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지난 4월 말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연구재단은 5명의 ‘국가과학자’를 새롭게 선정했다. 그 주인공은 김광수 포스텍 화학과 교수, 김빛내리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 남홍길 포스텍 생명과학과 교수, 노태원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 황준묵 고등과학원 수학부 교수.
이로써 2006년 선정된 이서구 이화여대 분자생명과학부 교수, 신희섭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신경과학센터장과 2007년 선정된 유룡 카이스트 화학과 교수에 이어 총 8명의 국가과학자가 활동하게 됐다.
국가과학자는 세계적인 연구 성과를 창출한 과학자를 선정해 지원함으로써 세계 어디에 내놔도 뒤지지 않는 과학자로 키우는 프로젝트다. 정부는 올해 선정된 국가과학자에게 매년 최대 15억원씩 최장 10년간 안정적으로 연구비를 지원한다. 이 사업을 통해 국가과학자들은 그동안 예산 부족 등으로 추진하지 못했던 도전 과제에 온전히 착수할 수 있게 됐다.
교육과학기술부 최홍순 서기관은 “국가과학자 선발이 젊은 과학자와 학생에게 훌륭한 역할 모델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했다.

“호랑나비의 날개를 자세히 보면 미세한 색깔의 차이가 납니다. 눈에 보이지 않은 아주 작은 나노입자들이 3차원적 고전현상 대신 전혀 새로운 양자현상을 일으키기 때문입니다. 나노(Nano)과학은 아주 작은 크기, 즉 수 나노미터(nm)에서 수백 나노미터 크기의 물질을 만들어낼 때 나타나는 새롭고 특이한 성질을 연구하는 학문입니다.”
무궁무진한 미래 과학 학문으로 알려진 나노과학기술. 이 기술을 이용하면 나노미터(10억분의 1미터) 크기의 지극히 작은 입자를 낱개로 다뤄 기존 물질에 비해 크기가 작고 가벼우며 단단한 성질과 기능을 가진 물질을 만들어낸다.
올해 국가과학자로 선정된 김광수 포스텍 화학과 교수는 이 분야의 선두주자다. 지난 20여 년 동안 분자의 자기조립이라는 독자적인 연구영역을 통해 나노 관련 이론을 든든히 다져온 그는 최근 10년간 나노 실전 연구에 몰두해 커다란 성과를 거뒀다.
대표적인 것이 지난해 개발한 ‘나노렌즈’다. 빛의 반파장보다 작은 크기를 식별할 수 있는 나노광학현상을 세계 최초로 발견한 김 교수는 이 같은 연구결과를 세계적인 과학학술지 <네이처(Nature)>에 실어 세계를 놀라게 했다.
빛 파장 길이의 반보다 작은 두 물체 간의 거리는 일반 광학렌즈로 분간하기 어렵다. 이 같은 극한치를 ‘광학적 회절 한계’라고 부른다. 김 교수는 나노렌즈가 회절 한계를 넘어 빛의 파장의 절반보다 더 작은 간격을 식별하는 새로운 이론을 개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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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교수는 “상식에서 벗어난 새로운 현상을 지켜볼 수 있는 것이 연구의 기쁨”이라며 “나노소자와 물질들을 연구하면 일상생활에 도움을 주는 과학 발명품들을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분자의 기능을 이용해 나노전자기계소자를 개발하면 나노로봇 등 우리가 상상만 하던 것이 현실이 됩니다. 분자 하나가 컴퓨터가 돼 수십 년 걸려 계산할 것들을 단 며칠 만에 끝낼 수 있고, 환경오염을 막기 위해서 이산화탄소를 제거하고 수소만 저장하는 복잡한 일도 간단히 처리할 수 있습니다. 효율성이 좋은 나노기술은 앞으로 바이오, 정보기술 등 융합과학으로 이어져 더 많은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는 핵심 기술이 될 것입니다.”
김 교수는 1988년 포스텍에 부임한 이후 1997년부터 기능성분자계연구소장을 맡아왔다. 이후 학제 간 융합을 통해 놀랄 만한 연구 성과를 도출했는데 2005년 꿈의 신소재라 불리는 탄소나노튜브, 2008년 나노스핀소자를 설계해 ‘슈퍼자기저항’이라는 새로운 물리현상을 발견했다.
또한 김 교수는 논문 피인용 횟수 1만1천여 회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갖고 있고 현재 8종에 이르는 세계적 학술지의 편집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 세계 분자과학 분야의 명예의 전당으로 일컬어지는 국제양자분자과학원(IAQMS)의 한국인 최초 회원으로 선임되는 등 전 세계에 한국 나노과학의 위상을 알리는 데 공헌하고 있다.
