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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091121호

미용관광 - 한국 가면 예뻐진다




중국 상하이에 사는 여대생 양린(22) 씨는 두 달 전 한국을 방문해 서울 강남구 삼성동 이미지성형외과에서 망설이던 가슴확대수술을 했다. 이 병원에서 먼저 보톡스와 필러 시술을 한 친구 소개로 한국행을 결심한 것이다.
 

한국에 도착한 지 이틀째에 수술을 받은 양 씨는 하루 병원에 입원해 경과를 보고 다음 날부터 병원 인근 호텔에 머물면서 사후관리를 받았다. 가슴수술을 위해 총 일주일간 한국에 머물다 귀국한 양 씨는 요즘도 e메일을 통해 병원 측에 가슴 관리에 대해 문의하거나 ‘수술 결과가 아주 만족스럽다’는 내용의 글을 보내고 있다.
 

이미지성형외과 이홍기 원장은 “2, 3년 전부터 본토 중국인들이나 미국 거주 중국인, 혹은 일본인들이 주로 입소문을 듣고 우리 병원을 찾고 있다”며 “중국인의 경우 한국 성형수술이 비용은 중국보다 고가이지만 실패 확률이 낮고 환자의 만족도가 높다는 점, 일본인의 경우는 비용이 저렴하다는 점 때문에 한국 병원을 찾는다. 대개 처음에는 외국에서 수술받는 것을 망설이지만 막상 수술받고 나면 내국인들보다도 더 만족해한다”고 전했다. 이 병원에서는 외국인 환자들을 위해 중국어, 영어를 구사하는 간호사들을 새로 채용하기도 했다.

 


 

최근 한류(韓流)에 큰 영향을 받아 아시아 여성들의 한국 미용관광이 늘고 있다. 한국 드라마를 즐기는 아시아 여성들이 한국 드라마 주인공들을 미의 기준으로 삼아 한국 성형외과나 피부과를 찾는 것을 꿈꾸는 것이다. 중국이나 대만, 홍콩, 싱가포르, 일본 등지에서 온 의료관광객들은 서울 명동과 강남의 성형외과 집중지역인 ‘뷰티벨트’를 찾고 있다. 부산, 인천 등 외국인 발길이 많은 지역에도 ‘프티(작은) 뷰티벨트’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의 대학병원들은 최첨단 시설과 뛰어난 의료기술,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시술비 등을 앞세워 외국인 환자들을 유치하고 있다. 지난 10월 20일까지 정부로부터 외국인 환자 유치 등록증을 발급받은 의료 기관은 1천3백1곳에 이른다.
 

지난 5월 의료법 개정에 이은 의료관광 비자제도 도입으로 한국을 찾은 의료 관광객들이 크게 느는 추세다. 2007년 7천9백명에서 지난해 2만7천명으로 늘었고, 올 연말까지 5만명이 진료와 관광을 목적으로 입국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해외환자 유치에 있어 ‘미용 분야’의 대표 병원으로 자리매김한 곳이 아름다운나라 성형외과피부과다. 2000년 서울 명동에서 개원할 때부터 내국인뿐 아니라 외국인 환자까지 타깃으로 삼은 이 병원은 현재 국내에서 운영하는 7개 지점 외에 중국 베이징에 2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국내 지점에만도 2007년 1천여 명, 2008년 1천3백여 명의 해외환자가 다녀갔다.
 

아름다운나라 성형외과피부과 이상준 원장은 “의료란 신뢰가 바탕이 돼야 한다. 그렇지만 아직 의료 분야에서 한국의 국가 브랜드가 정립되지 않아 한국 의료에 대한 인지도가 높지 않아 아쉽다”면서 “정부는 국가 브랜드로서 홍보를 하고, 병원들은 한번 방문한 해외환자에게는 ‘2백 퍼센트’ 만족시켜 한국 의료를 더욱 널리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름다운나라 성형외과피부과에 따르면 이들 ‘미용 관광객들’은 원정 수술을 할 정도로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계층들이어서 약 일주일간 머물면서 미용성형 비용으로 1백만에서 3백만원을 쓴다. 그러고는 패션과 액세서리, 화장품 쇼핑 비용으로 그에 버금가는 돈을 지불한다.
 

더욱 부가가치가 높은 고가의 시술은 대학병원에서 하는 중병 진료다. 각 대학병원들이 특정부위 진료, 한방진료 등을 내세워 특화전략을 세우고 있는 가운데 서울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국제진료센터는 세계 최고 수준의 로봇시술을 앞세워 러시아, 중국, 베트남 등지의 부호 환자들이 찾는 곳으로 유명하다.

 


 

2007년 수술로봇 다빈치를 들여온 세브란스병원은 올 11월 초까지 무려 3천2백 건의 시술 건수를 자랑하며 세계의 ‘로봇수술 메카’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갑상선암 로봇수술은 2년 만에 1천 사례를 돌파해 세계 최다 수술사례를 발표했다. 수술 부위 절개를 최소화하는 최소침습수술이 장점인 로봇수술은 갑상선암 이외에 대부분의 암으로 확대되고 있다. 수술비용이 선진국보다 저렴한 데다 시술기술까지 뛰어나니 로봇수술을 선호하는 외국 부호들이 한국을 찾는 것은 당연하다.
 

세브란스병원 국제진료센터의 박찬신(44·내과) 교수는 “싱가포르 병원을 찾았다가 그쪽에서 치료를 못하고 우리 병원에서 완치가 된 외국 부호의 사례도 있다”며 “러시아나 중국 등 인근 국가는 물론 사우디아라비아 같은 중동지역에서도 우리 병원을 찾고 있다. 우리는 이들이 한국 의료관광의 확산 고리가 될 수 있도록 왕족과 같은 대우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의료관광이 뜨면서 외국인 환자를 위한 의료코디네이터, 외국인 환자 통역 등 새로운 직종도 덩달아 뜨고 있다. 여러 단체와 학교 등에 의료코디네이터 양성과정이 개설되고 있다.
 

사단법인 한국의료관광협회 신영훈 회장은 “우리보다 앞서 의료관광이 시작된 태국 등은 관광자원을 바탕으로 휴양과 건강검진을 결합한 의료관광 상품의 인지도를 높였다”며 “우리는 우리의 강점인 미용성형을 ‘스타 종목’으로 키워 인지도를 높인 다음 다른 분야까지 의료관광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신 회장은 또 “넓게 보아 건강관리산업은 고부가가치 경제활동으로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크므로 제반 환경 조성을 위한 정부의 노력도 필요하다. 앞으로 의료 분야는 제2의 정보기술(IT)이 되어 한국의 브랜드 가치를 높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글·박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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