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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인터뷰 - 세계자연보전연맹 지명이사 김성일 서울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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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지난해 11월 ‘환경올림픽’으로 불리는 세계자연보전총회(WCC)의 2012년 개최지를 제주로 결정했다.

1948년 유엔의 지원에 힘입어 국가, 정부기관, 비정부기구(NGO) 연합체로 창설된 IUCN은 세계자연유산 등재에 실질적 심사권을 갖는 등 국제적 권위가 높은 세계 최대의 환경단체.

이에 앞서 지난해 2월에는 스위스 글랑에서 열린 IUCN 이사회에서 서울대 산림과학부 김성일(52) 교수가 지명이사로 선정됐다.

이전에는 단 한 번도 한국인의 이사회 진출을 허락지 않던 IUCN이 김 교수에게 지명이사 자리를 내준 것은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위상이 그만큼 높아졌음을 보여준다. 지명이사는 4년 임기 동안 이사회(38명)의 구성원으로 활동하며 정책적 제안과 모니터링을 수행한다. 그간 IUCN은 개인의 전문성과 지역 안배를 고려해 지명이사를 선정해왔다.

김 교수는 지난 20년간 저술과 강연, 정부 위원회, 비정부기구 활동 등을 통해 자연환경 정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환경보전활동과 아시아 지역 내 환경협력관계를 강조해왔다. 5년 전에는 농촌지역 공동체 교육센터를 설립, 명예학장으로 자원봉사하며 지역 주민들에게 환경교육을 실시해왔다. IUCN으로부터 이러한 이력과 전문성을 인정받은 그는 현재 IUCN의 산하기구인 세계보호지역위원회의 아시아 의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WCC 유치에 힘을 보태고 행사를 준비하느라 더욱 바빠진 김 교수를 3월 말 서울대 관악캠퍼스에서 만났다.
 

한국인 최초로 IUCN의 지명이사로 선정된 소감은.
2007년 람사르 사무총장에 입후보하고 최종 면접자로 스위스에 초청됐는데, 마지막 인터뷰까지 가는 접전 끝에 탈락해 아쉬움이 컸다. 그런데 생각지도 않던 영광이 주어져 감개무량하면서도 한편으론 어깨가 무겁다. 세계 환경문제 해결과 한국의 위상 제고를 위해 할 일이 많음을 느끼고 스스로 헌신하자고 다짐했다.
 

IUCN 이사로서 어떤 활동을 펼치고 있나.
이사회에서는 재정회계위원회 위원으로 일한다. 지난해 경기침체로 IUCN의 예산이 2천억원에서 1천7백억원 수준으로 다소 감소해 장기지원금 확보와 민간협력체계 구축을 위해 뛰고 있다. 또한 세계보호지역위원회의 아시아 의장으로서 지역 내 세계자연유산 등재보고서에 직접 관여하고, 독도를 유엔 데이터베이스에서 한국 영토로 바로잡는 등 눈에 보이지 않는 많은 일을 하고 있다.
 

2012년 WCC 개최가 한국에 가져다줄 경제적, 사회적 파급효과는 어느 정도일 것으로 예상하나.
WCC 참가 인원은 IUCN 및 유관기관 회원, IUCN 6개 위원회, 주최국 대표단 등 6천명에서 8천명에 달한다. 이에 따라 제주도는 WCC 개최로 직접적인 경제효과 9백억원, 홍보효과 4백억원 등 1천3백억원의 경제효과를 전망하는데, 개인적으로는 사회적 파급효과가 더 클 것으로 본다. 2012년 6월 해양생태에 초점을 맞춘 여수세계박람회에 이어 9월 WCC가 연달아 열리고, 아직 유치가 확정되진 않았지만 11, 12월 유엔기후변화협약 회의의 한국 개최가 이어진다면 우리나라가 세계 환경 이슈를 주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다. 환경은 앞으로 세계를 이끌어나갈 핵심 동력이다. 그런 의미에서 2012년은 선진국 진입의 기회이기도 하다.
 

IUCN이 제5차 WCC 개최지로 제주를 선정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
제주특별자치도민이 1백만인 서명운동을 펼치는 등 열린 마음으로 행사 유치를 간절히 바란 점이 주효했다. 국회의원 전원의 서명도 한몫했다. 무엇보다 제주의 지원신청 보고서가 경쟁 상대인 멕시코의 것보다 월등히 좋았다. 환경부와 외교통상부, 국정원, IUCN 한국위원회 등의 헌신적인 노력도 간과할 수 없다.
 

지난 3월 5일 IUCN이 환경부, 제주특별자치도와 체결한 2012 WCC 양해각서(MOU)의 골자는.
행사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서로 협력하자는 의미로 MOU를 체결했다. 이들 3자는 WCC를 오는 2012년 9월 6일부터 15일까지 제주에서 공동 개최하기로 했다. 또한 WCC를 통해 제주선언문을 채택하고, 이를 근거로 활용해 녹색성장 비전의 발전과 지속가능한 이행을 위한 ‘제주환경리더스포럼’을 창설하는 데도 뜻을 같이했다. WCC에 필요한 시설, 서비스, 재정 지원 등에 대한 2차 MOU는 10월 말 이전에 체결하기로 했다.
 

IUCN은 한국의 환경정책을 어떻게 평가하나.
저탄소 녹색성장에 특히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다만 4대강살리기 사업에 대해서는 충분한 검증과 논의를 전제로 조심스럽게 접근하려 한다. IUCN의 다수 이사들과 직원들은 총회 개최지로서 한국 정부가 좀 더 적극적으로 연맹과 관계설정을 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정부가 총회 개최를 계기로 IUCN을 좋은 의미에서 활용했으면 한다.
 

IUCN 이사로서 앞으로의 포부는.
총회 개최 때까지 비무장지대 평화공원화, 북한 생태 복원, 아시아 산림훼손 방지, 아시아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교육과 지원 등 산적한 과제들을 하나씩 해결해 환경친화적인 사회 분위기 조성에 기여하고 싶다.
또 한국인이 앞으로도 이사직, 더 나아가 총재나 사무총장 직에도 진출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려고 한다. 연맹 사무국에 우리나라의 많은 젊은이들이 진출하도록 인재 양성에도 힘쓸 것이다.
 

글·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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