“본격적인 나노기술 연구는 10년 정도밖에 안 됐기 때문에 그 미래가 무한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협력해가면서 기능성 나노물질을 개발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글·김민지 기자

김빛내리(41)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스타 과학자’다. 2007년 ‘젊은 과학자상’, ‘닮고 싶고 되고 싶은 과학자상’, ‘올해의 여성과학기술자상’, 2008년 ‘로레알-유네스코 세계여성과학자상’, 2009년 ‘호암상’과 ‘지식창조대상’, 2010년 서울대 중견석좌교수, 세계적인 과학학술지 <셀(Cell)> 편집위원, 그리고 국가과학자에 이르기까지 그의 이력은 더없이 화려하다.
김 교수는 10여 년 전부터 유전자 조절물질인 마이크로RNA 연구에 몰두해 마이크로RNA의 생성원리 및 기능을 규명했고, <셀> 편집위원으로 활동하는 등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점을 높이 평가받아 국가과학자로 선정됐다.
지난해 김 교수 연구팀은 신체 성장을 조절하는 마이크로RNA와 그 표적유전자를 발견했다. 지금까지 신체의 크기와 성장 조절방법에 대한 정확한 메커니즘이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김 교수 연구팀이 초파리와 사람의 세포주를 이용해 마이크로RNA와 그 표적유전자가 인슐린 신호를 제어해 세포의 성장과 대사를 조절한다는 사실을 증명해낸 것. 나아가 마이크로RNA를 통한 조절작용은 사람의 세포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어 김 교수의 연구 결과는 언론에 ‘키 크는 유전자 발견’이라는 제목으로 보도되기도 했다.
김 교수는 “인슐린 신호 전달은 성장 과정에서 중요할 뿐 아니라 암, 당뇨, 노화 등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며 “마이크로RNA와 인간의 질병의 연관관계를 밝히고,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고 연구 의미를 설명했다. 김 교수의 이 같은 연구는 <셀> 등 과학학술지에 게재됐고, 분자생물학 분야 연구 등에 5천 회 이상 인용됐다.
또한 김 교수는 올해 2월 <셀> 편집위원으로 임명됐다. <셀>은 <네이처> <사이언스>와 함께 세계 3대 과학학술지로 꼽힌다. <셀>의 한국인 편집위원은 지난해 임명된 미국 일리노이주립대 하택집(42) 교수에 이어 김 교수가 두 번째다. 편집위원으로서 김 교수는 <셀>에 제출된 논문을 심사하고 과학기술 연구 자문에 응하고 있다.
유전병의 20퍼센트 이상은 RNA 결함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RNA는 생물체 발생과 기능에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연구가 미진한 분야다. 국가과학자로서 김 교수는 아직 그 기능이 밝혀지지 않은 RNA의 생성과 작용 원리를 규명하고 RNA가 세포의 분화와 증식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 밝혀내고자 한다. 세포의 분화와 증식은 암세포와 줄기세포 등에 중요하기 때문에 김 교수의 연구는 암 치료와 줄기세포공학 등 여러 분야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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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교수에게 한국 과학계의 숙원인 노벨상을 기대하는 사람들이 많다. 젊고 실력이 뛰어난 데다 국제적인 지명도도 갖췄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부담스럽다”며 “호기심과 열정 때문에 과학자가 됐고, 그것을 유지하는 게 가장 행복하다”고 말했다. ‘세상을 빛내는 사람이 되라’는 뜻의 이름처럼 김 교수가 자신뿐 아니라 대한민국을 세계에 빛내길 기대해본다.
글·이혜련 기자

인류의 오랜 꿈인 불로장생의 실마리를 찾은 것일까. 남홍길(53) 포스텍 생명과학과 교수는 식물의 성장과 노화 과정을 규명하는 분자유전학 분야를 개척해 세계적으로 창의성을 인정받았을 뿐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세계 3대 최고 과학학술지 <네이처> <사이언스> <셀>지의 교신저자(공동 집필·합본일 경우 대표저자)란 점에서 2010년 국가과학자로 선정됐다.
“무척 기쁩니다. 그동안 주로 개인 차원에서 연구를 해왔다면 앞으로는 국가과학자로서 팀 연구를 많이 하게 될 것입니다. 과학은 팀 연구와 여러 분야의 지성이 모일 때 더 크고 의미 있는 연구 결과를 창출할 수 있습니다.”
1982년 서울대 화학과를 졸업한 남 교수는 1985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에서 생화학과 미생물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1988년부터 지금까지 포스텍 생명과학과 교수직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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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을 ‘생명과학’ 한 우물 파기에 헌신한 남 교수의 연구 분야 가운데 우리 사회의 ‘웰빙’ ‘웰다잉’ 열풍과 더불어 대중적으로 가장 흥미를 끌 만한 분야가 노화와 죽음에 관한 분자유전학적 연구다. 남 교수는 2009년 <사이언스>에 게재된 논문에서 노화와 죽음은 체계적으로 프로그래밍된 필연적 단계임을 밝혔다.
