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부산 남구의 한 초등학교 교사인 김가연(가명·26) 씨. 1년 전 교대를 졸업하고 교사로 임용됐지만 그간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걱정이 많았다.
“학생들이 제 수업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고, 그러다 보니 수업 분위기도 점점 나빠졌어요.” 그렇다고 동료 선생님들에게 고민을 털어놓자니 자존심이 상했다. 김 씨의 고민을 해결해준 것은 관할 부산남부교육청이었다.
지난해 ‘지역교육청 기능 개편 방안’ 시범 지역교육청으로 선정된 부산남부교육청은 학교, 교사, 학부모 등 교육 수요자들의 교육력 향상을 위해 올해 2월부터 ‘학교컨설팅지원센터’를 운영해왔다. 김 씨의 눈이 번쩍 뜨였다.
부산남부교육청은 지원센터에 ‘수업’ ‘학교 경영’ ‘교육과정’ ‘학부모 교육’ ‘맞춤형 연수’ 등 5가지 영역의 컨설팅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김 씨는 이 가운데 자신에게 필요한 수업 컨설팅을 받기로 하고, 지원센터 홈페이지에 신청서를 접수시켰다.
얼마 뒤 교육청에서 컨설턴트가 김 씨의 컨설팅 의뢰를 수락했다는 통보가 왔다. 부산남부교육청의 수업 컨설팅 담당 장학사가 ‘컨설팅 플래너’ 역할을 맡아 컨설팅 날짜와 준비사항 등을 친절하게 챙겼다.
김 씨는 자신의 교수학습을 지원한 컨설턴트의 이력을 알아보고는 깜짝 놀랐다. 주변 선생님들한테서 덕망이 높고, 수업능력이 뛰어나다고 소문이 자자하던 부산의 한 초등학교 교장이었던 것.
김 씨는 이 교장 선생님에게서 수업능력을 신장하기 위한 일대일 컨설팅을 수차례 받았다. 먼저 지도안 작성에 대해 조언을 들었고, 다양한 교수법 등을 전수받았다. 그 다음에는 컨설턴트가 직접 참관한 상태에서 수업을 진행해본 뒤 개선점을 수정하는 식으로 가르침을 받았다. ![]()
컨설팅을 마친 김 씨는 자신감을 되찾았다. 아이들의 수업 태도도 분명 이전과 달라져 있었다. 김 씨는 지원센터 홈페이지에 후기를 남기지 않을 수 없었다.
“지역교육청과 교사는 이제 같은 눈높이에 있습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지역교육청에 대해 몸을 낮춰 학교를 찾아가는 ‘교육지원청’으로서의 기능을 대폭 강화했다. 우선 학교별로 장학사를 지정해 학교 운영 전반을 점검하고 감독해오던 행정적 성격의 ‘담임 장학’ 제도를 폐지했다.
장학사들의 역할도 바뀌고 있다. 부산남부교육청 장학사들의 직함 앞에는 학교명 대신 영역별로 ‘컨설팅 관리자’라는 명칭이 새로 붙었다.
부산남부교육청의 경우 특히 교육 현장에서 가장 수요가 많은 ‘수업 컨설팅’ 분야에 대한 지원 노력이 두드러진다. ‘수업 컨설팅’은 세 가지 방식으로 나뉜다. 앞에서 본 김 씨의 사례처럼 ▲컨설턴트가 일대일로 교사에게 교수학습 지원을 하는 컨설팅 ▲컨설턴트가 온라인에서 교사에게 컨설팅을 하는 사이버 컨설팅 ▲단위 학교 차원에서 의뢰하는 교과 주제별 컨설팅이 그것이다.
일대일 수업 컨설팅은 교사가 지역교육청 홈페이지에서 컨설턴트를 직접 지명해 신청할 수 있다. 컨설턴트는 교원, 전문직, 대학교수 등 다양한 전문가들로 구성돼 있다.
부산남부교육청 수업 컨설팅 관리자인 김창연 장학사는 “지원센터 내 초중등 수업 컨설턴트만 해도 1백여 명에 이른다”며 “일선 교사의 선배들인 교장, 교감, 수석교사 등의 비중이 높은데, 이들에게서 이론적인 학생 지도법뿐 아니라 생생하고 다양한 현장 경험을 전수받을 수 있어서 의뢰 교사들의 호응이 매우 높다”고 전했다. ![]()
‘컨설팅 장학’이 정착되기 위해선 컨설턴트 확보와 관리가 관건. 김 장학사는 “앞으로 교육과정이 많이 바뀌면 컨설턴트의 수요도 늘어날 텐데, 결국 유능한 컨설턴트를 확보하는 것, 그리고 그들의 ‘백업’ 관리를 어떻게 할 것인지가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한편 교육과학기술부는 학생과 학부모에 대한 지역교육청의 지원 기능도 크게 강화한다. 학생들을 위해서는 학교 차원에선 개설하기 어려운 심화과정을 올해 9월부터 울산 등 5개 지역교육청에 개설하기로 했다.
학생 진로, 진학, 입시상담 센터 및 학교 부적응 학생들을 위한 ‘Wee 센터’도 올해 4월 현재 80개에서 2012년까지 1백80개로 늘려갈 예정이다. 또 학부모가 학교의 교육 및 의사결정 과정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올해 전국 2천여 개 학교의 학부모회에 5백만원 안팎씩을 지원해 활동을 장려한다. 학부모 연수 프로그램에도 올해 32억원을 지원할 예정.
지역교육청의 체제와 조직도 눈에 띄게 정비된다. 교육청의 최고책임자인 교육장으로 임용하기 위해 공모제가 도입되는 것이 대표적인 예. 부산, 대구, 인천 등 학교 근접성이 높은 지역교육청의 학교 평가, 감사 등 행정 업무는 최대한 본청으로 이관할 방침이다.
교육과학기술부 학교선진화과 최은희 서기관은 “지역교육청이 상명하달에 의한 지시나 감독 행태에서 벗어나 학교 교사들로 하여금 가르치는 일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돕는 현장 지원기관으로 전환되면 교육자치가 비로소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구현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글·유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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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