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스마트폰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아직 스마트폰 이용자 비율이 피처폰(일반 휴대전화)에 비해서는 낮지만 수요가 가파르게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도 스마트폰에 대한 관심은 열기를 더해갈 것이다. 이를 일시적인 유행으로만 보기는 어렵다.
스마트폰은 PC와 마찬가지로 범용 운영체제(OS)를 기본으로 해서 필요한 응용프로그램을 자유롭게 설치해 쓸 수 있다. 단말기의 성능에 있어서도 PC 수준에 근접해 1기가헤르츠(GHz)급 고속 프로세서, 수 기가바이트(GB)의 메모리, 3~4인치급 터치스크린의 하드웨어 탑재가 기본 사양으로 되고 있다. 아울러 빠질 수 없는 것이 인터넷 접속능력이다. 스마트폰은 노트북 컴퓨터와 동일한 무선 랜(WiFi)과 3세대(3G) 이동통신망을 활용한다.
이는 본격적인 유비쿼터스 환경이 가능해졌음을 의미한다. 기기 성능의 발전이라는 요인과 함께 다양한 응용프로그램이 개발되고 있는 것은 스마트폰 확산에 또 다른 도약대가 되고 있다. 대표적 스마트폰인 애플의 아이폰 앱스토어에는 2008년 7월 개장 이후 2009년 12월까지 13만 개 이상의 응용SW 및 콘텐츠가 등록됐으며, 약 5천8백만 사용자와 30억 건 이상의 다운로드가 이뤄졌다. 기기의 확산과 애플리케이션의 제작 및 활용이 선순환적인 형태로 구조화한 것이다.
새로운 테크놀로지의 등장은 시대와 장소를 뛰어넘어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사람들은 기술에 대한 담론을 끊임없이 생산해낸다. 특히 커뮤니케이션과 관련된 테크놀로지는 다른 테크놀로지에 비해 담론의 양도 많고 관심의 정도도 훨씬 강하다. 
과거의 사례를 볼 때 커뮤니케이션 테크놀로지의 경우 사람들은 주어진 기술을 그대로 활용하기보다는 새로운 이용방식을 개발해내면서 기존의 생활습관이나 문화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개별 기술의 독특한 이용방식을 찾아갔다. 또한 기술과 문화의 ‘공진화(共進化)’를 통해 새로운 형태의 생활양식과 문화를 만들어가기도 한다.
그렇다면 스마트폰은 개인과 사회에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을까. 먼저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은 ‘라이프 로깅(Life Logging)’의 일상화이다. 라이프 로깅이란 일상의 모든 기록을 의미하는 것으로, 과거엔 한정된 공간과 매체를 통해서만 가능했던 개인 일상에 대한 기록이 스마트폰의 활용을 통해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이뤄짐을 뜻한다.

트위터로 대표되는 ‘마이크로블로깅(Microblogging)’을 통한 라이프로그뿐 아니라 개인의 일정표와 인터넷에서의 흔적, 그리고 위치 정보까지 기록되면서 그야말로 일상에 대한 전면적인 기록이 가능해진 것이다. 기록된 일상은 삶의 흔적을 불러(Recall)와 우리의 삶을 반추해볼 중요한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또한 공유(Share)를 통해 같은 경험을 하게 될 타인의 시행착오를 줄여줄 수 있는 있다는 점에서 유용하다. 하지만 의도와 달리 타인에게 노출됐을 때 감당해야 할 엄청난 위험이 커다란 부담으로 다가오게 된다.
두 번째로는 즉시성과 다양성을 기반으로 한 정보의 활용을 통해 개인의 합리적 선택이 용이해진다는 점이다. 항상 연결돼 있는 단말을 통해 획득 가능한 정보, 그리고 다양한 상황에서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앱의 활용은 개인이 마주하게 되는 여러 가지 불확실성을 대비하는 데 있어서 효율적인 지원을 가능하게 한다.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가장 많이 활용되고 있는 앱 가운데 하나가 현 위치에서 목적지까지 가장 합리적인 이동수단을 제공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위치 정보와 실시간 교통 정보를 활용해 개인에게 최선의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 편의성 증가와 함께 앱스토어를 통해 개인들의 시장 진입이 자유로워지면서 새로운 기회와 가능성의 공간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도 스마트폰이 가져온 긍정적인 변화라고 할 것이다.
하지만 모든 일이 그렇듯 늘 유익하고 긍정적인 면만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디지털 정보 격차에 대한 고민을 우선 꼽을 수 있다. 이는 인터넷이 확산되면서 불거진 정보 격차의 또 다른 형태라고 할 것이다.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 사이에는 당연히 정보의 활용능력에 있어서 차이가 나타날 수밖에 없다. 게다가 PC에 기반을 둔 인터넷은 시간과 공간의 분배에 의한 공동 이용이 가능했지만, 스마트폰은 개인화된 단말기라 공유가 어렵기 때문에 ‘소유’와 ‘무소유’만 있을 수밖에 없다.
아울러 기기 활용능력의 차이에 따라 스마트폰 소유자 사이에서도 이용 수준의 분화가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우리가 인터넷에서 경험한 바 있는 일종의 세대 격차와 비슷한 현상을 예상할 수 있는데, 스마트폰의 주요한 기능 중 하나가 다양한 방식의 소통이라는 점에서 소유자와 비소유자, 그리고 능숙한 이용자와 미숙한 이용자 사이의 ‘소통 단절’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스마트폰의 기본적인 속성상 이제 더 이상 공사(公私)의 영역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일과 여가의 구분이 어려워졌다는 측면과 끊임없이 도착하는 정보 때문에 생기는 피로감은 스마트폰 이용이 활성화될수록 더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테크놀로지의 궁극적인 목적은 개인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인간의 행복에 도움을 주는 것이다. 무엇이든 활용이 증가할수록 그에 대한 의존은 심화될 수밖에 없다. 다양한 기능을 가진 스마트폰이 생활의 편의를 제공하는 ‘미디어’가 아니라 새로운 ‘구속’이 되지 않도록 선용(善用)의 슬기로움이 필요한 때다.
글·배영(숭실대 정보사회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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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