식물의 발달과 성장 과정에 대한 이해와 조절은 과학적으로, 또 산업적으로 매우 중요한 연구 대상이다. 식물의 성장과 노화 연구를 통해 산업적 생산과 조절이 가능하고, 좀 더 고등한 생명체의 성장과 노화의 비밀을 풀어내는 열쇠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남 교수는 <사이언스>에서 애기장대(유럽과 아시아 북아프리카 일대에 피는 일년초)를 실험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노화, 수명, 개화시기 조절 등 시간적 차원과 ▲세포 내 분자들의 상호 조합과 공간적 배치 조절을 통해 어떻게 노화가 조절되는지 그 요인을 찾고자 했고, 결국 노화를 진행시키는 3개의 변이체 유전자를 찾아냈다.
또 노화가 적절히 진행되기 위해서는 이들 유전자 이외에 다른 유전자가 존재한다는 점도 밝혀냈다.
남 교수는 이 밖에도 고등식물이 중복수정을 통해 배와 배젖을 만드는 쌍둥이 정자 형성 비밀을 풀었으며(2008년 <네이처>), 식물이 빛의 신호 수신을 조절하는 ‘식물의 생화학적 눈동자’ 개념을 제시했고(2005년 <셀>), 식물의 개화시기 조절과 생체시계의 연관관계를 밝혀줄 결정적 고리를 세계 최초로 발견했다(1999년 <사이언스>).
남 교수는 “현재 활성산소가 노화에 끼치는 영향을 분자적으로 분석함으로써 노화조절 네트워크를 규명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라며 “생명체의 생성과 발달, 소멸 과정을 시간적·공간적으로, 그리고 유전학적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생명과학을 연구하는 목적에 대해 남 교수는 궁극적으로 자연에 대한 이해와 지식의 확장임을 강조했다.
“과학 연구의 첫째 목적은 자연을 이해하고 지식의 지평을 확장하는 것입니다. 둘째, 장수나 노화 방지 같은 목적을 위해 활용하는 것입니다. 흔히 사람들은 두 번째 목적을 중시하지만 저는 첫 번째가 중요하다고 봅니다. 세상은 이해하는 만큼 보이기 때문이죠.”
글·박경아 기자

‘헝그리 정신’이 37세의 젊은 과학자에게 새로운 길을 열어줬다. 차세대 반도체 연구 분야의 세계 최고 권위자이자 노벨상 후보로도 거론되는 노태원(58)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의 20여 년 연구 성과는 말 그대로 헝그리 정신의 승리다.
노태원 교수는 미국 유학을 마치고 서울대에 부임한 후 얼마 지나지 않은 1989년 자신의 전공분야이던 ‘고체분광학(물질의 광학적 특성을 연구하는 학문)’을 미련 없이 내려놨다. 당시 국내의 열악한 연구풍토에서는 고체분광학 연구에 필요한 고가의 장비를 갖출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연구비가 적게 들면서도 흥미로운 과제를 찾다가 눈을 돌린 분야가 ‘강유전체’. 강유전체는 전압을 걸어주었을 때 내부 전하가 양극과 음극으로 갈라진 뒤, 전압을 걸어주지 않고도 그 상태 그대로 유지되는 물질이다.
노 교수는 연구장비를 구하기 위해 서울 구로공단과 청계천 일대를 샅샅이 뒤졌다. 당시 장비 5대 중 3대는 손수 부품을 조립해 만들었는데, 이들 장비는 그동안 연구 성과를 올리는 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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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교수가 국제 학계에 명성을 떨치기 시작한 것은 1999년. 과학학술지 <네이처>에 차세대 메모리 ‘F램’에 쓰이는 신소재인 비스무스타이타늄산화물(BLT) 박막을 개발했다는 연구 논문을 발표하면서부터다. BLT 박막 개발은 1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과학계에 회자되는 큰 성과다.
강유전체 산화물로 만드는 F램은 현재 세계 반도체 시장을 주름잡는 ‘D램’에 견주어 ‘속도가 더 빠르고, 크기가 더 작고, 전력이 덜 드는’ 차세대 메모리의 삼박자를 갖췄다. 반면 ‘피로현상’이라는 치명적 약점이 있다. 강유전체 피로현상은 F램에 정보를 쓰고 지우기를 반복할 경우 저장됐던 정보가 사라지는 현상이다.
