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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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14일 서울 여의도 증권가에서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이날 외국인은 증권시장에서 2천1백33억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이며 코스피지수를 연중 최고치인 1735.33으로 끌어올렸다. 이전 사흘간 ‘팔자’ 우위를 보이던 외국인들은 이날 개장 직후부터 대형주를 중심으로 순매수 행진을 보였다.
그러다 장 막판에 세계적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가 우리나라 국가신용등급을 1997년 외환위기 이전 등급으로 전격 상향 조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한 시간 만에 1천억원가량의 매수세가 추가로 유입됐다.
대신증권 구희진 리서치센터장은 “선진국을 중심으로 신용등급 하향이 잇따르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만 신용등급이 올라갔다는 것은 그만큼 국내 상황이 좋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또 외국인 주문 창구인 메릴린치의 김경덕 전무는 “한국의 경기와 재정상황에 대한 무디스의 긍정적 평가로 외국인의 투자심리가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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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경제가 이른바 ‘IMF 사태’로 커다란 타격을 입은 1997년, 무디스는 우리나라 국가신용등급을 투자적격 등급인 A1에서 투자부적격 등급인 Ba1으로 뚝 떨어뜨렸다. 이후 무디스가 평가한 우리나라 국가신용등급은 지속적으로 상향됐으나 외환위기 이전 수준인 A1을 회복하진 못했다. 외환위기 이후 10년 만인 2007년에도 A3에서 A2로 올라서는 데 그쳤다.
따라서 무디스가 우리나라의 국가신용등급을 A2에서 A1으로 끌어올린 일은 여러모로 의미가 크다. 먼저 2008년 10월 리먼브라더스 사태 이후 A등급 이상의 국가 중 신용등급이 올라간 나라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칠레, 사우디아라비아, 오만 등 4개국뿐이다.
우리나라 국가신용등급을 외환위기 이전 수준으로 되돌린 것도 세계 3대 신용평가기관(무디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 피치) 중 무디스가 처음. 무디스는 4월 14일 이 같은 결과를 발표하며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신속하고 적절한 금융 및 재정정책으로 빠른 경제 회복세를 이룬 점을 등급 상향의 주된 이유로 꼽았다. 이와 함께 경상수지 흑자, 단기외채 감소, 2천7백억 달러 이상의 외환보유액 확충 등에 힘입어 대외채무 상환 불능 우려가 크게 줄어든 점도 이번 상향 평가에 영향을 끼쳤다고 전했다.
무디스는 또 지정학적 위험과 관련해 굳건한 한미동맹과 한반도 안정에 대한 중국의 역할 등으로 남북관계가 등급 상향을 저해하지는 않을 것으로 평가했다. 특히 천안함 사건에도 시장이 차분한 반응을 보인 점이 높이 평가됐다는 분석이다.
무디스의 이번 상향 조정은 국가신용등급을 외환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기 위한 정부의 부단한 노력의 결실이기도 하다. 기획재정부 등 관련 부처는 그동안 국가신용등급이 금융시장과 국민적 자긍심에 미치는 중요성을 감안해 무디스를 설득하기 위한 총력적 대응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정부는 무디스 면담자를 장관급으로 격상하고 연례협의도 해당부처 1급으로 상향 조정해 책임감과 신뢰성을 부여하는 한편 재정건전성, 외채, 공기업 부채 등 핵심 사항은 설명자료를 작성해 수시로 관련 내용을 제공함으로써 불필요한 오해를 없앴다.
특히 핵실험, 후계계승 등 최근 북한 상황을 지정학적 리스크로 확대 해석하지 않도록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였다. 천안함 사건 이후 정부가 신용평가사의 최고위층과 애널리스트들에게 우리 금융시장 상황 등을 알리는 서한을 보낸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무디스의 이번 상향 조정은 우리나라가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고 있다는 점을 국제사회에서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의미”라며 “외국 언론이나 투자자들이 한국경제에 대해 보여왔던 지나친 우려와 오해도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핵실험, 후계 문제 등으로 요동치는 최근 북한 상황이 현재로서는 국가신용등급에 부정적 영향을 주지 않고 있음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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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 만에 외환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된 국가신용등급은 국내 금융기관의 신용등급과 전망에도 긍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 무디스가 우리나라 국가신용등급의 상향 조정을 발표한 직후 국내 10개 금융기관(한국수출입은행, 하나은행, 기업은행, 국민은행, 한국산업은행, 한국정책금융공사, 한국주택금융공사, NH농협, 신한은행, 우리은행)과 15개 공기업(한국도로공사, 한국가스공사, 한국전력, 수자원공사, 철도공사, 한국광물자원공사, 석유공사, 토지주택공사,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철도시설공단, 한국중부발전, 한국서부발전, 한국남부발전, 한국동서발전, 한국남동발전)의 신용등급도 덩달아 A1으로 올랐다.
이번 상향 조정은 많은 경제적 효과를 가져올 전망이다.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과 범진완 사무관은 “국가 리스크 감소에 따라 대외신인도가 높아지면서 금융기관과 기업의 해외 자금조달 여건이 좋아지는 추세”라며 “국가신용등급 상향 조정으로 외국인의 투자심리도 개선돼 주식시장과 국내 경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글·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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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