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 명실상부한 민주주의 실현
사회: 올해로 우리나라가 건국 60년을 맞습니다. 건국 60년의 의미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이수길(60): “건국 60년을 맞는 우리 헌정사는 1950년 6월 25일 일어난 한국전쟁과 민주화 투쟁 등으로 점철된 시련과 굴곡의 역사였습니다. 무엇보다 1987년 6월 민주항쟁 이후 이 땅에 명실상부한 민주주의가 자리 잡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특히 세계인이 감탄한 눈부신 경제성장도 큰 의미를 갖습니다.”
이호진(10): “‘우리나라도 많이 늙었구나’라고 생각해요. 예순 살이면 할아버지라고 할 수 있잖아요.”
임혜진(20): “저도 사실 건국 60년에 대해 깊이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여기 참석하기 전에 또래들에게 물어봤는데 다 마찬가지더라고요. 하지만 길지 않은 역사를 지닌 우리나라가 이만큼 성장하는 데에는 역사 안에 저력이 숨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김수형(40): “정신없이 앞만 보고 달려왔지요. 하지만 그만큼 경제도, 민주주의도 발전했잖아요. 여기서 멈추지 않고 더 달려야 하지 않겠어요.”
신원(30): “그러나 빠르게 성장한 만큼 소외계층이 생기는 것 같아요. 저희 가족만 해도 추구하는 삶의 가치가 달라요. 저는 90년대를 대표하는 ‘X세대’에 속합니다. X세대는 풍요로운 생활을 할 수 있었죠. 저희 어머니는 그런 저를 보며 ‘우리 때에는 가난에서 벗어나는 게 소원이었다’며 이해하지 못하세요. 또 지금 제가 가르치고 있는 학생들은 글로벌화, 세계화를 목표로 공부합니다. 확실히 사회가 단계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만큼 내부적으로 분열도 생기는 것 같아요.”
이완규(50): “확실히 선생님이라 말씀을 잘하시네(웃음). 우리 50대는 건국 60년이 큰 의미를 지닙니다. 1950년 한국전쟁 이후 베이비붐 세대잖아요. 살아오면서 경쟁도 많았고 변화도 컸지요. 또한 대학생 때는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겪었고, 지나서 살 만해지니까 40대 때 IMF가 찾아왔어요. 사업하던 친구들이 많이 힘들었죠. 그래도 저나 제 친구들은 이 정도면 다들 열심히 살아온 결과가 아닌가 생각해요. 대한민국, 한 80점 줘도 되지 않을까요.”
# 월드컵 응원 때 한 민족 유대감
우리 민족은 예로부터 흰 옷을 즐겨 입어 ‘백의민족’으로 불리기도 했다. 조용한 아침의 나라에 사는 백의민족, 오랫동안 한국을 대표하는 이미지였다. 그러나 요즘은 외국인들에게 한국에 대해 물어보면 2002년 전 세계를 놀라게 한 붉은 악마 물결을 떠올린다. 월드컵 이후 한국의 이미지는 ‘다이내믹 코리아’, ‘스파클링 코리아’로 변하고 있는 것. 그렇다면 2008년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 스스로는 한국과 한국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사회: 살면서 ‘아, 내가 한국인이구나’라고 느껴본 적이 있으신가요.
임혜진(20): “고등학교 2학년 때 미국 여행을 한 적이 있어요. 그때 우연히 어느 식당에서 한국인 부부와 같은 테이블에 앉게 됐는데, 한국인이란 이유만으로 금방 친해졌어요. 처음 본 사람과 깊은 대화를 나누는 제 모습을 보면서 신기하기도 하고 ‘이런 게 같은 민족이로구나’ 느꼈습니다. ”
이호진(10): “전 독도가 자기 땅이라고 우기는 일본인들이 미워질 때요. 요즘 또 다시 독도 문제가 불거지고 있잖아요. 독도가 우리 땅이라는 건 나도 알고 있는데…. ”
김수형(40): “(하하) 평소에는 제가 한국인이라는 점을 잘 못 느끼죠. 하지만 외국과 축구경기가 있을 때면 종종 느낍니다. 아무래도 뭉쳐 있으면 한국인이라는 유대감이 생기는 듯해요.”
신원(30):“2002년 월드컵 당시 대단했죠. 저도 서울광장에 모여 있는 붉은 악마 사진을 보면 가슴이 뜨거웠어요. 얼마 전에는 신혼여행으로 해외에 갔었는데 해외 사람들이 월드컵 덕분인지 한국을 많이 알고 계시더라고요. 또 박지성 선수,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알고요. 해외에서 한국을 스타나 몇몇 인물 중심으로 알고 있는 점이 아쉬워요.”
