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물의 가치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춘(Fortune)>은 20세기 산업의 원동력이었던 석유는 21세기 들어 자원 고갈과 환경 파괴를 접하며 그 힘이 쇠퇴할 것이고, 21세기는 물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21세기에 물 산업이 석유산업을 추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물 산업은 각종 용수(식수, 공업용수)의 생산과 공급, 폐수 처리와 관련한 사업을 말한다. 상수도 사업이 대표적이다. 바닷물의 염분을 제거해 생활·공업용수로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해수 담수화 사업과 폐수 재활용 사업, 먹는 샘물산업, 이와 연관된 서비스업 등도 포함된다. 
인구 증가, 수질 오염, 기후변화에 따른 물 부족 심화 등으로 물 산업의 성장 속도는 날로 빨라지고 있다. 물 전문 조사기관인 ‘글로벌 워터 인텔리전스(GWI)’에 따르면 물 산업의 시장 규모는 연평균 6.5퍼센트씩 성장해 2007년 3천6백20억 달러에서 2025년 8천6백50억 달러(1천38조원)로 증대될 전망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2025년에 전 세계 물 산업의 시장 규모가 1천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물 산업이 21세기를 선도할 블루골드(Blue Gold) 산업으로 떠오른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물 산업은 플랜트, 화학, 소재산업 등 관련 산업에도 상당한 파급효과를 지닌다. 또한 전기, 가스, 통신, 교통 등 다양한 지역공공서비스 분야와 접목해 종합 서비스산업으로 발전하고 있다. 프랑스의 수질 관리 전문업체인 베올리아가 좋은 예다. 베올리아는 수도 공급회사로 출발해 물 처리, 운송, 에너지 공급, 건설, 폐기물 처리 등을 아우르는 복합기업으로 성장했다.
두산중공업, 웅진, LG전자, 삼성엔지니어링 등 국내 기업들도 물 산업에 속속 진출하고 있다. 지난 10월 방한한 압둘라 알 후세인 사우디아라비아 수전력부 장관은 “상하수도 시설 설치 및 운영과 관련한 한국 기업의 경쟁력이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우리나라는 해수담수화 부문의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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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우리 기업들이 글로벌 물 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하려면 아직 멀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윤주환 고려대 환경시스템공학과 교수는 “해수담수화 플랜트 등 일부 분야를 제외하면 한국의 물 산업 관련 기술은 선진국의 70퍼센트 수준”이라며 “특히 스마트 상수도 지능형 상수관망, 정수처리 지능형 플랜트 등 정보기술(IT)을 활용한 첨단 분야는 선진국의 55~65퍼센트 수준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건설, 플랜트 시공 분야에서도 경험은 많지만 상하수도 운영, 자금 확보능력 등 토털 솔루션 서비스 역량은 미흡한 실정이다. 더욱이 국내 물 산업의 내수시장 규모는 1백1억 달러로 세계시장의 2.1퍼센트에 불과하고, 해외 물 사업 실적도 2008년 기준 15억 달러로 세계시장의 0.3퍼센트에 그치고 있다.
세계 물 시장을 이끌고 있는 다국적 기업들은 해외사업 비중이 높다. 글로벌 로펌인 핀센트 메이슨스의 조사에 따르면 세계 10대 물 기업 중 7곳이 유럽 회사로 업계 1, 2위인 프랑스의 베올리아와 수에즈는 해외사업 비중이 80퍼센트를 넘는다. 이 밖에 스페인, 영국, 독일, 브라질, 중국 등의 10개 회사가 세계시장의 29퍼센트를 점유하고 있다.
물 시장에 튼튼하게 뿌리내린 세계적인 물 기업들은 토털 솔루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공통점도 갖고 있다. 물 관련 컨설팅부터 건설, 에너지 공급, 금융 투자, 사후관리까지 모든 것을 책임지는 것이다. 각국 정부도 물 시장을 선점하려고 기업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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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는 1870년대부터 자국 상하수도 시설을 통합·광역화하고 물 시장을 민간에 개방했다. 프랑스 기업들은 이를 통해 쌓은 다채로운 경험을 발판으로 세계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자국 기업을 키우기 위해 물 산업 프로젝트에 반드시 자국 기업을 참여시킨다. 중국은 자국 물 산업을 보호할 목적으로 외국 자본 참여를 50퍼센트 이내로 제한한다.
우리 정부도 최근 물 산업 육성전략을 마련해 본격적인 지원에 나섰다. 물 산업 육성전략은 물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기술 개발과 상용화를 지원하고, 물 전문기업이 공공기관과 협력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고, 기업의 해외 진출을 돕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현인환 단국대 토목환경공학과 교수는 “정부의 물 산업 육성전략이 우리 기업들의 세계시장 진출에 기폭제 구실을 할 것으로 본다”면서 “다만 중소기업들도 시장 정보를 수집하고 해외 진출을 원활히 할 수 있도록 돕는 전담 조직이 만들어져 체계적으로 지원한다면 우리의 물 산업 경쟁력이 크게 향상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글·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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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