노 교수가 개발한 BLT 박막은 놀랍게도 강유전체 피로현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는 신물질이다.
노 교수는 이어서 2005년에는 세계 최초로 5나노미터 두께의 BLT 박막을 개발해 정보 집적도를 크게 높였다. 이렇게 얇은 박막은 국내는 물론 미국과 중국에서도 특허를 확보했고, 일본과 유럽에서는 특허 심의 중이다. 노 교수는 2006년부터 차세대 메모리 중의 하나인 R램 연구 실적도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노태원 교수를 ‘올해의 국가과학자’로 선정한 이유에 대해 “반도체 시장 점유율은 높으면서도 원천기술이 부족했던 우리나라가 명실상부한 반도체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연구와 해외 학회 초빙 연사 활동 등으로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는 노 교수는 지난 5월 국가과학자로 선정된 공을 실험실에서 동고동락한 연구자들에게 돌렸다.
“한국 과학계와 연구자들의 저력은 그 어느 나라 못지않다고 자부합니다. 저는 이번 국가과학자 선정을 계기로, 국내의 뛰어난 연구자들과 함께 기능성 소재에 대해서 국제학계를 선도하고 새로운 분야를 창출해나가는 데 일조하고 싶습니다.”
글·최은숙 기자

“정부가 순수이론 분야에 속하는 수학 연구자를 국가과학자로 선정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입니다. 논문 편수와 기간에 얽매이지 말고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세계가 놀랄 만한 성과를 내보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6월 23일 카이스트 서울 홍릉캠퍼스에서 만난 황준묵(47) 고등과학원 수학부 교수는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황 교수는 지난 4월 28일 발표된 국가과학자 중 유일하게 이론 분야에 몸담고 있다.
국가과학자 종합심의위원회는 황 교수가 기하학에서 독창적인 이론체계를 수립해 지난 수십 년간 풀리지 않던 학계의 여러 난제를 해결함으로써 국제 수학계의 리더로 떠오른 점에 주목했다. 아울러 그가 우리나라 수학계를 선진국 수준에 진입시키는 데 크게 기여한 공로를 인정해 올해의 국가과학자로 선정했다.
황 교수는 기하학 분야에서 15년간 해결되지 않던 공간 사이의 변환에 관한 ‘라자스펠트 예상’을 1999년에 증명했다. 40여 년간 미해결 문제였던 ‘변형불변성 증명’도 9년에 걸쳐 1백 페이지가 넘는 4편의 논문을 통해 완성했다. 이번 국가과학자 선정으로 황 교수는 수학계에서는 파격적인 규모인 연간 5억원을 지원받게 된다.
“수학은 과학 분야 중에서도 매우 특수한 학문이에요. 실험실이나 장비도 필요 없고, 거의 모든 연구를 혼자서 하기 때문에 이 지원금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쓸지 고민하고 있어요. 제가 좋은 성과를 내야 수학이론 연구에도 과감하고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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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교수의 중점 연구 분야는 ‘복소 기하학(Complex Geometry)’. 허수와 실수를 포괄하는 복소수를 이용해 기하학적 다차원 공간에 있는 도형들의 함수관계를 풀어내는 학문이다. 일반인에는 생소한 학문이지만 세계 수학계에선 이미 1백50년 이상 연구가 거듭돼왔다.
복소 기하학을 좀 더 쉽게 설명해달라는 주문에 황 교수는 주식동향 그래프를 예로 들었다. “주식동향 그래프를 보면 주식의 흐름을 한눈에 알 수 있듯이 함수 방정식에 기하학의 공간 개념을 도입하면 훨씬 쉽게 답을 찾아낼 수 있다”는 것.
그가 수학에 흥미를 느끼기 시작한 것은 서울대 물리학과 3학년 때 기하학과 같은 고급수학을 배우면서부터다. 공간에 다양한 수학 이론을 융합시킬 수 있는 기하학만의 독특한 매력은 그의 전공까지 바꿔놓았다. 미국 하버드대 대학원에 진학하면서 전공을 물리학에서 수학으로 바꾼 그는 이듬해부터 본격적으로 기하학을 파고들어 오늘에 이르렀다.
황 교수 같은 기하학의 달인이 있지만 우리나라의 수학 수준에 대한 대외적 평가는 박하다. 국제수학자연맹은 우리나라의 수학 수준을 주요 7개국(G7),중국보다 한 단계 아래인 4등급으로 평가하고 있다.
황 교수는 “우리나라의 수학 수준을 끌어올리려면 수학의 특수성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며 “수학은 연구하는 데 많은 시간이 들고 팀워크보다는 개인의 역량이 연구의 성패를 좌우하므로 세계가 인정하는 큰 성과를 낼 때까지 오로지 연구에만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글·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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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