이완규(50): “뭉쳐 있을 때나 개개인으로 있을 때나 한국인은 강해요. 제 또래 친구들이 유독 이민을 많이 갔는데 지금 어딜 가든지 다 잘살고 있습니다. 다만 한국인처럼 잘 뭉치는 민족도 없다며 심심해하곤 하더라고요. 특히 술자리, 한 번 시작하면 끝을 보잖아요(웃음). 그런 점에서 저는 끈끈한 정이 있는 한국인이 좋아요.”
사회: 여러분들은 한국인이라고 자부심을 느꼈을 때가 언제였나요. 또 한국이 다른 나라와 비교해 좋은 점은 무엇일까요.
이수길(60): “저는 1950년 한국전쟁과 권위주의의 시련을 이겨내고 민주화와 세계 13번째 경제 대국을 이룩한 우리나라가 대견스럽습니다.”
김수형(40): “외국에는 총기사고가 많잖아요. 그에 비하면 우리나라는 안전해서 좋아요.”
임혜진(20): “맞아요. 우리나라만큼 치안상태가 안전한 나라도 드문 것 같아요. 간혹 밤늦게 귀가할 때마다 무섭긴 하지만, 그래도 아직은 안전한 것 같아요.”
이수길(60): “치안뿐만이 아니라 지진, 토네이도 등으로부터도 안전한 나라예요. 가까운 일본이나 중국만 봐도 지진 피해가 심하잖아요.”
이완규(50): “그런 점에서도 우리나라는 참 축복 받은 곳이에요. 저는 한국 하면 수려한 금수강산이 떠오릅니다. 서울 같은 도심에 북한산, 관악산 등 좋은 산이 이렇게 많은 나라도 드물지 않나 싶습니다.”
# 의식수준 함께 높아져야 선진국
1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 교역규모 7천억 달러의 세계 11위 무역 대국이자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규모 세계 13위. 건국 60년을 맞은 한국의 경제 성적표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후진국에 대한 공적개발원조(ODA)가 OECD 가입국 중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우수논문 저자 배출 순위(HCR 순위)는 세계 27위에 그친다. 미국의 한 여론조사 기관에서 지난해 OECD 회원국을 포함한 세계 30개국을 대상으로 독서량을 조사한 결과 우리나라는 꼴찌를 차지하기도 했다. 건국 60년, 한강의 기적을 일으키며 무서운 속도로 달려온 한국. 선진국이라고 하기에 어딘가 2% 부족하다.
사회: 우리나라는 선진국일까요. 선진국의 기준을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임혜진(20):“선진국을 정하는 수치적 기준은 GDP 등이 있겠지요. 하지만 경제를 비롯해 정치적으로도 안정이 되어야 선진국이라고 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나라는 정치적으로 안정되려면 부정부패 같은 게 완전히 사라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수길(60): “얼마 전에 한 신문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들은 우리나라의 선진화 수준을 10점 만점에 평균 5.6점 정도로 평가하더군요. 선진국 예상 시기는 10년 이내 진입이란 대답이 42.9%를 차지하고요. 저도 비슷해요. 아직 선진국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완규(50): “저 역시 아직은 아니라고 봅니다. 국민 개개인 모두가 스스로 교양 있고 수준 있는 사람들이란 자부심이 들 때 그때가 바로 선진국이지요.”
김수형(40):“사람들의 의식 수준이 ‘선진국이냐, 아니냐’를 정하는 기준이 아닐까요. 아무리 나라가 발전해도 사람들의 의식 수준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 진정으로 ‘잘사는 나라’, ‘살 만한 나라’라고 할 수 없죠.”
사회: 그렇다면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되기 위해 고쳐야 할 점이나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이수길(60):“빈부격차와 이념 문제가 우리 사회의 가장 심각한 갈등 요인인 것 같아요.”
김수형(40): “저는 주인의식과 배려하는 마음을 길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완규(50): “지금보다 더 철저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바탕으로 한 경쟁사회로 나아가야겠지요. 하지만 문화적으로는 평등한 사회가 됐으면 좋겠어요.”
신원(30):“지금 우리나라 상황은 조선시대 실학자들이 변화와 공생 사이에서 고민했던 것을 반복하는 듯해요. 내가 잘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 같이 잘사는 것도 중요하지요. 저를 비롯해 우리나라 사람들은 자신보다 잘나가는 사람을 보면 배 아파하는 경향이 많아요(웃음). 시기하고 질투하고 방해하기도 하죠. 그러면 결국 다 같이 하향 평준화를 걸을 수밖에 없어요. 자기 책임을 다하고 권리를 주장해야 합니다.”
임혜진(20): “정(情) 문화나 집단주의는 우리나라의 강점이자 약점이라고 생각해요. 좀 더 이성적인 사회가 필요합니다.”
