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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한 달에 한 번 이상 가족여행을 할 만큼 여행 마니아인 강여진(45·서울 도봉구 창동) 씨의 세 가지 여행 콘셉트는 걷기, 자전거, 캠핑이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불편한 곳은 차를 몰고 가지만 현지에서는 반드시 자전거를 타거나 걸어 다닌다. 또 펜션이나 호텔에서 숙박하지 않고 텐트를 치고 야영을 한다.

지난 5월 전남 신안군 증도에 갔을 때도 자전거를 타고 다녔다. 강 씨는 “자전거를 타거나 걸어 다니면 자연을 더 잘 볼 수 있는데, 슬로시티에 와서도 자동차를 타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아 증도가 교통체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캠핑을 하는 이유도 자연과 더 가깝게 지내기 위해서다. 강 씨는 “캠핑을 하려면 숙박과 취사에 필요한 짐을 챙겨야 하고 씻는 것도 불편하지만 자연 속에서 느끼는 즐거움에 비하면 아주 사소한 불편”이라고 말했다.





 

“증도에서는 우전해수욕장에 텐트를 쳤어요. 해수욕장 뒤에 있는 소나무 숲을 걸을 때 얼마나 고즈넉하고 상쾌한지, 해지는 저녁 바닷가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밤하늘의 별이 얼마나 총총한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즐거움이죠.”

불환삼공지락(不換三公之樂)이란 옛말이 있다. 자연 속에서 느끼는 즐거움은 영의정, 좌의정, 우의정 벼슬과도 바꾸지 않는다는 뜻이다. 항상 바쁘고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도시인들에게 자연으로 떠나는 여행은 불환삼공지락을 느낄 수 있는 귀한 기회다.

먹고사는 문제에 매달렸던 시절을 지나 1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 시대에 접어들면서 여행의 모습도 달라지고 있다. 유명한 곳을 찾아다니며 많이 보고 많이 쓰는 여행에서 자연의 아름다움을 즐기는 여행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또 지구온난화와 전 세계적 환경재해에 대한 위기의식도 녹색여행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녹색여행은 유흥과 위락 중심 또는 대규모 관람형 여행에서 벗어나 자연의 평화로움과 아름다움을 느끼고 농촌체험과 자연관찰 등을 즐기는 여행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는 관광객이 환경보전에 참여하고 관광으로 인한 수익을 생태계 보전에 사용하는 생태여행, 관광이익을 지역주민에게 환원하려는 공정여행 등도 포함된다.
 

녹색여행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자연을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여행하는 동안 환경파괴나 오염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따라서 녹색여행에는 환경을 고려한 여행지 개발, 에너지 절감형 시설, 다양한 프로그램 못지않게 여행하는 사람들의 인식이 우선돼야 한다.

따라서 녹색여행을 하기로 했다면 비행기나 자가용보다는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더 나아가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자전거 여행이나 도보 여행을 해보자. 유엔세계관광기구에 따르면 2005년 여행으로 인해 발생한 이산화탄소 13억7백만 톤 가운데 항공이 40퍼센트, 자동차가 32퍼센트를 차지했을 만큼 이동수단에서 많은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

또 여행지에서는 전기와 수돗물을 내 집에서처럼 아끼기, 일회용품 사용하지 않기, 쓰레기 함부로 버리지 않기, 낚시나 산림훼손 등 생태계에 직접 영향을 끼치는 행동 하지 않기 등을 실천할 필요가 있다.

이처럼 녹색여행을 하자면 작은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하지만 편리한 자가용을 두고 자전거를 타거나 걷고,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으며 쓰레기를 모아 가져오면서 자연과 함께하는 안온함, 내 손으로 지구를 지킨다는 뿌듯함을 얻을 수 있다.

서울대 산림과학부 김성일 교수는 “녹색여행은 많이 돌아다니며 많이 보는 여행이 아니라 가까운 곳에 오래 머무는 여행, 그 지역의 생태와 문화를 이해하고 보존하며 나아가 교류하는 여행”이라며 “앞으로는 모든 여행이 녹색여행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에 맞춰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이혜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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