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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귀어 성공 “바다는 노력한 만큼 대가를 돌려주죠”

컴퓨터 프로그래머였던 이동형(54) 씨는 내성적인성격 등으로 직장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입사 7년 만에 퇴직을 선택했다. 실업자로 1년 넘게 지내다 보니 빚은 점점 쌓였고 결국 집까지 잃게 되는 상황이 됐다. 한동안 현실을 원망하며 좌절에 빠진 삶을 살고 있던 중 상상으로만 동경했던 어촌생활을 실행에 옮기는 건 어떨까 싶어 가족에게 말을 꺼냈다. 가족들은 펄쩍 뛰며 반대했지만 이 씨는 고집을 꺾지 않았다. 이 씨는 당시 3남매를 키우던 아내에게 "어부가 되겠다"며 "자리를 잡으면 연락할 테니 내려오라"고 통보한 후 1996년겨울 혼자 경남 남해군으로 내려갔다.

 

월급 100만 원에 월세 10만 원으로 시작한 어업
5년 후 연 6000만 원 소득 올려

이 씨는 한겨울 싸늘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어촌생활에 첫발을 내딛게 됐다. "처음 남해에 자리 잡기까지 제가 가진 정보라고는 어촌계 계장님의 연락처가 전부였습니다. 그분의 소개로 정치망 어선에 취업해 100만~200만 원의 월급으로 월세 10만 원짜리 빈집을 얻었죠. 그리고 두 달뒤 아내와 아이들을 불러 함께 생활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씨는 귀어 후 1년 동안 정치망 어선(정지한 상태로 멸치나 삼치를 잡는 어선)을 타고 600만~700만원을 모았고, 그 돈으로 1.7톤의 작은 목선을 구입했다. 그러나 경험이 부족해 생계를 이어가기도 힘이 들었다. 그럼에도 이 씨는 눈에 보이는 대로 낙지, 도다리, 물메기 등을 열심히 잡았다. 그렇게 연안어업을 해온 지 4년째 되던 해, 이씨는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 어로 활동을 하기로 마음먹고 지난 3년 동안의 시행착오를 과감히 청산하기로 했다.

"먼저 수익성이 높고 작업 효율이 좋은 것만 골라서 잡기로 했습니다. 계절별로 물메기, 낙지, 게, 조기 같은 구체적인 어종을 선택하고 거기에 맞는 어구를 정해 바다로 나갔죠. 그랬더니 그해 3000만 원의 소득을 올릴 수 있었어요."

이 씨는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어업을 할 수있을지 고민한 끝에 어선을 섬유강화플라스틱(FRP) 소재로 교체했다. 이때가 귀어한 지 5년이 지난 후였다. 이후 소득도 6000만 원 정도로 높아지고 생활수준도 더욱 좋아졌다.

"가끔은 나쁜 일도 있고 고기도 잘 잡지 못할 때도 있지만, 즐거운 날이 많아졌으니 이만하면 괜찮지 않나 싶어요. 바다는 노력한 만큼 대가를 돌려준다는 걸 깨달았죠. 욕심을 조금만 더 내면 그만큼 소득도 올릴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더 욕심을 부리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이러한 그의 경험을 되돌려주기 위해 작은 귀어학교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비록 작은 컨테이너를 개조해 만든 학교지만, 귀어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자신이 겪었던 시행착오를 조금이나마 줄여주고자 하는 게 그의 바람이다.

"제가 그동안 축적한 노하우와 실질적인 정보를 제공하며 사람들과 함께 삶의 희망을 키워가며 살고 싶은 게 저의 꿈입니다!"

 

귀촌

 

귀어 성공 조언

· 자리를 잡기 전에 관련 업종의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최대한 자세히 정보를 수집한다.

 · 바닷가로 내려가기 전에 어떤 어종을 선택할지 정하고, 정착을 하기 위해 필요한 돈을 확보해놓는다.

· 가족을 위해 생활 환경도 살펴보고, 관련 어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찾아가 경험을 해본다.

 

 

· 김민주 (위클리 공감 기자) 2016.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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