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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정상회담에 하루 앞선 4월 18일(현지 시간) 캠프 데이비드에 도착한 이 대통령 내외는 골프 카트를 타고 1시간 30분간 캠프 내 이곳 저곳을 둘러봤다. 부시 대통령은 골프 카트를 타고 나와 이 대통령과 부인 김윤옥 여사를 맞았다. 카트에 올라탄 이 대통령은 자신이 운전하는 게 안전할 것 같아서 직접 카트를 운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 숙소까지 2분 정도만 동승하기로 했던 부시 대통령은 1시간 반 동안 휴양지 곳곳을 돌아다니며 안내를 마다하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이후 숙소에서 짐을 풀고 오후 6시 30분부터 1시간 30분 동안 부시 대통령 부부가 주최하는 만찬에 참석했다.

이 대통령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담은 비공개로 19일 오전 9시 30분에 시작돼 당초 예정보다 20분 연장된 10시 50분까지 진행됐다. 회담의 주요 의제는  FTA 비준 협력, 북핵 관련 6자회담, 도하 기후협약 관련 문제였다. 이날 분위기는 시종 화기애애했으며, 이 대통령의 제안에 부시 대통령은 긍정적으로 화답했다. 두 정상의 기자회견장엔 미국 언론도 평소보다 많이 참석해 이번 정상회담에 대한 높은 관심과 열기를 반영했다. 특히 CNN, 폭스 등 방송사는 기자회견을 미 전역으로 생중계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이 “6자회담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남북관계를 진행시킬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자 부시 대통령은 “댓츠 굿(That’s good· 좋다)”이라고 답했으며, “도하 협상과 범지구적 문제에 선진국 기술을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 대통령의 제안에 부시 대통령은 “앱솔루틀리(absolutely·물론이다)” “댓츠 라이트(That’s right·좋다)”를 연발했다. 이 밖에 “미국 내 보호주의 확산을 신경 써야 할 것”이라는 이 대통령의 당부에 대해서도 부시 대통령은 “앱솔루틀리(absolutely)”를 연발했다.


부시 대통령 카트 동승 직접 별장 안내
[SET_IMAGE]2,original,right[/SET_IMAGE]이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마치고 오전 11시 20분께 기자회견장이 마련된 캠프 데이비드 헬기장에 나란히 모습을 드러냈다. 회견에서 이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은 여러 차례 서로에게 눈짓을 보내며 다정한 장면을 연출했다. 양국 정상은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최근 국제 정세와 안보 수요가 급변함에 따라 한·미동맹도 새롭게 변화할 것을 요구받고 있다”면서 “자유와 민주주의, 인권, 시장경제의 가치와 신뢰를 기반으로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21세기 전략동맹’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특히 이런 공감대를 바탕으로 한·미동맹에 대한 미래비전을 더욱 구체화해 나가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부시 대통령이 모두 발언에서 “별명이 불도저인 것으로 알고 있다. 자신은 컴퓨터가 달린 불도저라고 한다”고 말하자 큰소리로 웃었으며, “커다란 도전과 장애물이 있어도 포기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솔직함이 좋고 낙관적인 비전이 좋다”는 평가에는 흐뭇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극진한 예우·가슴을 연 대화에 감사”
또 이 대통령이 “주한미군 전력을 계속 유지키로 했다”면서 부시 대통령에게 웃으며 “그렇죠?”라고 묻자 부시 대통령도 “그렇다”고 즉답을 보냈다. 이 대통령은 “아주 유익한 이야기를 가슴 열고 허심탄회하게 나눈 것에 대해 감사한다”며 거듭 사의를 표명했고, 부시 대통령도 “이번 회담은 양국 관계를 강화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다. 그렇게 했다고 믿는다”고 화답했다.

이번 미국 방문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캠프 데이비드로 초청돼 양국 정상끼리 돈독한 우의를 다졌다. 이를 전 세계에 과시한 것은 한·미관계의 새 단계 진입을 상징해 주기에 충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대통령은 캠프 데이비드에서 보낸 시간에 대해 “보통 접대는 동양 사람들이 잘한다고 생각하는데 이번에 와서 부시 대통령 내외가 하는 것을 보고 우리도 외국 국가원수가 오면 이렇게 해야겠구나 하고 많이 배웠다”고 미국을 떠나는 날 케네디 공항에서 밝혔다.

