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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성폭력 대처법과 이용 가능한 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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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런 일이… 남 얘기가 아니었어요.”

경기도에 사는 주부 오숙현(가명·44) 씨는 아직도 가슴이 두근거린다. 며칠 전 아들 지훈(가명·8)이와 딸 예나(가명·5)가 놀이터에서 돌아오자마자 울음을 터뜨린 일 때문이다. 평소 오 씨는 아이들이 밖에서 노는 걸 좋아해 아파트 앞 놀이터에서 놀도록 했다.

지나다니는 사람도 많고 늦지 않은 오후 시간이라 안심했다. 그런데 사건은 뜻하지 않게 터졌다. 소변을 참지 못한 예나가 놀이터 근처 으슥한 곳으로 가자 중학교 1학년짜리 남자애가 따라나선 것이다. 지훈이는 모르는 형이 동생에게 이상한 짓을 하는 것을 보고도 너무 놀라서 그저 가만히 서 있었다.





 

집 현관 앞에서 울음범벅이 된 아이들을 본 오 씨는 당황했지만 침착하게 물어 상황을 파악했다. 그러나 오 씨는 아이들에게 구체적으로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할지 몰라 난감했다. 결국 아동 성폭력 피해 지원센터로 전화를 걸었다.

아동 성폭력은 점점 늘고 있다. 지난해 경기 해바라기아동센터에는 2백56건의 사례가 접수됐다. 이 가운데 81퍼센트가 성폭력 피해 의심 사례다. 피해 어린이는 만 7세 이하 유아가 40퍼센트, 만 8세부터 13세 미만 초등학생이 42퍼센트로 서로 비슷한 수준이다. 어린이의 나이와 관계없이 성폭력 사건은 빈번히 일어난다는 걸 알 수 있다.

아이의 성폭력 피해 사실을 인지했다면 부모의 초기 대응이 중요하다. 이때의 빠른 대처가 아이의 정신적, 신체적 피해 정도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건을 은폐하거나 임의로 해결하려 하지 말고 피해 사실을 알게 된 즉시 전문기관에 문의해 상담하고 신고해야 한다.

또한 부모는 차분한 태도로 아이의 불안한 심리를 진정시켜야 한다. 일단 아이에게 “네 잘못이 아니야”라고 강조한 뒤 “지금의 상황은 함께 노력하면 극복할 수 있다”고 재차 말해준다.

경기 해바라기아동센터에서 피해 상담 접수를 맡고 있는 김진(42) 간호사는 “피해 사실을 알게 될 경우 해바라기아동센터, 여성긴급전화 1366, 성폭력상담소 등에 연락해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아이의 신체적 부상이 클 경우 피해 발생 48~72시간 이내 입은 옷 그대로 몸을 씻기지 않고 가능한 한 빨리 증거를 채취하기 위해 원스톱지원센터를 방문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처럼 성폭력 의심 증거를 보존하는 일은 가해자 식별의 주요 단서가 되므로 잊지 말아야 한다. 가해자의 체모, 흉기 등 증거물품은 종이봉투에 넣어 보관하고 성폭력 피해 현장은 수사를 위해 훼손하지 않는다.

부모가 적절한 초기 대응을 마쳤다면 아동 성폭력 피해 지원센터의 전문가 조언과 프로그램에 따라 행동한다. 현재 13세 미만 성폭력 피해 어린이와 가족 등을 지원하는 해바라기아동센터는 서울, 경기 지역을 비롯해 10곳에 자리하고 있으며 이 밖에도 전국에 원스톱지원센터, 성폭력 전담 의료기관들이 마련돼 있다.

해바라기아동센터는 의료, 법적 지원을 비롯해 피해 어린이와 부모에게 심리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여기에 아동 성폭력 예방을 위한 교육과 홍보, 성폭력 가해자에 대한 교정치료도 진행하고 있다.

17개소가 문을 연 원스톱지원센터는 어린이와 여성 성폭력 피해자를 대상으로 한다. 모두 병원 안에 자리해 긴급상황 시 빠른 구조를 받을 수 있다.


 글·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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