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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실업’ 위기를 ‘창업’ 기회로




 

“오히려 위기 상황일 때 기회가 더 많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기부 티셔츠’라는 독특한 아이디어로 창업에 성공한 조진현(27·한양대 산업디자인과) 씨는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낸 청년 사업가다.
 

독지가들의 기부가 일회성으로 끝나는 것이 안타까웠다는 조 씨는 기부를 상품으로 소비할 수 있는 콘텐츠가 없을까 고민하던 중 ‘꿈 티셔츠와 캔버스 백’을 생각해냈다. 그는 티셔츠와 가방에 어린이들의 꿈을 그려주고 판매 수익의 일부를 기부할 수 있는 기부 콘텐츠를 창업 아이템으로 당당히 내걸었다.
 

조 씨가 개발한 이 아이템은 각종 창업 경진대회를 휩쓸다시피 했지만 창업의 길은 멀고도 험난했다. 경험 부족과 경제적 어려움 때문이었다. 그러던 중 서울시가 진행하는 ‘2030 청년창업 프로젝트’에 벤처기업으로 선정되면서 창업의 첫걸음을 내디딜 수 있었다.
 

서울시 도움으로 지난 7월 ‘얼스(Earth)’라는 회사를 차린 조 씨는 당당한 청년 기업가가 됐다. 그는 “앞으로 기부와 나눔에 앞장서는 회사로 이끌고 싶다”며 “우수한 콘텐츠 판매로 피드백이 명확한 기부 시스템을 구축해 신뢰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멘터링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라는 이색 콘텐츠로 창업에 성공한 조용철(26·성균관대 영상학과) 씨도 조진현 씨처럼 ‘아이디어’로 도전장을 낸 청년 사업가다.
 

평범한 대학생이었던 그는 용돈을 벌기 위해 대학 시절 내내 아르바이트로 중고등학생 과외와 학원 강사 일을 했다. 그는 수업 시간에 공부가 하기 싫다는 고등학생 아이들의 이야기를 듣다가 이 아이들에겐 무조건 학습만 시킬 것이 아니라 앞으로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동기 부여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됐다.
 

대표적인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사업인 ‘싸이월드’를 떠올린 조 씨는 아이들의 꿈을 찾아주기 위해 이와 비슷한 ‘멘터링 홈페이지 서비스’에 대한 아이디어를 구상했다. 그러던 차에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모집하는 ‘콘텐츠 1인 창조기업’ 공고를 보게 됐고 사업을 좀 더 구체화해 지원한 끝에 창업 지원금 2천만원을 받게 됐다. ‘멘토로그’라는 회사를 차린 그는 “내년 3월 멘토로그 서비스를 구체화할 예정”이라며 “청소년들의 꿈을 찾아주는 희망 프로젝트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청년창업은 주로 혼자만의 아이디어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지만 때로는 마음이 맞는 친구들끼리 합심해 창업하기도 한다. 국민대 동아리 ‘걸작(Girl作)’이 바로 그 예다. 대학 1학년 때부터 친한 친구였다는 박미영(24·광고학과), 정다운(25·광고학과), 조민지(25·언론학과) 씨는 평소 공모전이나 대회 등에 함께 출전하며 다양한 창업 아이템에 대한 안목을 쌓아왔다.









 


 

그러던 중 ‘실타래’라는 웹 서비스 아이디어를 응모해 지난해 11월 제8회 대한민국 대학생 벤처창업 경진대회에서 마이크로소프트상을 타면서 상금 1천만원을 받았다. 상금을 사업 지원금으로 해서 ‘프로그램(%g)’이라는 회사를 설립했고 중소기업청이 지원하는 창업 동아리 지원금까지 받았다. 대표 박미영 씨는 최근 중소기업청이 주관한 ‘제1회 청년 기업인의 날’에서 촉망 받는 12인의 청년 기업가 중 한 사람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 회사가 개발한 ‘실타래’는 블로그 위에 붙이는 크리스마스 실(Seal)과 같은 아이콘을 말한다. 기부나 콘서트 등 관심 있는 주제의 아이콘 실을 블로그 대문에 걸어두면 그 주제와 관련된 이야기를 공유하거나 그와 관련된 마니아 블로그로 이동할 수 있다.
 

조민지 씨는 “마음이 맞는 친구들과 좋아하는 일을 하니 행복하다”며 “현재 창업 매출은 얼마 되지 않지만 앞으로 더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박미영 대표는 “창업을 준비하는 20대라면 성공과 실패에 좌지우지되지 말고 2년 반 정도는 꾹 참고 도전하면 어떤 식으로든 소중한 결과를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업’이란 위기를 ‘창업’이란 기회로 도전하는 청년들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2009년 9월 기준 신설 회사는 4만2천 개로 지난해에 비해 6.1 퍼센트 증가했다. 이 중에서 20대 청년이 설립한 신설 회사는 지난해에 비해 16.2 퍼센트나 증가해 다른 세대들에 비해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청년창업이 활발해지는 이유 중 하나는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승부를 건다는 점이다. 기성 세대에 비해 자금력과 사회 경험은 부족하지만 소비시장의 변화를 꿰뚫고 개성 있는 아이템에 도전하는 돌파력이 있다.
 