이 대통령은 특히 “(한국의) 새로운 정부에 대한 격 높은 예우를 갖추려고 상당한 준비를 한 게 아닌가 생각 한다”면서 “아주 작은 것부터 배려를 철저히 했다”고 미국측에 고마움을 표시했다.

한편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이 대통령의 방한 요청을 받아들여 오는 7월 한국을 방문한다. 이 대통령의 방미에 이은 답방 형식으로, 일본에서 개최되는 G-8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길에 한국을 찾을 예정이다. 이번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담이 한국의 새 정부 출범 이후 양국 간 탐색전의 성격이 강했다면 부시 대통령의 답방에서는 보다 구체적인 의제를 놓고 대화가 오갈 것으로 보인다. 부시 대통령 답방 때 한·미관계를 전반적으로 업그레이드하는 결실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한반도 전문가가 본 한·미 정상회담 평가
“한·미 동맹, 우정의 관계로 전환됐다”

워싱턴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18일 한·미 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한결같은 찬사를 쏟아냈다. 이명박 대통령이 부시 미 대통령과 만나 현안들을 해결하기 앞서 미국측에 충분한 신뢰감을 심어줬고 이를 바탕으로 양국이 동맹의 미래지향적 비전을 구체화해 가는 토대를 마련했다는 데 전문가들의 의견이 일치했다.


빅터 차 조지타운대 교수 (전 백악관 아시아 담당 보좌관)
“이 대통령이 취임 후 첫 번째로 부시 대통령과 아주 좋은 만남을 가졌다. 특히 동맹의 장기적 아젠다 설정에 큰 기여를 했다. 가장 중요한 성과는 한국측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를 해결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 같은 결단을 통해 한·미 FTA를 반드시 성사시키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줬다. 이 대통령은 또 미국이 나토나 일본 등 최고 동맹국들에게만 허용하는 전략무기판매 기준(FMS)을 한국에게도 적용하는 첫걸음을 떼게 만드는 성과도 올렸다. 이는 한·미 동맹을 업그레이드하고 확장하는 데 큰 기여를 했다고 볼 수 있다.”


존 페퍼 ( 미 국제관계센터 국제문제 담당국장)
“미국은 이번 회담에서 90점, 한국은 75점의 성과를 올렸다. 교황 방문 등이 겹쳐 이 대통령의 방미는 미국인들에게는 큰 주의를 끌지 못했던 게 한국측에 점수를 낮게 준 이유다. 이 대통령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개방을 과감히 결단한 건 한·미 FTA에 기울이는 그의 관심을 잘 보여줬다. 그러나 한국의 그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정치상황상 여전히 FTA가 성사되기 어려울 것이다. 또 하나 지적할 부분은 한국과 미국이 대북 정책에서 여전히 틈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이 미국 언론과 인터뷰에서 남북 연락사무소 설치를 제안하는 등 남북대화에 관심을 표명한 반면 부시 행정부는 여전히 북한의 핵프로그램 저지가 최대 관심사다.”


고든 플레이크 (맨스필드 재단 선임연구원)
“흠잡을 데 전혀 없는 훌륭한 성과였다고 평가한다. 이 대통령이 미국과의 관계 복원을 최우선한다고 여러 번 밝혀왔기 때문에 사실 이번 회담은 두 정상이 만났다는 사실 자체가 중요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 대통령과 얼굴을 맞대면서 한·미동맹에 대한 이 대통령의 관심과 열정을 충분히 느끼고 신뢰를 갖게 됐을 것이다. 부시 대통령이 한국의 우려를 받아들여 주한미군 감축을 중단키로 결정한 것은 한·미관계가 신뢰에 기초한 우정의 관계로 전환됐음을 보여준 것이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 재단 연구원)
“이번 방미의 구체적 성과는 3가지다. 한국의 미국 비자 면제 프로그램의 조기 실현, 미국산 쇠고기 한국수출 재개, 그리고 나토 수준으로 격상된 한국의 미국산 전략무기 구입 권한이다. 이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은 서로의 가슴을 열고 만난 이번 회담에서 이 같은 현안들을 용기 있게 결단해 동맹의 수준을 높이는 데 큰 성과를 올렸다고 본다. 이와 함께 북핵 문제에서도 두 정상이 더욱 강력한 공조 원칙을 확인함으로써 북핵 해결의 가능성을 높인 점도 평가해야 한다.”








