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문화/생활

세계로 뻗어가는 대표 브랜드 ‘韓流’




 

대학생 이혜은(24) 씨는 2년 전 남미 배낭여행 중 여러 차례 신기한 경험을 했다. 자신을 한국인이라고 밝힐 때마다 현지인들이 ‘이영애’ ‘대장금’을 말하면서 반가워했던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여행을 하며 만난 일본, 중국 등 외국인 관광객들도 한국인이라고 하면 ‘욘사마’ ‘배용준’을 외치며 그에게 한국의 연예계 소식에 대해 빠짐없이 물었다.
 

그는 남미 파라과이에 머물 때 한국어를 배우는 현지인들도 만날 수 있었다. 그들에게 한국어를 배우는 이유를 묻자 “한국 드라마를 보면서 한국문화에 친숙해졌다” “한글이란 글씨가 매력적이다”고 말하는 등 한국문화에 푹 빠진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국 대중문화는 ‘한류(韓流)’라는 이름으로 이웃 일본은 물론 지구 반대편 남미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한류의 일등공신은 단연 드라마 콘텐츠다. 대표적인 작품은 배용준을 ‘욘사마’로 만든 ‘겨울연가’다. 2003년 4월 일본 NHK 위성방송이 ‘후유노소나타’로 방영해 큰 인기를 얻으면서 ‘한류 드라마’의 기폭제가 됐다. 이후 2004년 9월 중국 후난위성TV가 방영한 ‘대장금’은 일본, 대만, 홍콩 등 아시아 전역을 넘어 아프리카, 유럽 등 60개국에 수출돼 전 세계에 대장금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아시아를 비롯해 전 세계에서 불던 한류는 현재 한류(寒流)라 불릴 정도로 그 명성이 예전만 못하다. ‘겨울연가’ ‘대장금’ 이후로 한국 정서를 반영하면서도 세계인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작품이 등장하지 않았고, 제작비가 부족하거나 한류 스타에만 지나치게 의존해 작품성에 문제가 있었던 작품도 많았기 때문이다.
 

이에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은 국내 방송영상 프로그램 제작 수준을 한 단계 높이고 세계적인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방송영상 콘텐츠 지원을 시작했다. 드라마, 다큐멘터리, TV영화 등 총 9편의 영상 콘텐츠에 24억원의 제작비 지원을 하기로 한 것이다. 특히 침체된 콘텐츠 제작업계에 활력을 불어넣고 한류시장의 확산을 도모하기 위해 두 편의 대작 드라마에는 각 5억원씩 지원하기도 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첫 드라마가 지난 7월 방영된 지성, 성유리 주연의 ‘태양을 삼켜라’다. 한국 드라마 최초 아프리카 올 로케이션으로 화제를 모았던 ‘태양을 삼켜라’는 10월 3~9일 프랑스 칸에서 열린 국제 콘텐츠 전시회 ‘밉콤(MIPCOM)’ 쇼케이스 행사에서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선정한 글로벌 전략상품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이 밖에도 한국 최초의 근대식 국립 서양의료기관을 배경으로 한 대하드라마 ‘제중원’, 중년 남성이 26세 연하 여성을 만난다는 내용의 TV영화 ‘페어러브’ 등도 제작 지원을 받아 내년 초 방영될 예정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성임경 책임연구원은 “2002년부터 우수 창작 프로그램의 제작을 지원해왔는데 지난해 말 독립제작사 제작 지원이 가능하게 돼 드라마와 TV영화까지 지원 분야와 규모를 확대했다”며 “앞으로 대작 드라마와 다큐멘터리 제작 지원을 통해 한류의 지속적인 확산을 이끌어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한민국 브랜드를 높이는 데는 공연문화도 한몫 톡톡히 하고 있다. 한국을 찾으면 ‘난타’ ‘점프’ 등 넌버벌 퍼포먼스가 재미있다는 입소문이 외국인 관광객들 사이에서 퍼지면서 큰 인기를 얻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관광공사는 외국인 관람객 유치를 위해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 공연을 한자리에 모아 지난 9월 12일부터 27일까지 ‘2009 공연문화축제 코리아 스파클링 페스티벌(Korea Sparkling Festival)’을 열었다. 한류 스타 및 아시아 유명가수가 참가하는 아시아송 페스티벌, 한국 전통공연을 체험할 수 있는 전통연희축제 등의 공연들을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이 행사는 올해로 6회째를 맞이했다.
 

비슷한 시기에 비보이 경연대회도 열렸다. 세계 5대 비보이 메이저대회로 자리 잡은 ‘R-16 코리아 스파클링, 인천 2009’로 지난 9월 25∼27일 인천에서 15개국 16개 팀이 참가해 공연과 자유 배틀 경연을 펼쳤다. 올해로 3회째인 비보이 경연 대회는 국내 비보이 춤꾼들을 발굴해 양성하는 한편 해외 비보이문화를 알아볼 수 있는 댄스문화의 장으로 성장해가고 있다.







