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우리 정부가 1995년부터 줄기차게 제안해온 김치의 규격화를 2001년 국제규격위원회(Codex)가 승인하면서 김치세계화의 길이 본격적으로 열렸다. 현재 세계에서 통용되는 ‘Kimchi’라는 규격명이 확정된 것도 이때다.
비로소 세계 각국에서 생산되는 절임류와 차별화된 자연 젖산 발효식품인 김치의 존재가 인정된 것이다. 국제규격위원회가 규격화 승인과 동시에 식품첨가물 등의 사용을 허용한 것도 다양한 김치의 생산과 공급을 통해 세계적 인지도를 높일 수 있었던 주요한 전환점이 됐다.
이후 김치는 빠르게 세계에 알려졌다. 무엇보다 세계화 수준을 가늠하는 척도인 수출액이 급상승했다. 2004년에만 1억3백만 달러를 돌파하며 한식세계화의 ‘주장(主將)’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후 2년간 기생충알 파동 등으로 수출이 급감했다가 2007년부터 다시 회복세를 보여 지난해엔 8천9백만 달러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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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수산물유통공사에 따르면 올해도 5월 기준으로 4천만 달러를 넘어섰다.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약 15퍼센트 이상 늘어난 수치다. 이런 추세라면 2004년보다 높은 역대 최고 수치를 기록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처럼 김치가 세계로 뻗어나감에 따라 김치 종주국으로서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고 김치 핵심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정부와 기업의 움직임도 빨라졌다.
2005년 당시 농림부는 산하기관으로 한국김치협회를 설립했다. 이 협회는 최근에도 저염 김치를 집중 개발하고 심포지엄도 개최하는 등 김치의 품질 고급화와 식문화 계승 발전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5월에는 김치산업 분야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나서 김치세계화와 국가브랜드화를 추진하기 위한 세계김치협회(회장 김순자)가 설립됐다.
협회는 올해 5월 농림수산식품부와 공동으로 ‘상하이식품박람회(SIAL China 2010)’에서 김치 전시회를 여는 등 김치의 국제적 홍보에 주력하고 있다. 새로운 트렌드의 김치 개발도 회원사 차원에서 활발히 시도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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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김순자 회장이 대표이사로 있는 한성식품은 외국인과 여행객을 위해 지난해 5월 신성장동력 박람회에서 김치 특유의 냄새를 완벽하게 없앤 동결건조김치를 선보여 참석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기도 했다. 김치 관련 특허 13개를 보유한 풍미식품 유정임 대표는 김치 개발 외에도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김치체험 관광코스 등을 개발하며 세계화에 앞장서고 있다.
핵심 기반기술 개발을 통해 김치를 명품화하기 위한 김치연구소도 정부 주도로 문을 열었다. 지난 3월 한국식품연구원 부설기관으로 세계김치연구소(소장 박완수)가 개소한 것. 사실상 ‘종합과학’의 결정체인 김치의 원료 수급, 절임, 양념에 이르는 공정과 발효, 미생물 연구와 세계화를 위한 홍보전략 수립을 병행하고 있다.
향후 세계김치연구소는 전통발효식품연구소로 확대될 전망이다. 박완수 소장은 세계김치연구소 개소식에서 “5년 후엔 김치를 포함한 장류와 젓갈 등의 전통 발효식품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독립 연구기관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김치세계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제조, 유통상의 문제를 해결하고 관련단체 난립에 따른 혼선을 피하기 위해 최근 협회와 연구소들이 손을 잡는 추세다. 실제로 세계김치협회와 세계김치연구소도 지난 6월 25일 김치 표준화 및 품질관리 개선을 위한 공동연구를 수행하고, 김치 기술 및 제조 현장 정보를 상호 교류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최근 김치세계화의 포커스는 ‘주식화(主食化)’ 연구에 쏠리고 있다. 이미 김치업계나 전문가들 사이에선 온갖 영양소와 부재료가 포함된 ‘완전식품’으로서 김치에 주목하고 있다. 이는 결국 세계 각국에서 현지화한 김치 개발의 당위성과 맥을 같이한다.
지난해 상하이식품박람회에서 농림수산식품부와 세계김치협회가 선보인 브로콜리김치, 콜라비김치, 아스파라거스김치, 초콜릿 김치 등이 그 연장선에 있는 아이디어 상품들이다. 앞으로 본래의 풍미만을 고집하지 않는 김치의 무한 변신이 기다려진다.
글·유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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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