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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090919호

총론 - 특산품 개발로 ‘대박 어부·억대 농민’




환경오염이 심화되고 소득이 늘어나면서 웰빙식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에는 영양공급 외에 질병 치료와 미용 효과까지 있는 기능성 식품 시장도 급성장하는 추세다. 더욱이 사회적 이익과 후대를 위한 지속가능성까지 고려한 녹색소비가 새로운 트렌드로 정착하면서 특산품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특산품은 원산지나 품질을 의심할 필요가 없는 안전하고 우수한 상품이기 때문이다.
 

‘신토불이(身土不二)’ 특산품 중에는 가격이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에 이르는 프랑스 명품 와인 ‘로마네 콩티’처럼 명품 반열에 오른 것들도 있다. 일본에 수출되는 양양송이, 야생녹차로 유명한 경남 하동군이 생산하는 1천3백만원짜리 최고급 녹차,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은 고창복분자주는 대표적인 예다.
 

횡성한우, 상주곶감, 부안뽕주, 보성녹차, 함평복분자와인, 임실치즈 등도 지역에 부와 명성을 동시에 안겨준 효자 상품으로 꼽힌다. 고장의 이름과 함께 브랜드화한 이 특산품들은 뛰어난 품질과 차별화 전략으로 판로를 개척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지역경쟁력 강화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






 


 

조선시대부터 한우로 유명했던 강원 횡성군은 1995년부터 ‘횡성한우 명품화 계획’을 추진해 횡성한우를 명품으로 키워냈다. 6개월령 수소를 거세해 청정 환경에서 풀을 먹여 키운 횡성한우는 연간 4백34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또한 횡성한우축제와 연계해 1백34억3천만원의 부가소득과 1천7백여 명의 고용유발 효과도 창출하고 있다.
 

강원 양양군은 연간 50톤의 송이를 출하해 약 30억원의 농외소득을 올리고 있다. 2005년 소비자 인지도 조사에서 전국 1위를 차지한 양양송이는 2006년 버섯 부문에서 산림청 지리적 표시제 제1호로 등록돼 체계적인 관리를 받고 있다. 지리적 표시제는 농산물의 명성과 품질이 본질적으로 특정 지역의 지리적 특성에 기인하는 경우 그 지역에서 생산된 특산물임을 정부가 인정하는 제도다.

 


 

송이 최대 수입국인 일본에서 양양송이의 인기는 대단하다. 덕분에 수출량은 물론 양양송이축제를 찾는 일본 관광객도 해마다 늘고 있다. 양양군은 송이축제를 문화행사와 연계한 패키지 체험 관광산업으로 발전시켰다.
 

전북 고창군은 1960년 전국 최초로 복분자를 재배하기 시작해 연간 6천 톤을 생산하고 있다. 황토에서 해풍을 맞으며 자라 향미가 풍부하고 당도가 높은 고창 복분자는 술, 한과, 잼, 죽염 등으로 가공돼 일본, 중국, 미국, 호주, 동남아로 수출된다.
 

전남 함평군도 함평천지복분자영농조합법인을 통해 연간 2백62킬로리터의 복분자와인 ‘레드마운틴’을 생산하고 있다. 대만, 인도네시아 등지로 수출되는 레드마운틴은 연간 3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전국 뽕나무 재배 면적의 23퍼센트를 차지하는 전북 부안군에서는 오디를 원료로 한 ‘뽕주’로 외화를 벌어들인다. 부안에서 생산되는 뽕나무 열매인 참뽕오디는 예부터 머리를 검게 하는 자양제로, 성인병과 노화를 막는 생약으로 사용됐다. 부안군은 3개 업체를 통해 2007년 중국에 6천만 달러어치의 뽕주를 수출했고, 지난해부터는 캐나다와 일본 수출도 추진 중이다. 또한 오디, 뽕잎, 상백피, 누에, 동충하초 등의 기능성이 크게 부각되자 이를 원료로 한 다양한 가공식품도 생산하고 있다.
 

경북 상주시는 곶감과 ‘명실상감한우’로 경쟁력을 키웠다. 임금님 진상품이었던 상주곶감은 현재 2천2백여 농가에서 생산해 국내는 물론 해외 각지로 팔려나간다. 지난해 생산량은 7천4백78톤을 기록했다. 시중가로 1천8백여 억원어치다. 상주시는 또 곶감 생산 과정에서 버려지는 껍질로 특허사료도 개발해냈다. 이 사료를 먹고 자란 것이 명실상감한우다. 건강하고 안전한 브랜드 한우로 품질 인증을 받은 명실상감한우는 지난해 1천7백36마리가 출하됐으며 81.5퍼센트가 1등급 이상 판정을 받았다.
 


이처럼 지자체가 직접 나서 개발과 관리, 유통에까지 공을 들이는 특산품들은 판매량이 매년 급증하고 있다. 친환경, 웰빙 트렌드의 영향만은 아니다. 여기에는 농림수산식품부가 농어촌공사와 함께 추진하고 있는 농촌 활력 증진사업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지역 주도형 발전을 추구하는 농촌 활력 증진사업은 농특산품의 명품화, 클러스터화, 고부가가치화를 통해 농가소득을 높이고, 일자리를 만들어 농촌경제를 살리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지난해부터 신활력사업, 향토산업 육성사업, 특화품목 육성사업 등 유사한 3개 정책 사업을 농촌 활력 증진사업으로 통합해 2010년까지 1백42개 지자체에 약 1조원의 예산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 예산은 지자체가 자율적으로 지역산업 육성 목표를 수립하고 인력 양성, 연구개발(R&D), 마케팅, 향토기업 창업 지원, 인프라 구축 등에 쓰도록 하고 있다.
 

우수 지자체에는 인센티브 지원과 포상도 한다. 충북 영동군(포도, 국악 연계 영동마케팅), 전북 부안군(오디, 뽕 클러스터), 전북 장수군(한우 클러스터), 경북 상주시(곶감, 한우 명품화) 등 30개 시군이 지난 3월 우수 지자체 혜택을 받았다.
 

하지만 상품성이 높은 특산품의 경우 여러 지자체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개발하는 경향이 심화되면서 브랜드가 난립하고 있다. 농약 사용이 줄지 않는 점도 문제다. 1990년부터 2007년까지 경지 면적은 23퍼센트 감소했지만 농약 사용량은 3퍼센트 감소에 불과했다. 연안 해안의 백화현상도 확산되고 있다. 수입 농산품에 대한 경쟁력을 키우고 세계시장에서 인정받는 명품으로 거듭나려면 이 같은 문제는 반드시 해결돼야 한다.
 

식품산업 전문가들은 “웰빙 트렌드에 맞는 저염화, 천연첨가물 사용, 건강기능성 강화 등의 품질 개선과 함께 현대인의 입맛에 맞는 신제품 개발에도 힘써야 한다”고 지적한다. 중앙대 산업경제학과 이정희 교수는 “특산품 전문 직거래 장터와 로컬 푸드를 취급하는 파머스마켓(Farmer’s Market)을 확대하는 등 경쟁력 있는 유통망을 개척하고, 품질은 물론 포장용기까지 명품화한다면 우리나라가 특산품 산업을 통한 경제부국을 이룰 날도 머지않았다”고 전망했다.
 

글·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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