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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추가협상 결과 - 車 양보하고 양돈·제약·비자 얻었다




 

한미 FTA가 드디어 타결됐다. 한미 FTA 추가협상 합의 내용은 자동차, 돼지고기, 복제의약품 등 세 가지 분야로 압축된다. 전체적인 틀에서 보면 자동차 분야에서 미국 측에 상당 부분 양보했고, 대신 돼지고기와 복제의약품 규정에서 우리 쪽에 유리한 결론을 얻어냈다.

덤으로 미국 파견근로자의 비자도 연장하는 이득을 얻었다. 이익의 균형 여부는 숫자상으로 계량해 측정하기 어렵지만 서로 이익 균형을 모색한 결과였다.

외교통상부 발표에 따르면 양국은 모든 승용차를 대상으로 관세를 4년 뒤 상호 철폐하기로 했다. 미국은 현행 관세 2.5퍼센트를 발효 후 4년간 유지한 뒤 5년째 되는 해에 철폐하고, 한국도 발효일에 현행 관세 8퍼센트를 일단 4퍼센트로 인하해 4년간 적용한 뒤 5년째에 없앤다. 현재 양국이 2012년 1월 1일 발효할 예정으로 순조롭게 비준 절차가 진행되면 2016년 1월 1일에 모든 승용차 관세가 사라지게 된다.

차세대 승용차인 전기차(EV)는 한국의 경우 발효일에 우선 관세 8퍼센트를 4퍼센트로 인하한 뒤 한국과 미국(현행 관세율 2.5퍼센트)이 4년간 균등 철폐에 나서게 된다. 애초 규정은 9년간 균등 철폐였다.
 

하지만 전기차에서는 미국 제너럴모터스(GM) 등이 기술력이나 시장 지배력에서 우리 업체보다 앞섰다는 평가가 많아 손실이 더 클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또 화물 자동차는 발효 후 7년간 유예한 뒤 2019년부터 2년간 균등 철폐에 돌입하게 된다.

하지만 자동차 관세 문제에 한해 미국 측 요구를 들어주되 우리 쪽도 관세를 즉시 없애지 않아 미국과 동일하게 4년이라는 시간을 버는 상호주의 원칙을 지켰다고 볼 수 있다.

양국은 또 2007년 협정문에는 없었던 자동차 관련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규정을 이번에 신설했다. 이에 따라 미국은 한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이 급증할 경우 세이프가드를 발동할 수 있게 됐다.







 

일반 세이프가드의 적용 기간은 10년이지만 자동차 세이프가드는 관세 철폐 이후 10년간 발동 가능하다. 세이프가드를 발동할 경우 최대 4년간 유지할 수 있고 횟수 제한도 없다. 다만 미국 측이 애초 요구한 ‘심각한 피해(Serious Damage)’ 발생 시 발동할 수 있다는 문구는 삽입되지 않았다. 주관적 판단에 따른 무차별 발동을 막기 위한 조치다.

자동차와 관련한 새로운 규정을 도입할 경우 한국은 미국 업체가 적응할 수 있도록 공포일부터 시행일까지 12개월의 유예를 두기로 했다. 이는 통상 6개월의 유예기간보다 긴 것이다. 다만 이산화탄소 연비 기준은 사후 검토를 통해 규제의 타당성을 점검한 후 이행검토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완성차 쪽에서 상당 부분 미국의 요구가 관철됐지만 자동차 부품은 우리 쪽의 실질적 이득을 지켜냈다. 부품에 대해선 현행 합의대로 관세가 발효 즉시 철폐되기 때문. 또한 세이프가드는 부품에는 적용되지 않아 자동차 부품업체들의 피해도 덜었다.

의약품, 화장품 등 보건의료상품은 최장 10년 안에 관세(약 8퍼센트)가 철폐된다. 이에 따라 국내 소비자는 싼 가격에 미국 의약품을 구입할 수 있게 된다. 이번 추가협상에선 ‘의약품 허가·특허 연계제도’에 따른 이행 의무를 협정 발효 후 3년간 유예하기로 합의했다.

의약품 허가·특허 연계제도란 미국 유럽 등 다국적 제약사가 주로 갖고 있는 오리지널 의약품의 특허권 보호를 강화하기 위한 제도로, 국내 제약사가 오리지널 의약품의 복제약(제네릭) 제조를 허가해달라고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청에 신청하면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이 사실을 특허권을 가진 미국 기업에 통보하는 것을 말한다.

이때 특허권자가 순순히 승낙하면 그만이다. 하지만 이의를 제기했는데도 불구하고 국내 제약사가 복제약 생산을 강행하면 소송으로 가고 그 경우 소송이 해결될 때까지 허가권자가 국내 업체에 복제약 제조 허가를 금지하게 된다. 당초 협정에서는 18개월 유예토록 했으나 이번 추가 협상에서는 유예기간을 3년으로 늘렸다.

외교통상부 홍정기 통상협력과장은 “3년간 유예기간을 얻게 됨에 따라 국내 제약산업의 복제의약품 출시 지연에 따른 피해액을 그만큼 줄일 수 있게 됐으며 나아가 국내 제약산업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준비기간을 확보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미국산 냉동육 돼지고기 관세 철폐 시기가 2014년에서 2016년으로 연장된 데 대해 관련단체는 환영하는 분위기다. 양돈농가가 최근 경영난을 겪고 있는데 2년 동안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한 데 대해 안도한다는 입장이다.

대한양돈협회는 성명서를 통해 “수입개방의 고통을 고려하여 한미 통상장관 협의 과정에서 미국산 돼지고기의 관세 폐지 시한을 2년간 연장한 데 대해 매우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축협조합도 “한미 FTA 추가협상에서 쇠고기의 추가 개방을 막아내고 냉동 돼지고기 관세 철폐 시기를 연장하는 등 우리나라 축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에 고마움을 표한다”고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글·신헌철 박기효 김병호(매일경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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