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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주식회사 청와대 | 숨가빴던 취임3주






취임 첫 주인 2월 29일 오전. 취임식 후 첫 확대비서관회의는 간간이 폭소도 터지고 비서관들의 적극적인 건의도 이어지는 등 자유스러운 분위기에서 시작됐다. 이날 회의는 오전 10시부터 11시 30분까지 한 시간 반 동안 진행됐다. 이날 이동관 대변인은 “MBC 앵커 출신인 김은혜 부대변인이 사회를 봤기 때문에 마치 무슨 방송국 스튜디오에서 토론회를 진행하는 듯한 그런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시종 격의 없이 그리고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토론에 나선 경제 분야 한 비서관은 “‘경제는 심리다’ ‘투자 심리가 10% 올라가면 실제로 투자가 3% 늘어난다’라는 분석이 있다”면서 “국민과 기업들의 경제 하려는 마음을 살릴 대통령의 리더십과 대국민 메시지가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이에 앞서 2월 28일 이명박 대통령은 학군장교 임관식에서 생도들을 의자에 앉게 하고 불필요한 의전과 장식을 대폭 간소시켰다. 이와 관련해 이 대통령은 “과거에는 생도들은 일어서 있고 내빈들만 단상 위 의자에 앉아 있어서 보기 안 좋았다. 언론에서도 이를 작지만 큰 변화로 긍정평가를 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청와대의 변화는 취임 1주일 동안 내부에서도 일어났다. 대표적인 사례가 청와대 근무자 간 벽 허물기다. 실제로 청와대 비서관 직무실의 칸막이가 사라졌다. “가장 효율적이고 실용적인 사무 공간이 되도록 하라”는 이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주말 동안 대통령실장과 수석비서관을 제외한 비서관들의 방을 없애고 직원들 사이에 높이 쳐져 있던 칸막이의 높이도 대폭 낮추는 공사를 진행했다.


청와대 직무실 칸막이 대폭 낮춰
취임 2주차인 3월 3일 청와대에서 열리는 첫 국무회의는 이명박 대통령 취임 이후 이어지고 있는 ‘창조적 격식 파괴’의 연장선이었다. 우선 배석인원이 대폭 줄었다. 지난 정부 30여명에서 국무총리실장, 공정거래위원장, 금융위원장, 법제처장, 국가보훈처장, 서울특별시장 등 6명으로 했다. 국무회의는 오전 8시부터 10시 30분까지 2시간 반 동안 진행되었으며, 국정과제 추진방향에 대한 보고가 최대한 압축돼서 진행했다. 토론에서는 민생현안을 중심으로 심도 있는 논의가 있었다.

키워드는 민생과 경제 살리기였다. 종전 국무회의가 보고와 지시형태로 진행되던 것과 달리 첫 국무회의부터 토론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진지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이 대통령은 토론에서 물가안정을 비롯한 종합적이고 실질적인 민생대책 마련을 거듭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유류세 인하 등 물가 대책과 관련해, “유류세 인하로 대형차는 기름을 많이 소비하므로 대형차가 더 혜택을 보고 소형차는 혜택이 적은 것 아닌가. 물가대책, 민생정책은 무엇보다 서민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번기를 맞아 가격이 많이 인상된 비료 값과 사료 값 문제도 지적되었다. 이 대통령은 “비료 값, 사료 값이 너무 올라 농어민들의 걱정이 많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정운천 농수산식품부 장관은 “근본적인 문제해결을 위해 구체적인 액션플랜을 짜고 있다”며 화학비료를 친환경비료로 전환하는 방안 등을 보고했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유기질 비료로 전환해 가는 것은 앞으로의 큰 방향이고 당장 올해에 비료 값, 사료 값이 오른 것에 대해 어떤 대책을 세우느냐가 중요하다”면서 보다 현실적인 정책대안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외국에 가보면 재래시장을 잘 유지해서 관광객 유치에 큰 도움이 된다”며 재래시장 활성화 필요성도 강조했다.

한승수 총리는 토론을 정리하면서 “가장 중요한 과제는 민생안정과 경제 살리기”라며 “총리로서 내각의 화합과 융합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한 총리는 또 “여러분은 각 부처의 장관이기 전에 국무위원임을 명심해 주기 바란다. 국가이익을 부처이익에 앞서 우선순위에 두어야 한다. 집무실에 앉아서 탁상공론해서는 안 되고 현장으로 나가야 한다. 항상 청렴하게 공평무사한 일처리로 귀감이 되어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취임 3주차인 지난 10일 이명박 대통령은 취임 후 첫 정부부처 업무보고를 기획재정부를 시작으로 이어갔다. 기획재정부 보고는 새 정부의 ‘실용주의’와 ‘현장중심’ 원칙이 철저하게 반영된 자리였다. 오전 7시 30분 이 대통령이 청와대가 아닌 과천정부청사를 직접 찾아 업무보고를 받은 것. 기획재정부 간부들은 이미 오전 7시 이전부터 업무보고가 이뤄진 8층 국무회의실에서 긴장된 모습으로 대기했다.








국무회의 타원형 배치 열띤 토론
국무회의실은 이 대통령의 지시로 바뀐 청와대 회의실과 같이 타원형 테이블의 넓은 면 중앙에 대통령석이, 맞은편 중앙에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석이 각각 배치됐다. 과거 대통령이 회의장 전면 상석에 앉던 것과는 다른 모습.

