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한미 FTA 추가협상이 타결됨에 따라 국내 소비자들에게 끼치는 영향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국내 업계도 산업별로 이해득실을 따지고 있다. 소비자 선택에 큰 변화가 생기는 만큼 유통업계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제약업계에서는 ‘허가·특허 연계제도’ 시행이 유예돼 3년의 시간을 벌게 됐다.
이번 추가협상이 양국 의회의 비준을 얻어 예정대로 2012년 1월 1일(이르면 내년) FTA가 발효된다면 전체 상품의 90퍼센트 이상이 관세를 3년 이내에 철폐해야 한다.
일부 농산물 등 민감한 품목은 관세 철폐 기한을 10년 이상으로 하는 등 보완장치를 두고 있지만 대부분의 상품 관세가 철폐됨으로써 수입제품 가격 인하로 소비자들이 혜택을 볼 것으로 보인다.
이번 추가협상에서 미국산 냉동육 돼지고기에 대한 관세 철폐 시기는 2014년 1월에서 2016년 1월로 2년 늦춰졌다. 2016년부터 국내 소비자들은 국산 돼지보다 60퍼센트가량 저렴한 미국산 돼지고기를 먹을 수 있게 된다.
현재 미국산 돼지고기 냉동목살 도매가격은 수입 단가(2천7백81원)에 이윤과 제비용을 더해 1킬로그램에 3천8백10원 정도에 팔리고 있다. 이것이 2016년부터 25퍼센트 관세가 폐지되면 소비자들은 대략 킬로그램당 3천1백15원에 먹을 수 있게 된다.
과일 가격에 끼치는 영향도 클 전망이다. 롯데마트 김석원 과일담당 MD는 “현재 전체 과일 매출 중 미국산 비중이 15~20퍼센트 정도 된다”며 “FTA가 발효되면 미국산 과일의 가격 경쟁력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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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6일 기준으로 롯데마트에서 판매하고 있는 캘리포니아산 오렌지 1개(2백 그램 내외)의 가격은 8백원. 오렌지는 관세율이 50퍼센트나 되기 때문에 관세가 철폐된다고 가정하면 5백30원으로까지 가격이 떨어질 수 있다. 하지만 쌀을 비롯해 상추 등 채소와 체리, 복숭아 등은 FTA로 가격 변동이 되지 않는다.
골프 마니아들도 한미 FTA 타결 소식이 반갑다. 캘러웨이나 타이틀리스트 등 고가의 미국산 골프 클럽에 부과되는 관세 8퍼센트가 FTA 발효와 함께 철폐되면 가격에 따라 크게 혜택을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롯데백화점에서 정품 기준으로 58만원에 팔리는 테일러메이드 R9슈퍼맥스드라이버는 관세 철폐 시 53만7천원까지 떨어진다. 수백만원대인 아이언 세트의 경우에는 수십만원이 싸진다. 다만 미국 브랜드라고 해도 중국 등에서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으로 생산된 제품은 한미 FTA와 상관없다.
의류 등 공산품 소비에도 큰 변화가 있게 된다. 코치 센죤, 마이클코어스, 캘빈클라인컬렉션 등 미국산 명품 브랜드들의 값이 싸지고 일반 백화점 가격도 면세점 가격과 차이가 좁혀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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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국내에 아직 진출하지 않은 미국 브랜드의 수입이 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백인수 롯데유통전략연구소장은 “한미 FTA가 발효되면 기존의 고가 브랜드 수입 위주에서 벗어나 중저가 브랜드까지 수입품목이 다양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산 복제의약품의 ‘허가·특허 연계의무 제도’ 이행이 당초 1년 6개월에서 3년으로 유예된 제약 분야는 업계 차원에서 ‘잠정적 손실 만회’라는 이익을 얻었다. 허가·특허 연계의무 제도는 국내 제약회사가 복제약(제네릭) 제조를 허가해줄 것을 식품의약품안전청에 신청하면, 식약청이 이를 특허권을 가진 기업에 통보하도록 하는 제도다.
이때 특허권을 가진 기업이 이의를 제기하면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자동적으로 국내 기업의 복제약 제조를 허가하지 않도록 돼 있다. 이 때문에 이 제도가 이행되면 소비자들도 복제약 대신 값비싼 오리지널 의약품을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었다.
하지만 이번에 제도 이행 유예기간이 늘어나면서 당장 소비자 부담이 커지는 일은 피하게 됐다. 제약사들도 이 기간 동안 연구개발(R&D) 투자 확대로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또 유예기간 3년 동안에 특허가 만료되는 의약품에 대해서는 복제약 가격이 낮아지는 효과도 있다.
한편 미국에 지사를 둔 국내 기업 직원의 비자 유효기간도 신규 지사 창설의 경우 현재 1년에서 5년으로, 기존 지사의 경우 3년에서 5년으로 늘어나게 돼 해당 지사 직원과 가족은 비자 갱신을 위한 입출국 여행 경비를 절감할 수 있게 됐다.
글·주성원(동아일보 산업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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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