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2층 높이의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운 거대한 화면에 각종 영상 정보들이 가득하다. 기상청의 기상정보, 주요 댐 수위와 방류·강우량 등 홍수통제소의 각종 수치들, 지진 발생지와 피해를 예측하는 지진대응 시스템, 산불감시 시스템과 전국 지자체에 설치된 CCTV, 4대강 사업장에 이르기까지 50인치 데이터 손실방지(DLP) 멀티큐브를 4단 6열로 채워 만든 거대한 화면에 번갈아 뜨는 영상들은 경탄을 자아내게 한다. 화면 앞에서는 상황실 요원들이 각자 맡은 정보를 점검하고 있다. 이곳은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1층에 있는 첨단 중앙재난위기상황실이다.
지난 5월 3일 개소식을 가진 중앙재난위기상황실은 여러 곳에 흩어져 있던 행정안전부의 위기관리상황실, 소방방재청의 재난상황실과 소방상황실을 통합한 곳이다. 중앙재난위기상황실은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각종 자연적, 인적, 사회적 재난 상황을 실시간으로 통합 관리하면서 재난안전 관리의 컨트롤타워 노릇을 하고 있다.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은 개소식에서 “국민의 재난안전과 국가의 비상대비 상황을 범정부 차원에서 통합 관리한다는 것은 위기관리가 중시되는 현 상황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중층으로 된 정부 전시관에 38억원의 예산을 들여 만들어진 중앙재난위기상황실은 7백14제곱미터의 직사각형 공간이다. DLP 멀티큐브 영상이 있는 곳이 소방방재청이 담당하는 재난상황실이고, 이어 행정안전부의 위기관리상황실, 소방방채청의 소방상황실이 자리 잡고 있다.
재난상황실 20명, 위기관리상황실 15명, 소방상황실 11명 등 46명의 상황실 요원이 24시간 3교대로 근무하며 중앙재난위기상황실을 지킨다. 여름과 겨울의 재해대책 기간에는 여기에 4~6명이 보강될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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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재난위기상황실의 윤용선 재난상황실장은 “최대 24개의 영상 정보를 동시에 보여줄 수 있는 DLP 멀티큐브 영상을 비롯해 중앙재난위기상황실의 감시 및 분석 시설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태풍·홍수 등 자연재난, 화재·붕괴·폭발·교통사고 등 인적 재난, 에너지·통신·금융·의료 등 사회적 재난 상황이 모두 이곳에서 관리된다”고 설명했다.
행정안전부는 그간 민관군, 중앙과 지방으로 연계된 범정부적 재난위기 상황 관리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재난발생 상황을 초동단계부터 실시간으로 관리해나가는 포괄적 재난안전 시스템 구축에 힘써왔으며, 이를 기반으로 전국 모든 재난관리 책임기관의 상황관리 시스템 통합을 추진해나갈 방침이다. 통합상황실 구축과 함께 추진 중이던 국가재난관리 통합시스템 개발은 오는 7월 완료될 예정이다.
재난관리를 통합하는 데서 끝나는 게 아니다. 선진국 수준의 국가 안전관리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올해부터 5년간 각종 재난 및 안전관리 사업에 49조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15일 정운찬 국무총리 주재로 중앙안전관리위원회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제2차 국가안전관리기본계획을 심의 의결했다. 5년마다 수립되는 국가안전관리기본계획은 재난 및 안전관리 정책의 방향을 제시하는 국가 차원의 최상위 계획.
이번 2차 기본계획은 올해부터 5년간 시행된다. 2차 기본계획은 특히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개최와 관련해 우리나라의 국격에 걸맞은 안전 수준으로 더 한층 선진화하기 위한 기반 확충에 역점을 두고 1차 계획 때 미흡했던 안전관리와 전염병 대책을 추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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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수준의 안전 선진국 실현’이라는 비전을 제시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선진 안전문화 정착 ▲안전한 국민생활환경 보장 ▲재해로부터 기업안전 확보 ▲안정적 국가기반체계 유지 ▲효율적 재난관리체계 운영 등 5대 목표와 15개 중점 추진과제를 선정해 추진키로 했다.
올해 추진되는 국가안전관리기본계획의 세부 집행계획 중에서는 특히 ‘국민 안전의식 선진화 사업’이 주목된다. 이는 대형 화재, 폭발, 붕괴 등 후진적 사고를 근절하기 위해 노력을 쏟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각종 안전사고 및 위험이 여전히 높은 현실에서 절실하게 요구되는 부문.
정부는 국민의 막연한 안도감, 이에 따른 안전 불감증도 안전문화 정착에 걸림돌이 된다고 보고 지난 3월 안전문화 선진화 기본계획을 수립했다.
이에 따라 ▲생활, 교통, 산업, 시설, 범죄, 식품, 사이버 안전 등 부문별 안전문화 활동 통합 조정 및 방향 제시 ▲중앙정부, 지자체, 공공기관, 민간단체 등의 관련 활동 지원 육성 및 평가 ▲안전문화 우수 민간단체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 등을 통한 정부 파트너로서의 선진국형 비영리조직(NPO·Non-Profit Organization) 육성 등에 나서게 된다.
정부의 안전관리 정책도 중요하지만, 재난의 예방이란 측면에서는 안전모니터 봉사단 등을 통한 민간 자율의 감시기능 강화도 빼놓을 수 없다.
지난 5월 25일 열린 제17회 ‘방재의 날’ 기념행사에서는 폭우로 침수 위기에 놓인 마을 주민들을 긴급히 대피시켜 목숨을 구해낸 충남 논산시 새마을지도자 이두한(53) 씨가 국민훈장 목련장을 받았다.
이 씨는 지난해 7월 논산시 가야곡면에 쏟아진 집중호우로 제방이 유실돼 마을이 물에 잠기는 등 피해가 발생했을 때 80대 노인 4명을 직접 대피시키는 등 58가구 1백43명의 인명과 재산을 지켜냈다.
이처럼 재난 예방에서 민간의 관심과 역할이 중요해짐에 따라 소방방재청은 6월 11일 서울, 인천, 경기도 등에서 재난안전 관련 정책에 대한 모니터링, 홍보활동 등을 펼칠 모니터위원 18명을 위촉했다.
이번에 위촉된 정책평가 모니터위원은 재난안전네트워크, 지역자율방재단, 의용소방대 등 경력이 있는 주부들로 구성돼 올 한 해 시범적으로 운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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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안전부도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안전한 나라’를 만드는 데 민간 참여 확대를 위해 지난해 7월부터 전국 2백32개 시군구에서 6천2백99명(올 3월 말 현재)의 안전모니터 봉사단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은 올 들어 생활안전, 교통안전, 환경, 화재 등 4백59건을 제보했는데, 이 가운데 3백38건이 처리됐고 1백16건은 처리 중이다.
이들의 활동에 힘입어 서울에서는 서래근린공원 주변의 미끄러운 보도블록이 교체됐고, 부산에서는 폐가(廢家)의 담이 무너지는 사고를 미리 막았으며, 강원도에서는 스릅재터널 내부의 파손된 천장이 긴급하게 보수되는 등 크고 작은 재난사고를 예방할 수 있었다.
글·박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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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