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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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특수전여단의 살아 있는 전설, 청해부대 1진으로 해적 제압, 올 9월 전역 전 직업보도교육 예정. 천안함 침몰 현장에서 탐색구조작전 중 순직한 한주호 준위는 현장으로 굳이 달려갈 필요가 없었다. 부대에서도 그에게 출동을 ‘명령’하지도, ‘권유’하지도 않았다. 그는 현장에서 왜 잠수에 나서야 했을까.
3월 28일 오후 6시 한주호 준위는 해군특수전여단의 현장 지휘관을 보좌하고 대원들에게 기술적인 조언을 하기 위해 천안함 사고 현장에 도착했다. 현장에 먼저 도착한 부대 관계관도 이번 작전의 핵심 참모 역할을 할 전문가로 풍부한 경험과 전문성이 높은 한 준위의 도움이 절실함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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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수요원이 아닌 참모 역으로 현장을 둘러본 한 준위는 1분 1초가 급박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구조작전에 자원해 뛰어들었다. 누구보다 바다의 무서움을 잘 아는 고인이 수심 수십 미터 아래 갇혀 있을 후배 전우들을 생각하면 해상에 머무를 수 없었던 것. 백령도에서 함께 구조작전을 벌였던 교육훈련대장 김근한(사후84기·특전39차) 소령은 당시를 이렇게 회고했다.
3월 28일 오전 6시부터 1진 선발 대원들은 전날에 이어 사고 해역 일대에서 구조작전에 착수했다. 오후 2시쯤 대원들은 핸드소나(소리의 반사로 물 속 내부의 이물질을 찾아내는 장비)와 수심측정기를 통해 최초 소실지역에서 역추적하는 방식으로 흔적을 좇았다. 핸드소나에서 철소리가 들리는 순간, 수심 30미터로 유지되던 것이 갑자기 20여 미터로 낮아졌다. 함체로 추측되는 물체를 발견한 것.
당시 조류가 강해 임시 부표를 설치하고 핸드GPS로 좌표를 찍었다. 이때가 해질 무렵인 오후 6시쯤. 무려 12시간의 수색작전이 결실을 맺은 것이다. 그런데 어렵게 찾아낸 선체가 파도에 휩쓸려 어디론가 이동한다면 구조작업이 막막해질 수밖에 없는 급박한 상황. 결국 누군가 이런 악조건을 뚫고 잠수해 함체에 부표를 연결하는 작업을 할 수밖에 없었다. 
한 준위와 권영대(해사42기·특전38차) 중령 등 16명의 대원은 고무보트 4척에 나눠 타고 오후 6시 30분쯤 부표 재설치 작업에 들어갔다. 밤이 되면서 수온은 더욱 떨어지고 한치 앞도 볼 수 없는 상황에서 16명 중 누군가는 잠수를 해야 했다. 2백 파운드짜리 부표 2개, 50미터 길이의 로프가 실린 보트가 물결을 타고 일렁이기만 하던 바로 그때, 한 준위가 나섰다.
“내가 들어간다.”
한 준위가 나서자 권 중령부터 만류했다. 권 중령 역시 한 준위의 제자. 하지만 누구도 그의 완강한 의지는 꺾지 못했다. 거센 조류와 얼음보다 더 차가운 수온도 아랑곳하지 않고 제자들 앞에서 한 준위는 의연한 자세로 잠수복을 입었다. 그리고 임시 부표를 따라 바닷속으로 내려갔다. 오후 7시 30분, 함수 부분에 부표를 설치하는 데 성공했다. 이때 주변의 고속정 등에 탑승한 대원들은 갑판에 몰려나와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극한 상황을 이겨내고 물 위로 떠오른 한 준위의 얼굴에는 힘겨움보다 제자들을 격려하는 미소가 번졌다. 그 미소 위, 하늘에는 보름을 앞둔 둥근 달이 훤히 떠올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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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준위는 30일 다시 바닷속으로 들어가 천안함 함수 부분에서 수중작업을 하다 오후 3시 20분께 실신해 인근에 대기하고 있던 3천 톤급 미군 구조함인 살보함으로 후송돼 응급치료를 받았으나 오후 5시께 순직했다. 이날 한 준위는 작전 현장의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천안함 함수 부분의 함장실 진입을 위한 인도용 하잠로프를 성공적으로 설치한 팀의 일원이었다.
강철 같은 체력을 자랑하던 한 준위가 험난한 바다에서 마지막 체력을 소진한 것이다. 3월 31일 고(故) 한주호 준위의 빈소를 찾은 전 해군특수전여단 대원 김규대(27·장애인 육상 국가대표) 씨는 “구보든 수영이든 젊은 장병들과 비교해도 전혀 뒤지지 않았고, 어떤 훈련에서나 항상 앞에서 대원들을 이끌었다”며 안타까워했다.
글·김용호(국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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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