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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고교 다양화 - “분야별 특화교육으로 명장 양성”




 

부산자동차고등학교 1학년생 1백14명은 지난 8월 28일부터 9월 3일까지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시행한 자동차 정비 기능사 및 자동차 검사 기능사 실기시험에서 전원이 합격했다. 자동차를 전공하고 현장 실습을 나가는 3학년 학생들도 이루기 어려운 결과였다.

1999년 개교한 부산자동차고는 올해 마이스터고로 전환한 후 ‘1학년 재학 중 자동차 관련 자격증 취득’을 목표로 교육과정을 운영해왔다. 자동차 분야에 큰 관심을 갖고 입학한 학생들은 학기 중에는 물론이고 방학과 휴일에도 하루 8시간 이상 강도 높은 수업을 마다하지 않았다. 또 학생 전원이 기숙사 생활을 하는 덕분에 생긴 여유시간을 활용해 하루 4시간 이상의 방과후 학교를 진행해왔다. 전문계고 특성상 활성화되지 못했던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은 맞춤형 수업으로 진행됨에 따라 시너지 효과를 냈다.







 

부산자동차고 이홍조(54) 교무부장은 “학생들 스스로 ‘하면 된다’는 자신감을 갖게 된 것이 무엇보다 고무적”이라며 “장차 자동차산업 분야의 명장으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자동차 분야의 마이스터고로 지정된 부산자동차고 외에도 철강 분야의 합덕제철고, 반도체장비 분야의 충북반도체고, 전자 분야의 구미전자공고 등 전국에 21개 마이스터고가 지난 3월 문을 열었다.

마이스터고는 고학력 실업자를 양산하는 과도한 대학 진학 풍조를 개선하고, 산업계가 원하는 우수한 기술인력 양성을 목표로 운영된다.

학생 전원에게 수업료, 입학금, 학교운영 지원비가 면제되고, 저소득층과 우수학생에게는 별도의 장학금도 지급된다. 또 기숙사를 제공하며 해외 직업전문학교 연수 등을 지원한다.

이와 함께 실무형 기술 인재를 양성하고 취업을 지원하기 위해 산업체와 교육 및 취업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하이닉스반도체는 충북반도체고에 28억원 상당의 기자재를 기증하고 기술 전문가를 파견하고 있으며, 조선협회는 부산기계공고 등 5개교와 공동으로 교재 개발에 참여했다.
 

구미전자공고는 LG디스플레이 등 10개 기업과 취업약정을 통해 산업체 맞춤형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취업약정반은 졸업 후 평가를 통해 해당 기업에 정규직으로 채용된다.

삼성전자도 마이스터고 학생을 삼성전자 정규직으로 채용하겠다고 발표했다. 현재 마이스터고 1학년 학생 중에서 내년 2월에 채용 예정자를 선발해 졸업 전까지 2년 동안 학업 보조비를 지원하고 삼성전자 현장실습과 맞춤형 방과후 학교 교육을 이수케 한 후 2013년 2월 졸업과 동시에 채용한다.

삼성전자 원기찬 전무(인사총괄)는 “마이스터고 학생과 같은 우수한 기능·기술인력이 대학을 나오지 않더라도 실력에 합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는 공정한 인사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동서발전도 올해 하반기부터 신입사원 채용 때 마이스터고 졸업생을 채용하기로 했다. 공기업 중 마이스터고를 포함해 실업계 고교 졸업생 채용을 정례화한 것은 동서발전이 처음이어서 다른 공기업으로 확산될지 주목된다.

교육과학기술부 김규태 평생직업교육국장은 “많은 기업들이 마이스터고 졸업생 채용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기업이 요구하는 인재양성을 위해 산학협력과 채용약정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직업교육을 강화하기 위해 정부는 마이스터고뿐만 아니라 특성화고(구 전문계고) 지원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성화고는 기초생활수급 학생 비율이 전체 고교의 2배가 될 만큼 저소득층이 많이 지원하지만, 취업률은 2000년 51.4퍼센트에서 지난해 16.7퍼센트로 떨어졌다.

이에 정부는 특성화고가 학비 걱정 없이 취업교육을 받고 졸업 후 안정된 직장에 취업해 중산층으로 생활하는 ‘희망 사다리’가 될 수 있도록 이미 학비를 지원받고 있는 학생 외에 26만3천명의 특성화고 학생들에게 3년간 수업료와 입학금 전액을 장학금으로 지원하고 산업체 현장 연수, 해외 인턴십 등을 병행 추진해 취업 역량을 강화하기로 했다.

올해 시작된 특성화고 취업기능 강화사업은 이미 결실을 얻고 있다. 여수공고의 경우 지난해 14.3퍼센트였던 취업률이 올해 63.1퍼센트로 크게 늘었다.

또 교육과학기술부와 대한치과의사협회는 치과조무인력 양성 특성화고 육성을 위해 영신여자실업고 등 13개교에 5억원의 치과실습 기자재와 산학 겸임교사 인건비를 지원하고 취업 시 우대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식품 전문기업 SPC도 서서울생활과학고와 신정여상을 제과제빵 특성화고로 육성하기 위해 교육과정 운영, 교재 개발, 실습재료, 강사, 교육수료 학생의 SPC 취업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정부는 기능직 공무원을 채용할 때도 특성화고 졸업자를 우대하는 기능인재 추천채용제를 전국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 제도는 경기교육청이 2008년부터, 인천시청은 올해 도입했으며, 행정안전부는 올해부터 중앙부처에서도 이 제도를 확대 시행하기로 했다.

대기업에서도 특성화고 졸업자의 채용이 늘고 있다. 삼성전자 이재용 부사장은 지난 9월 30일 전국 공업고등학교 교장단과 가진 간담회에서 2010년도 공고 졸업 기능경기대회 입상자 1백20명을 채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교육과학기술부 김환식 진로직업교육과장은 “특성화고가 취업 중심 교육기관으로 강화되면 우수한 기술·기능인력을 양성할 뿐 아니라 학벌 중심 사회구조를 바꾸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글·이혜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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