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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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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에 사는 정용환(가명·46) 씨는 요즘 하루 종일 싱글벙글이다. 건설 일용직 노무자로 날마다 ‘일당벌이’ 일거리를 찾아나서야 하지만 마음만은 가볍다. 그 이유는 자신 소유는 아니지만 제법 번듯한 집으로 이사를 했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해까지 서울 용산구 동자동 쪽방촌 10제곱미터(약 3평) 남짓한 단칸방에서 아내, 초등학생 딸과 어렵게 살았다. 위축되는 건설경기로 수입이 줄면서 좀처럼 쪽방 신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대리운전 기사도 해보고, 아내도 식당에서 일하면서 생활비를 보탰지만 세 가족이 하루하루 입에 풀칠하고 20만원씩 월세를 내고 나면 남는 게 없었다.

정 씨는 그 누구보다 딸에게 얼굴을 들지 못했다. 다른 아버지들처럼 예쁜 방 하나 만들어주지 못한 것이 너무 미안했다. 변변한 화장실도 없어서 딸이 등교 준비 때마다 싱크대에서 세수하는 모습을 볼 때면 아빠로서 심한 자책감에 휩싸이기도 했다.

그러던 그에게 한 가닥 희망이 보였다. 정부가 2007년부터 실시한 쪽방, 비닐하우스 거주 가구 주거지원 정보를 우연히 듣게 된 것. 이 사업은 쪽방, 비닐하우스 거주 가구에 대해 정부가 주거환경 개선 및 자활 기반을 마련해주는 차원에서 매입 주택 및 기존 주택에 전세계약을 체결한 후 저렴하게 재임대해주는 제도다. 전년도 도시근로자 가구당 월평균소득 50퍼센트 이하인 무주택 가구주를 기준으로 한다.
 

임대 신청 자격이 된 정 씨는 정부에 입주 희망서를 제출했고, 입주 자격 등의 확인 과정을 거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매입한 영등포동의 한 다가구주택에 입주할 수 있었다. 다가구주택 2층에 방 2개가 딸린 40제곱미터의 보금자리였다. 보증금 1백만원, 한 달 임대료는 16만원. 근사한 집은 아니지만 정 씨 가족에겐 궁전이나 마찬가지였다. 정 씨는 “무엇보다 딸의 방이 생겨 너무 기쁘다. 어린 마음에 아빠를 많이 원망했을 텐데 이제야 아빠 노릇을 조금 한 것 같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렇듯 정부는 다각적인 지원책으로 서민들의 주거안정을 돕고 있다. 우선 극빈 서민층이 주로 기거하는 쪽방, 비닐하우스 주거지원 사업을 통해 2012년까지 총 5천1백73가구에 임대주택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도심 내 최저소득계층이 현 생활권에서 현재의 수입으로 거주할 수 있도록 기존 주택 및 재건축 매입·전세 임대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기존주택 매입 임대사업은 기초생활수급자, 한부모가정, 장애인, 미혼모, 홀몸노인 등이 대상. 지난해까지 총 3만20가구를 매입해 임대했으며, 2012년까지 총 5만 가구에 지원된다. 임대 조건은 시세의 30퍼센트 수준이다. 서울지역 50제곱미터 주택 기준으로 보증금 3백50만원, 월 8만~10만원에 입주할 수 있다. 최초 임대기간은 2년으로 하되 4회까지 재계약이 가능하다.

소년소녀가장과 교통사고 유자녀 등을 위한 전세주택 지원사업도 실시하고 있다. 국민주택기금으로 전세 주택을 마련해 무상 지원하는 제도다. 85제곱미터 이하 주택을 대상으로 수도권의 경우 최고 7천만원, 광역시는 5천만원, 그 외 지역은 4천만원을 지원한다. 대신 전세금을 대출해주는 것이 아니라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집주인과 전세계약을 체결한 후 이를 다시 대상 가정에 무료로 임대해주는 것이다. 단 대상자가 만 20세 이후엔 연 2퍼센트의 이자를 부담한다.
 

이러한 사업과 함께 공공이 짓는 중소형 분양주택과 임대주택을 합한 개념의 보금자리주택도 서민들에게 한발 다가섰다. 공공이 재정 또는 기금의 지원을 받아 임대를 목적으로 공급하는 주택인 보금자리주택은 공공분양은 물론, 공공임대(10년 임대), 장기 전세(20년 임대), 장기 임대(30년 이상)가 가능하다. 2018년까지 1백50만 가구(분양 70만 가구, 임대 80만 가구)가 공급된다. 보금자리주택은 주변 시세의 70~80퍼센트 가격에 공급되기 때문에 서민들로선 내 집 마련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





 

국토해양부는 지난 5월 전국에 걸쳐 18만 가구의 보금자리주택을 공급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저소득층의 다양한 주거 선호에 부응하기 위해 임대주택 비중을 높여 10만3천 가구(57퍼센트)를 공급하기로 했다. 또한 입주 서민들의 난방비, 전기료 등 관리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보금자리주택 건설은 에너지 절감형으로 유도하고 있다. 자칫 청약 과정에서 ‘무늬만 서민’인 투기 청약자들이 난립하는 것을 막기 위해 최장 10년간의 전매 제한도 뒀다.

국토해양부가 4월에 확정한 ‘2010년도 주택종합계획’에 따라 서민들을 위한 주거복지 지원도 중점적으로 추진된다. 영구임대 단지는 일체형 복지동(주택+복지시설)으로 건립해 장애인 등을 위한 사회복지 프로그램을 강화한다.

또한 올해 기존 다가구주택, 부도 임대주택 등 7천8백 가구도 추가 매입해 저소득층을 위한 국민임대주택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기초생활수급자의 자가 주택 개·보수에도 4백15억원을 지원한다.

한편 국토해양부는 대학교 인근 다가구주택을 매입해 개·보수한 후 기초생활수급자 자녀 대학생(2순위 도시근로자 가구당 월평균소득 50퍼센트 이상 가구의 자녀 및 1백 퍼센트 이하의 장애인 가구 자녀)에게 저렴하게도 임대할 예정이다. 8월 23일 첫 입주가 시작되며, 임대 조건은 보증금 1백만원에 월 3만~12만원으로 보통 대학가의 30퍼센트 수준이다.
 

글·유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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