 네트워크 기업들이 특히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SK텔레콤은 초기 모바일 오피스 시장에 가장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기업이다. 지난해 8월 말 고객 기업 500개를 돌파했다. 이 가운데 상당수가 업계의 선두기업이라는 점에 고무된 분위기다. 회사 홍보실 측은 “리딩 컴퍼니가 SK텔레콤의 B2B 솔루션을 활용한 뒤 높은 생산성 향상 효과를 거두게 될 경우 시장 내 다른 기업들에 큰 파급력을 가져올 수 있다”며 “기업 고객 중 많은 기업이 이미 업무효율성이 향상돼 생산성 증대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SK텔레콤의 올해 주요 타깃은 중소기업이다. 저렴한 비용으로 높은 생산성 향상을 제공해 이 시장을 주도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한국생산성본부와 협약을 맺고 중소기업에 대한 모바일 오피스 교육과 컨설팅, 캠페인 작업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KT도 중소기업 스마트워크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본격적인 사업에 앞서 지반 다지기에 들어갔다. 포럼과 공모전 등을 통해 스마트워크에 대한 이해와 인식을 확산시켜 분위기를 조성하겠다는 것. 이를 통해 스마트워크 도입을 희망하는 100개 기업에 대해서는 무료 컨설팅을 제공하기로 했다. 박 차장은 “KT는 스마트워크 시장의 50%를 확보할 계획”이라며 “스마트워크는 KT의 차세대 수종사업”이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맞춤형 전략을 추진한다. 개별 기업이 최상의 업무 효율 향상을 달성할 수 있고 향후 유지보수와 확장에도 용이한 토털 솔루션을 제공해 고객 기반을 확장해간다는 전략이다. 특히 최근 마이크로소프트와 함께 중소기업 대상의 스마트워크 솔루션인 ‘U+ 스마트 SME’를 내놓아 주목받고 있다. 클라우드 기반의 플랫폼을 사용하기 때문에 중소기업 맞춤형 서비스를 저렴하게 제공할 수 있다는게 가장 큰 특징이다. 고현진 LG유플러스 BS사업본부장은 “U+스마트SME는 대기업의 전유물이었던 ICT환경을 중소기업도 저렴한 비용으로 쉽게 누릴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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