지난 10월 30일부터 11월 1일까지 열린 서울시 창업박람회에서도 청년들의 독특한 창업 아이템이 주목받았다. 수험생 슈즈, 피아노레슨 로봇, 현수막 활용가방 등 일상 속에서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아이디어를 상업화해 내놓은 것이다.
 

아이디어가 좋다고 해서 창업시장에서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현재의 소비 트렌드를 잘 살펴야 한다. 또한 창업 아이템을 사업화하는 데 있어 필요한 운영 방법, 인건비 등의 사업 전문성을 갖추어야 한다.
 

혼자서 이 모든 것들을 갖추고 창업 전선에 뛰어든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정부와 지자체들은 청년들의 아이디어가 구현될 수 있도록 돕는 다양한 청년창업 지원 프로그램들을 마련했다. 먼저 서울시가 진행하는 ‘2030 청년창업 프로젝트’가 있다. 이 프로젝트는 우수한 창업 아이템을 갖고 있음에도 경험 부족과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창업을 미루고 있는 20, 30대 예비 창업자를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서울시는 지난 7월 1, 2차에 걸친 심사를 통과한 1천명의 예비 창업자들을 선발해 강북과 강남에 위치한 청년창업센터에 입소시켰다. 이들은 내년 2010년 6월 말까지 1년간 무료로 사무실을 사용하며 창업 아이템 개발 및 활동비로 매달 70만~1백만원씩 지원받는다.
 

또한 예비 창업자들의 창업 능력을 높이기 위해 창업 교육 프로그램도 실시하고 있다. 모두 4단계로 운영되는 교육 프로그램의 가장 큰 특징은 소그룹으로 진행되는 토론식 수업이라는 점이다. 수업마다 예비 창업자들의 사례 발표를 위주로 수업을 진행하고 전문가의 조언이 더해져 창업에 대한 자생력을 키워가고 있다.
 

최항도 서울시 경쟁력강화본부장은 “현재까지의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젊은 창업 기업가들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어나가는 글로벌 리더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경영 컨설팅, 판로 개척 등 제반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아이디어만 있다면 창업할 수 있도록 돕는 ‘콘텐츠 1인 창조기업’ 지원 프로그램도 있다. 지난 4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실시한 이 프로그램은 참신한 아이디어만 있다면 누구든지 창업에 도전할 수 있도록 돕는다. 지난 7월 말 문화 콘텐츠 및 관련 기술 개발, 만화, 애니메이션, 캐릭터 등 멀티 유즈를 고려한 다양한 사업 아이디어 37개가 전문 심사단의 꼼꼼한 심사를 거쳐 선정됐다. 이 아이디어들은 콘텐츠 제작 및 기술 개발, 저작권 등록 및 거래, 시장조사, 창업교육, 마케팅 및 유통 등 일련의 사업화를 지원받고 있다. 지원 결과 사업성이 인정된 결과물에 대해서는 저작권 등록 및 관련 기업과의 거래, 유통, 마케팅도 지원받을 수 있다.
 

콘텐츠 1인 창조기업 지원 프로그램은 20대 청년들뿐만 아니라 일반인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최소 1천만원에서 최대 5천만원까지 창업 지원금을 지원하고 창업 관련 서비스까지 보장받을 수 있어 처음 창업을 시작하는 이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다음으로는 중소기업청이 운영하는 다양한 청년창업 프로그램들이 있다. 그중에서도 교수, 연구원, 대학생의 연구 성과물에 대한 기술 창업을 창업 단계에서부터 돕는 ‘실험실창업 지원사업’이 있다. 올해 6백50명에게 1백80억원을 지원하는 이 프로그램은 투명유리 LED 조명장치, 뉴로 피드백 시스템을 이용한 신 뇌파측정기 등 한국 산업기술의 상업화를 돕는 창업 프로그램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창업 준비 및 창업 초기단계에 필요한 비용을 지원해 좀 더 안정적인 연구개발에 힘쓰도록 도와주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실타래’라는 웹 서비스 아이디어로 창업에 성공한 국민대 동아리 ‘걸작’처럼 사업화 역량을 갖춘 대학생이나 고등학생 창업 동아리에게 개발비를 지원하는 사업도 있다. 올해에는 1백20개 창업 동아리에 최소 3백만원에서 최대 5백만원까지 지원하고 있다. 김형영 중소기업청 창업진흥과장은 “다양한 창업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20대 청년들이 자랑스러운 청년 사업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라고 밝혔다.
 

글·김민지 기자/사진·정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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