“다들 식사하셨습니까”라고 인사말을 건넨 이 대통령은 “커피나 한 잔 주세요”라면서 직접 커피를 따라 마셨으며 “이 기구(커피 메이커)가 총리실 것입니까, 기획재정부 것입니까”라고 물어보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이렇게 (대통령이) 와서 보고받는 것은 처음인가”라고 물은 뒤 “전에도 가끔 그랬지만 오전 7시30분에 받은 적은 없다”라는 대답을 듣고는 “나는 빨리 돌려보내려고 빨리 하는 것”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강만수 장관이 “정해진 시간 외에는 스스로 판단해서 출퇴근한다”고 말하자 “장관이 퇴근 안 했는데 퇴근하라고 하면 정말 하겠느냐”고 농담조로 지적했다. 이처럼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간단한 아침식사를 마치고 회의장으로 들어선 이 대통령은 돌연 엄숙한 표정으로 변했다. 국민의례에 이어 강만수 장관이 간략한 인사말을 하고 간부들을 소개한 뒤 이 대통령은 약 15분에 걸친 모두발언을 통해 ‘공직자 머슴론’을 설파하며 공직자 기강 잡기에 나섰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은 공직자들이 변화와 개혁의 출발점이 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습관이나 경험에 의존하지 말고 발상을 전환해 ‘머슴’의 자세로 솔선수범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특히 ‘공직자는 국민을 위한 머슴’이라며 ‘머슴론’을 제기한 의미는 무엇보다 공직자가 변해야 나라가 발전하고 선진 일류 국가로 도약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보고는 ‘일방통행식’이 아닌 ‘쌍방향 토론방식’으로 이뤄졌다. 토론의 첫 번째 주제는 최근 국내 경제의 최대 이슈인 물가상승 문제. 강만수 장관이 “서민들이 느끼는 체감물가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발제한 데 대해 이 대통령은 “지난해와 올해는 경제여건이 다르기 때문에 예산집행도 막연하게 관성적으로 할 게 아니라 전략적으로 대응하고 실질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집행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안 된다고 생각하면 될 것이 하나도 없다. 될 수 있다는 생각을 공유하고 실천계획을 꼼꼼하게 세우면 어려워 보이는 일도 가능하니 현실성 있는 방법을 강구해 달라”고 주문했다.

11일 외교부 업무보고에서 이 대통령의 어조는 강경해졌다. 과거 외교부의 역할에 대해 “불만 있다”는 말로 기강 잡기에 나섰다. 전날 기획재정부 업무보고에서 제기한 공직사회의 ‘무사안일’과 ‘복지부동’에 대한 질책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과거 한·미동맹, 북핵문제 등과 관련한 이전 정부의 외교정책 방향을 강한 어조로 비판하며 국익에 부합한 ‘실용외교’를 주문한 것.







이 대통령은 “우리가 과거에 과연 얼마만큼 창의적, 실용적 외교를 해왔나”라고 물은 뒤 “외교에도 예외 없이 실용외교를 지향해야 한다”면서 “세계 각지에서 근무하면서 세계 변화를 누구보다 먼저 체감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어떻게 실용주의 입장에서 변화를 가져와야 할지 잘 알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어려운 대내외 환경을 거론하면서 실용외교의 대표적인 예로 ‘자원외교’를 강조했다.

12일 경기도 용인의 제3군사령부에서 진행된 국방부 업무보고에서도 이명박 대통령은 ‘경제 살리기’를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군에서 가진 기술도 민간에 개방할 것은 과감히 개방해야 한다. 별것 아닌 것도 비밀인 경우가 많더라”며 “민간이나 군에서 잘할 수 있는 분야를 특성화하고 연구 결과를 상호 공유하면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민·군 기술협력을 강조했다고 군의 한 관계자는 전했다. 국방부는 이와 관련, 업무보고를 통해 현재 국방비의 4.7%에 해당하는 연구개발비를 10%로 점진적으로 확대하고 민·군이 함께 쓸 수 있는 기술 개발, 범정부 차원의 협력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보고했다.

13일에는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첫 회의가 열렸다. 이 대통령은 모두발언을 통해 “법을 바꾸지 않아도 지침이나 대통령령, 부령 등만 바꿔도 지금보다 절반 정도 줄일 수 있는 여건이 될 수 있다”며 “정부가 기업에 불편을 주는 것이 무엇인가 하나하나 금년 안에 해결하려고 작심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 불편사항 올해안에 해결
이 대통령은 또 “대한민국의 규제를 한꺼번에 없앤다는 것은 회의해 봐야 소용없기 때문에 하나씩 해결하려 한다”고 계획을 밝힌 뒤 “대통령직인수위에서 검토한 것은 공장 단지를 짓는 데 30, 40개월 걸리던 것을 6개월 만에 가능토록 하는 방안”이라며 “기본적으로 현재 규정을 다 두고도 공직자들 생각만 바꿔도 상당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사공일 경쟁력강화위원장은 “소관 부처는 말할 것도 없고 지방자치단체와 긴밀하게 협조해 민간 기업의 기업 활동을 위축시키고 국민을 불편하게 하는 모든 사항을 적극 발굴해 창의적, 실용적인 개선방안을 마련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는 이 대통령과 사공 위원장을 비롯해 데이비드 엘든 특별고문,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 등 정부 관계자와 조석래 전경련 회장, 이희범 대한상의 회장, 장석춘 한국노총 위원장 등 민간 위원들이 대거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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