[SET_IMAGE]3,original,right[/SET_IMAGE]이번 방미기간 중에 가장 화제를 불러모은 것은 이명박 대통령 부부가 조지 부시 대통령의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 초청받은 일이다. 이 대통령 내외는 4월 17일까지 백악관 앞 영빈관인 블레어 하우스에서 묵다가 18일 캠프 데이비드로 옮겼다. 이때 부시 대통령 부부는 캠프 데이비드 헬기장에 직접 나와 이 대통령 내외를 영접했다. 그 후 캠프 데이비드에서의 일정은 18일 저녁 정상 만찬을 비롯해 다음날 아침 산책, 양국 정상회담과 공동 기자회견 등으로 이어졌다.

캠프 데이비드 만찬에서 이 대통령은 “유서 깊은 캠프 데이비드에서 따뜻하게 맞이해 준 부시 대통령 내외에게 감사한다”고 사의를 표했다. 이에 부시 대통령은 “이 대통령 내외를 캠프 데이비드가 가장 아름다운 때에 보여드릴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양국 정상은 현대사의 주요 사건들의 배경이 돼 온 캠프 데이비드에서 정상회담을 갖게 된 것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이 같은 별장 초청을 두고 워싱턴 외교가에서는 매우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보통 캠프 데이비드에 초청된 외국 정상은 회담일 이외에는 워싱턴 시내 호텔이나 자국 대사관저에 머물렀다. 이 대통령의 경우처럼 특정 국가 정상에게 캠프 데이비드와 백악관 영빈관을 모두 내준 적은 드물다. 한국과 미국 간 상호 협력관계 증진을 목표로 하는 비영리단체 ‘코리아 소사이어티’의 에번스 리비어 회장도 “정상 간 신뢰 구축이 외교에서 상당한 부분을 차지한다”며 “부시 대통령이 이 대통령을 캠프 데이비드 별장으로 부른 것은 큰 분기점이라는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캠프 데이비드는 메릴랜드주 프레데릭 카운티의 캐톡틴산 해발 550m 지점에 위치하고 있다.  이곳은 1938년 처음 지을 당시 원래 연방공무원 가족 휴양소였다. 그러다 대통령 별장으로 탈바꿈한 것은 루스벨트 대통령 재임시절부터다. 건강이 좋지 않았던 그는 워싱턴에서 헬리콥터로 20분이면 도착하는 가까운 거리면서, 산기슭이라 무더위를 피할 수 있는 이곳을 별장으로 꾸몄다. 그리고 ‘샹그릴라(Shangri-La)’라고 불렀다. 현재 명칭인 ‘데이비드’는 1953년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각별히 아끼던 손자 이름 ‘데이비드’로 바꾸면서 불리기 시작했다.


루스벨트 재임 때부터 대통령 별장
캠프 데이비드의 총면적은 50만㎡로 볼링장, 골프연습장, 테니스코트, 수영장, 승마장 등 휴양시설을 갖추고 있다. 긴장감에 휩싸이게 마련인 백악관과 달리 여유로운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이러한 매력 때문에 많은 미국 대통령들이 딱딱한 정상회담을 순조롭게 풀어가고 싶을 때 이곳을 택했다. 2차 대전 때 종전 계획을 논의한 루스벨트-처칠 회담, 미·소 해빙무드를 연출한 아이젠하워-흐루시초프 회담 등이다. 이 중 가장 유명한 것은 1978년 지미 카터 대통령의 중재로 메나헴 베긴 이스라엘 총리와 안와르 사다트 이집트 대통령이 체결한 평화협정이다. 이 협정은 ‘캠프 데이비드 협정’으로 불린다.

부시 대통령은 외국 정상에게 친밀감을 표시하거나 관계를 보다 돈독히 하고자 할 때 이곳에 초청했다. 2001년부터 현재까지 다녀간 외국 지도자들은 영국 토니 블레어 전 총리, 중국의 장쩌민 국가주석, 일본의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등 10여 명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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