 

한국관광공사 관광상품팀 박충경 팀장은 “‘난타’ ‘점프’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 등 넌버벌 퍼포먼스가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는 만큼 신규 공연관광 상품을 발굴하고 지속적인 해외홍보 마케팅을 펼칠 필요가 있다”며 “현재 해외전시 박람회, 공연관광 로드쇼 등에 참여해 공연과 관광을 연계한 홍보에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가 이미 지니고 있는 고유문화인 ‘한글’ ‘한국어’도 세계 속의 대한민국 위상을 높여줄 브랜드로 성장해가고 있다. “한글은 모든 언어가 꿈꾸는 최고의 알파벳” “세종이 만든 28자는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알파벳이자 세계에서 가장 과학적인 표기법 체계” “한국의 문화 창작품 중 최고의 작품” 등 전 세계 유명 학자들은 한글의 우수성과 독자성에 찬사를 아끼지 않는다.
 

특히 올해 7월 처음으로 인도네시아 슬라웨시주 부톤섬의 소수민족 찌아찌아족이 한글을 표음문자로 받아들였다. 현재 찌아찌아족 밀집지역인 소라올리오 지구의 초등학생 40여 명과 고등학생 1백40명이 한글로 만들어진 교과서를 통해 찌아찌아족 말을 배우고 있다.
 

한글 보급의 성과와 더불어 한국어 또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국가브랜드위원회는 지난 3월 한국어 보급 확대를 우선 추진 10대 과제로 선정했다. 이에 문화체육관광부는 한국교육원, 한글학교 등 한국어 교실의 명칭을 ‘세종학당’으로 전환하고 2015년까지 국내외에 세종학당 3백50개를 설립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또한 올해 처음으로 세계한국어교육자대회를 열어 국가별 교원 네트워크 결성을 지원해주고, 한국어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토의했다.
 

한글과 한국어의 위상이 높아진 만큼 한글을 이용한 한글 디자인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그중 ‘한글도 스타일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준 사람은 이상봉 디자이너다. 그는 2006년 2월 파리 컬렉션에서 처음으로 한글 컬렉션을 발표하면서 한국의 명시나 감성적인 편지 글귀를 넣은 옷 디자인으로 한글의 미적 감각을 살렸다.
 

일반인들도 한글 디자인에 전폭적으로 참여하며 한글 디자인 상품 상용화를 이끌고 있다. 세종대왕기념사업회는 문화체육관광부의 후원 아래 지난 2005년부터 올해까지 ‘한글 문화상품·아이디어 공모전’을 열었다. 한글 모양의 자, 외국인을 위한 한글이름 스탬프, 한글의 자음과 모음을 이용한 메모보드, 한글을 활용한 휴대폰 고리와 자음 응용 브로치 등은 지난 3월에 발표된 4회 공모전 수상작들이다. 이 대회에서 수상한 한글 관련 다양한 아이디어 상품들은 앞으로 상용화돼 시중에 선보일 예정이다.
 

차재경 세종대왕기념사업회 사무국장은 “한글 디자인의 실용성을 살리는 한글 문화상품·아이디어 공모전을 비롯해 한글의 독창적인 아름다움을 뽐낼 수 있는 서체 개발도 지난 93년부터 꾸준히 진행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식경제부와 국가브랜드위원회는 코트라가 지난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실시해온 국가브랜드맵 조사 결과에서 한국의 대표 연상 이미지 1위는 기술력, 2위는 한국음식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많은 외국인들이 ‘한국’ 하면 ‘김치’ ‘비빔밥’ ‘불고기’ 등을 떠올릴 정도로 한국은 미식가의 나라로 알려져왔다. 이에 농림수산식품부는 지난 4월 한식을 제대로 알리고 체계적으로 한식문화를 키워가기 위해 한식 세계화 추진 방안을 발표했다. ‘세계인이 즐기는 우리 한식’이란 테마 아래 한식산업 기반 프로젝트, 한식 이미지 업 프로젝트, 알기 쉬운 한식 프로젝트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기획해 실행에 옮기고 있다.
 

이와 더불어 농림수산식품부 한식세계화추진팀은 지난 6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각료회의에서 쇠갈비찜, 비빔밥, 시금치된장국 등 한식 만찬을 내놓아 OECD 국가 대사들로부터 극찬을 받았다. 또한 지난 10월 9일에는 방한한 일본 하토야마 총리의 부인 미유키 여사를 위해 직접 김치를 담글 수 있는 한식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해 한식을 좀 더 친근하게 접할 수 있도록 했다.
 

대한민국의 브랜드를 대표하는 또 하나의 선두주자는 한복이다. 매년 열리는 미스 유니버스 선발대회에서 한국 대표가 어떤 스타일의 한복을 입는지 누리꾼 사이에서 화제가 될 정도로 아름다운 곡선을 자랑하는 한복은 미의 상징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한복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리고 차세대 신진 한복 디자이너들을 발굴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한복사랑 페스티벌’을 개최하고 있다. ‘한복, 바람에 누비다’를 주제로 열리는 올해 행사는 10월 23~24일 열린다.
 

김태호 문화체육관광부 국어민족문화과 담당자는 “이번 행사로 한복의 전통과 품격을 간직한 디자이너들이 한복의 새로운 경향과 세계로 진출하는 한복의 아름다움을 보여줄 예정”이라고 말했다. 드라마, 영화 등 대중문화에서부터 난타, 비보이 등 공연문화, 한글, 한식, 한복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의 프리미엄을 높이는 다양한 문화들이 지속적인 지원을 통해 더욱 발전해 세계 속의 유일무이한 대한민국 토종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한다.
 

글·김민지 기자



지금 정책주간지 'K-공감' 뉴스레터를 구독하시고,
이메일로 다양한 소식을 받아보세요.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