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공공디자인이 대한민국의 ‘화두’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정부는 물론 지방자치단체들까지 공공디자인을 통해 지역의 가치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공간마케팅에 눈을 뜬 것이다.
지난 9월 경기도와 부산은 각각 도시경관 공공디자인 옥외광고물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디자인페스티벌’과 ‘부산 사인 엑스포’를 열었다. 10월엔 인천과 서울에서 ‘인천 도시디자인대전’과 ‘서울 디자인올림픽’이 열렸다. 서울시는 2012년 세계 디자인수도 프로젝트와 연결된 도시 갤러리 프로젝트도 추진 중이다. 대구시도 도시디자인총괄본부를 출범하고 ‘도심 재생 프로젝트’ 사업을 추진하는 등 공공디자인 분야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기초 지방자치단체들도 공공디자인 공모전, 심포지엄 등을 앞다퉈 여는가 하면 지역의 공공디자인을 종합적으로 관장할 부서나 위원회를 잇따라 설치하고 있다. 경기 광주와 충남 아산시는 공공디자인을 통한 명품도시 개발을 선언하고 나섰다. 이런 지자체들의 움직임은 고부가가치 산업의 대표 주자격인 디자인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뜻이다.
정부도 지원 법안을 마련해 지자체들의 노력에 힘을 실어줄 방침이다. 지식경제부는 디자인산업 진흥 종합계획을 수립 중이고, 국토해양부는 도시정비위원에 도시디자인 전문가를 포함시켜 도시 공간 통합디자인을 강화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디자인공간문화과를 중심으로 간판문화 개선사업, 공공디자인 시범사업, 문화로 아름답고 행복한 학교 만들기, 마을 미술 프로젝트, 공공디자인 엑스포를 진행하는 등 공공디자인 활성화에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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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디자인은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모든 환경을 아름답고 편리하며 합리적으로 디자인하여 삶의 질을 개선하는 것이다. 따라서 건축물을 비롯해 공원, 광장, 버스 승강장, 쓰레기통, 보도, 가로등, 벤치, 광고물, 교통 사인, 여권, 각종 제복과 유니폼, 분수, 자전거 거치대, 거리 쓰레기통, 게시판 등이 모두 공공디자인의 범주가 된다.
과거 도시들은 물질적 산업생산을 토대로 한 양적 성장에 주력했다. 특히 우리의 경우 압축 경제성장을 거치면서 일상생활 공간에서의 삶의 질과 도시 경쟁력이 떨어진 게 사실이다. 고층건물은 주위 환경과의 조화를 고려하지 않은 채 지어졌고, 간판은 크고 요란하기만 했다. 시설물을 만들 때 시민 편의는 고려 대상조차 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인간을 위한 질적 성장을 추구하는 시대로 바뀌었다. 도시의 정체성과 문화를 표현하고 생산하며, 창조적인 도시 문화환경 조성이 화두로 떠올랐다. 20세기 후반부터 선진국들이 주목한 공공디자인의 가치에 우리도 본격적으로 눈을 돌리게 된 것이다.
공공디자인의 효과는 이미 세계적인 관광도시들에서 입증됐다. 미국 뉴욕 첼시, 프랑스 파리, 영국 게이츠헤드,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일본 요코하마 등은 도시를 새롭게 디자인함으로써 세계인들이 찾는 대표적인 관광도시가 됐다. 그로 인한 경제적 효과는 우리의 상상을 넘어선다.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예를 찾아볼 수 있다. 강원 영월군은 석탄산업이 사양길로 접어들면서 쇠락한 도시가 됐다. 하지만 거리를 정비하고 특색 있는 간판을 다는 등 거리를 새롭게 꾸미자 활기를 되찾기 시작했다. 관광객이 20퍼센트나 늘어난 것은 물론 주민들의 삶의 질도 달라졌다. 이처럼 공공디자인은 사람이 살 만한 공간을 만들어줌으로써 부가가치를 창출할 뿐 아니라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자부심을 높이고 삶의 질을 바꾸는 효과를 가져다준다.
공공디자인의 효과는 깨진 ‘유리창 이론’을 통해 설명된다. 동네에 깨진 유리창을 한두 장 방치하면 사람들이 ‘그래도 되는가보다’라는 생각으로 더욱 방관하게 돼 깨진 유리창이 늘어나고 결국 동네 전체가 슬럼가로 전락한다. 하지만 반대로 깨진 유리창을 모두 치우고 깨끗하게 만들면 사람들의 마음 자세도 달라져 범죄가 줄어든다. 범죄도시로 유명했던 뉴욕이 단적인 사례다. 뉴욕시는 거리환경을 바꾸면서 범죄율이 절반으로 떨어졌다. 오히려 관광객이 몰려드는 문화도시가 되었다. 이처럼 공공디자인은 단순히 외관의 변화를 넘어 사람들의 심성을 바꾸고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 맺음의 양식까지 바꿔놓는다.
우리나라에서 공공디자인의 효과를 극명하게 보여준 것은 이명박 대통령의 서울시장 재직 시 이룬 청계천 복원과 서울광장이라 할 수 있다. 청계천 복원과 서울광장 조성이 가져온 경제적 효과는 차치하고 달라진 서울 시민들의 삶의 질은 돈으로는 환산할 수조차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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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살리기 사업은 국가적인 공공디자인사업이라 할 수 있다. 정부는 보를 지역 특색을 살리는 문화공간으로 만들고, 4대강변을 열린 공간문화의 장으로 만들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문화체육관광부는 내년부터 2년간 1백74억원을 투입해 경기 양평(한강)과 전북 익산(금강), 경북 안동과 부산 부산진구(낙동강)에서 4대강 주변도시 공공디자인 시범사업을 진행한다.
양평은 예술공원과 예술의 거리를 조성하는 ‘한강 아트로드’, 익산은 나루터를 복원하고 탐방로를 마련하는 ‘금강변 포구마을 꾸미기’, 안동은 벚꽃길을 만드는 ‘낙동강 벚꽃길 가꾸기’, 부산진구 서면에서는 의료 특화 거리를 조성해 관광객을 유치하는 ‘한류관광 중심 서면 만들기’ 사업이 각각 진행된다. 시범사업의 성과를 봐가며 대상 지역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정부와 지자체의 공공디자인 강화정책에 대해 신홍경 경원대 교수는 “공공디자인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긴 호흡과 짧은 호흡이 동시에 필요하다. 또한 세계화된 시선과 지역적 정서가 동시에 교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공공디자인에 환경과 녹색성장이 결합해야 하는 것은 기본이다.
글·최호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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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