사회: 대한민국의 미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계십니까.
신원(30):“우리나라의 미래를 밝다고 생각은 하지만 이따금 학생들을 보면서 드는 생각이 있어요. 요즘 이혼가정이 늘다 보니 성적 문제는 둘째 치고 정서가 불안한 아이들이 많아요. 이런 아이들이 자라서 사회의 중추적 역할을 할 때 과연 이 나라가 행복할 수 있을까요. 자기 공동체에 대한 배려에서부터 국가 경쟁력이 생깁니다.”
임혜진(20): “지금 우리는 선진국으로 가는 과도기 정도 되는 듯해요. 자연스럽게 문제가 해소되진 않겠지만 노력하면 되겠지요. 저는 한국의 미래는 밝다고 생각합니다.”
김수형(40): “항상 그러한 희망을 갖고 살아야죠. 미래는 밝다고 생각하고 서로서로 노력하면 안 될 일이 없죠.”
이호진(10):“저도 모든 사람이 행복한 세상이 됐으면 좋겠어요.”
이완규(50): “걱정 마세요. 아마 호진이가 어른이 됐을 즈음이면 우리나라는 이미 선진국이고 다 잘살 겁니다. 그때는 선진국이 된 한국을 어떻게 하면 좀 더 발전시킬 수 있을까 고민해야겠지요. 그건 자라는 꿈나무의 몫입니다. 젊은 세대들이 잘 이끌어 줬으면 좋겠어요.”
이수길(60):“맞아요. 우리는 이제 일자리 구하기도 힘든 나이예요(웃음). 60대가 할 수 있는 일은 꽃 배달, 신문 배달, 아르바이트 같은 일밖에 없어요. 일자리 창출, 고령화사회 문제 등 세심한 부분까지 정부가 노력해야 미래가 밝습니다.”
사회: 개인적인 소망이 있다면.
이수길(60):“소망이래 봐야 뭐 있겠어요. 건강하게 사는 게 최고입니다. 지금 하루에 운동을 2시간씩 하고 있어요. 휴일이면 산에도 자주 갑니다. 여러분도 산에 자주 가시죠.”
이완규(50): “그럼요. 저는 은퇴 아닌 은퇴를 하고 반 산악인처럼 지낼 정도입니다. 건강이 가장 중요합니다. 건강 문제가 결국 남은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지 좌우하지요.”
김수형(40): “전 아직은 하고 있는 일이 우선이에요. 지금 같은 경제상황이 계속되면 제가 하고 있는 제지 사업 분야가 가장 큰 타격을 입습니다. 하지만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죠. 그런 면에서 안정적인 직업인 교사를 하고 있는 신원 씨가 부럽습니다.”
신원(30): “저도 그럴 줄 알았는데 교사도 마음이 편한 직업은 아니더라고요. 요즘 학교에서는 아이들에게 공부를 가르칠 필요가 없는 것 같아요. 사교육 때문에 아이들이 공부를 다 잘하거든요. 그래서 저는 아이들에게 공부보단 미래에 대한 동기 부여를 시켜줄 수 있는 교사가 되고 싶어요.”
임혜진(20): “아직 대학교 1학년이긴 하지만 미래는 정말 불투명한 것 같아요. 제 꿈은 중문과 전공을 살린 통역관입니다. 지금부터 영어와 중국어 공부를 열심히 해야죠.”
이호진(10):“제 꿈은 소방관이에요. 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구하고 싶어서요.”
김수형(40): “사람들의 생명을 구하는 건 의사도 할 수 있는데요. 어쩌면 더 많은 생명을 구할지도 몰라요. 소방관 되려고 따로 준비하는 것이 있나요”
이호진(10): “하루하루 열심히 사는 게 중요하죠. 별거 있나요.”
열 살배기 이호진 군의 담담한 마지막 말에 모인 사람들 모두 웃음을 터뜨렸다. 하루하루 열심히 살기. 누구나 알고 있지만 누구나 실천하지 못하는 ‘성공으로 가는 길’이다. 건국 60년, 대한민국의 평범한 사람들이 열심히 산 덕분에 이만큼 달려올 수 있었다. 앞으로 60년을 위해 오늘도 대한민국의 평범한 사람들은 뛸 준비를 한다.
K-공감누리집의 콘텐츠 자료는 「공공누리 제4유형 : 출처표시 + 상업적 이용금지 + 변경금지」의 조건에 따라 자유롭게 이용이 가능합니다. 다만, 사진의 경우 제3자에게 저작권이 있으므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콘텐츠 이용 시에는 출처를 반드시 표기해야 하며, 위반 시 저작권법 제37조 및 제138조에 따라 처벌될 수 있습니다.
[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