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농림수산식품부 농업정책국은 요즘 비상이다. 온 국민을 불안하게 만든 배추값 급등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데다 국회 내에서 농업정책국이 주축이 되어 추진 중인 농협법 개정에 대한 논의가 한창이기 때문이다.
농림수산식품부 이양호 농업정책국장은 “배추, 마늘 등 채소류 가격이 급상승해 산지 농민과 국민들이 고초를 겪고 있다”면서 “우리나라는 사회 각 분야에서 경쟁 또는 융화가 이뤄지고 있는데 유독 농산물 유통 분야에서는 시장 기능의 활성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또 사업구조 개편을 위한 농협법 개정이 농산물 가격을 안정시킬 수 있는 대안임을 강조하며 “농협중앙회의 사업구조가 개편돼 유통 부문이 활성화되면 배추값 폭등과 같은 사태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농협법 개정의 가장 큰 목적은 무엇입니까.
농협중앙회의 경제사업과 신용사업을 분리해 농협의 경제사업을 활성화함으로써 농민들에게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가도록 하는 데 있습니다. 원래 농협은 상호부조의 정신을 모태로 출범했습니다.
그런데 농협이 출범한 지 50년이 지난 지금 금융 부문이 사실상 비대해졌고 유통을 맡고 있는 경제 부문은 상대적으로 작아졌습니다. 농협법을 개정하면 농협의 금융 부문과 경제사업 부문이 분리되면서 유통사업을 독립적으로 활성화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돼 농축산물 가격 안정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됩니다.
농협법 개정안에 대한 농협 내부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농협 사업구조 개편 당사자인 농협 내부에서 일부 우려가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논의 초기에 농협은 신용 부문이 새로운 금융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금융사업을 먼저 분리하되 경제사업은 그 다음에 추진하자는 것이었습니다. 현장에서 여건이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중앙회가 하고 있는 사업을 자회사로 분리해 시행할 경우 적자가 날 우려 때문입니다.
그런데 경제사업 부문의 자회사화 등 경제사업 활성화계획도 주변 여건 등을 고려해 순차적으로 추진할 것이므로, 법 개정안이 통과돼도 사업이 부실해져 조합 지원이 줄어드는 문제는 발생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 문제는 그동안 충분히 협의해 공감대가 형성돼 있습니다.
농협 사업구조 개편과 관련해 국회에서 쟁점이 되고 있는 부분은.
사업 분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족자본금 조달, 조세 지원 문제 등입니다. 국회에서는 농협법 개정 전에 구체적인 지원 조건과 규모를 확정하라는 입장입니다. 총론에 대해서는 큰 이견이 없거든요. 각론에서 많은 걱정을 하고 계십니다.
그러나 어차피 농협법 개정은 농협 사업구조 개편의 큰 틀을 결정하는 것입니다. 금융사업의 자본금 지원 문제, 경제사업 활성화를 위한 재원 배분 등 구체적인 방안은 법 개정 이후 사업구조 개편 준비위원회에서 농민단체, 농협, 학계 등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해 마련할 것입니다.
부족한 자본금에 대한 지원계획이 궁금합니다.
농협법에 따라 중앙회 전체 자본금을 신용사업 부문의 자본금으로 인정받아왔는데, 앞으로 농협중앙회 내부 조직으로 있는 신용사업 부문을 독립법인으로 분리하게 되면 이러한 자본금 특례를 더 이상 인정받을 수 없게 됩니다. 농협연합회, 농협은행, 경제지주가 각각 자본금을 보유해야만 합니다. 이에 따라 현재 중앙회가 보유하고 있는 자본금보다 많은 자본금이 필요합니다.
정부는 농협중앙회 사업구조 개편에 필요한 자본금은 협동조합으로서의 정체성과 자율성 유지 차원에서 기본적으로 농협이 자체적으로 조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만, 자체 조달 노력에도 불구하고 자본금 조달이 어려울 때 부족분에 대해서는 정부가 지원할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조세 지원은 어떻게 할 생각입니까.
법 개정안에 따라 농협중앙회에서 농협은행, 농협생명보험 등 금융 부문과 경제사업 부문을 분리하면 조세 문제 발생이 불가피합니다. 농협에서는 사업구조 개편에 따라 추가 조세부담이 없으면 하는 입장입니다. 추가로 세금을 낼 경우, 농업인이나 조합에 지원할 재원이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농협 사업구조 개편 목적이 세금을 더 걷기 위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정부도 최대한 지원할 계획입니다.
세법 개정은 국회에서 사업 분리가 확정돼야 가능합니다. 농협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바로 세법 개정에 착수할 계획입니다. 농협법 개정과 사업 분리 시점까지 1년여의 준비기간이 있기 때문에 이 기간에 세법을 개정해 조세 특례를 반영해도 늦지 않습니다.
농협 사업구조 개편으로 어떤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하십니까.
최근 금융위기 이후 신용사업의 수익성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업구조가 신용사업과 경제사업으로 분리되면 전문성과 경쟁력을 높여 농협 수익센터로서의 역량을 키우고, 더욱 많은 이익을 농업인과 조합에 환원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것입니다. 아울러 소비자들도 좀 더 질 좋은 농축산물을 안정된 가격에 이용할 수 있게 될 거라고 봅니다.
사업구조 개편이 배추값 파동 같은 문제도 해결할 수 있습니까.
배추의 경우 중간상인들이 농약이나 비료 등을 지원하고 그 대가로 배추를 현지가격으로 가져옵니다. 일명 ‘밭떼기’라고도 합니다. 중간상인들은 산지가격에다 그동안 들인 농약·비료값, 운송비, 창고비 같은 비용을 추가합니다. 화물차에 싣고 내릴 때 드는 인건비도 포함시키고요. 산지마다 가격차가 조금이라도 나면 서로 사고팔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니 기후변화 등으로 생산량이 조금만 변해도 가격변동이 큽니다.
농협의 경제사업에 거는 기대가 큰 것도 이 때문입니다. 가격변동에 대한 위험을 농협이 일정 부분 담당했다면 배추값 파동을 줄일 수 있었을 것입니다. 중간상인들과 유통·도매시장이 소비자와의 상생관계 유지보다는 각자의 이익 추구에 몰입해 경직돼 있는 문제를 해소하려면 농협이 유통사업에 적극 참여해야 합니다.
중간상인, 도매, 소매로 이어지는 기존의 유통구조에서 농협 유통회사가 산지 농산물을 소비자에게 바로 전달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내면 상호 경쟁과 보완을 통해 농산물 가격 안정을 이룰 수 있다고 봅니다.
글·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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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