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지난해 가을, 주부들은 고민에 빠졌다. 배추값이 치솟아 김장 비용이 예년에 비해 몇 배나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정부는 발 빠르게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당장 해결될 문제는 아니었다. 기상이변에 따라 생산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했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일시적인 공급부족으로 인한 채소값 상승도 잦아들었지만 문제가 모두 해결된 것은 아니었다. 재발방지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과제가 생긴 것이다.
정부는 즉각 관계부처 합동 상시물가점검 체계를 구축했다. 기획재정부를 비롯해 농림수산식품부, 지식경제부, 행정안전부 등 13개 부처가 참여한 대규모 ‘물가안정 대책회의’를 구성해 물가안정 대책을 내놓았다. ‘서민생활 안정대책’이 그것이다. 서민생활과 밀접한 품목의 가격이 안정될 수 있도록 현장중심적이고 시장친화적인 정책 대응을 해 나가겠다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이를 통해 올해 소비자물가를 지난해 수준인 3퍼센트선에서 억제한다는 목표다.
지난해 가격이 단기 급등해 서민생활에 근심을 자아냈던 농산물 가격에 대해서는 입체적인 대책이 도입된다. 먼저 수급의 안정을 강화한다.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으로 인한 가격변동을 최소화한다는 것. 첫 단계는 정확한 상황파악이다. 이를 위해 월 1회였던 관측을 3회로 늘리고 관측 품목도 추가한다.
안정적인 생산을 위해 계약재배도 확대하기로 했다. 계약재배는 수급안정은 물론 농가와 소비자에게 안정적인 소득과 가격을 제공하는 효과도 있다. 채소류의 경우 종전 10퍼센트였던 것을 15퍼센트로 늘리고 지난해 김장철에 ‘파동’을 겪었던 배추와 무의 계약재배는 20퍼센트까지 높인다. 농산물 수급안정을 위해 정부는 1천억원 수준의 지원을 추진하기로 했다.
유통방식도 개선해 나간다. 가격변동을 부추기는 측면이 있는 현행 도매시장의 경매 방식을 정가 및 수의매매 방식으로 전환시킨다. 전자거래와 직거래 등을 확대해 유통비용도 줄여 나가기로 했다. 새로운 제도도 도입한다. 농산물 가격 상승폭을 미리 정해 가격급등을 막는 ‘가격안정제’가 담긴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농산물 외에 생활필수품의 유통구조도 바꿔 나간다. 세제와 화장지 같은 생활용품, 유모차와 기저귀 등 아동용품군, TV를 비롯한 가전용품군 등의 유통단계를 축소하고 신유통채널을 활성화해 가격상승을 완화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국내와 해외 판매 가격 차이가 큰 화장품의 경우 병행수입의 문을 더 열어 가격차이를 좁히기로 했다.
주요 생필품 부문에 대한 가격정보 공개범위도 넓힌다. 소비자의 선택권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국내외 가격차를 분기별로 조사하는 한편 소비자원 홈페이지를 통해 제공되는 정보의 양도 확대한다. 현재 80개 생필품에서 이·미용료와 자장면 등 10개 개인서비스요금, 상하수도료 등 11개 지방공공요금, 세제와 화장지 등 유통업체별 공급가격을 추가로 공개한다.
국제유가의 상승에 따라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는 석유제품에 대한 가격 공개도 넓어진다. 먼저 유가예보 시스템을 도입하고 유통업체 등이 운영하는 자가폴과 셀프주유소 등 판매유형별 유가정보도 제공한다. 현재 주유소별 단순 유가만 공개하던 것을 다음주 가격 전망, 주유소 형태별 가격차이, 국제 석유제품 가격 등 다양한 정보를 내놓아 소비자의 선택 폭을 확대한다는 취지다.
서비스 요금도 묶는다. 우선 중앙공공요금과 경쟁을 유도해 지방의 물가를 잡는다. 지방물가 종합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지방의 물가정보를 알려 중앙의 물가와 비교할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전기·가스·수도 등 공공요금은 공공기관의 자발적 원가절감을 통해 안정화시킨다. 이를 위해 일정 기간 동안 가격 상한선을 정해 두는 중기(中期) 요금협의제를 시범 도입하기로 했다.
2011년 물가안정의 성패를 가르는 요인 중 하나는 국제원자재 가격이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국제유가, 곡물, 설탕 등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이 경기부양을 위해 달러화를 엄청나게 풀었기 때문이다. 국제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 국내 소비자물가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휘발유, 제빵과 제과, 밀가루 등 서민생활과 밀접한 품목들의 가격상승 압력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는 수입품 가격 상승에 따른 물가상승을 억제하기 위한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올 1월 1일부터 서민 생활물가와 밀접한 품목에 할당관세를 적용해 관세율을 인하하기로 한 것이다. 할당관세는 기본 관세율의 40퍼센트포인트 범위 안에서 관세율을 한시적으로 인하하는 탄력관세제도다. 할당관세를 받으면 수입가격이 낮아지기 때문에 국내물가 안정에도 기여하는 효과가 있다. 할당관세를 적용받는 품목은 휘발유 등 석유제품, 설탕, 제분용 밀과 밀가루, 옥수수, 화장품과 화장비누, 타이어 등 67개다. 지난해 할당관세를 적용받던 57개 품목 가운데 수입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거나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필요한 43개 품목은 그대로 할당관세 혜택을 받는다.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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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