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재도전 기업의 회복과 성장을 종합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실행방안을 발표했다. 특히 기업의 위기 극복과 회복 역량을 높여 재도전하는 기업의 신속한 재창업을 유도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또 기업의 새로운 출발을 위한 각종 지원 대책도 내놨다.
중소벤처기업부는 12월 11일 ‘재도전 응원본부’ 발대식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재도전 활력 제고 방안’을 발표했다. 우선 재도전에 대한 사회적 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회생기업 등 위기징후기업에 2026년부터 총 2000억 원의 구조개선자금을 지원한다.
재기 소상공인의 신속한 회생·파산절차를 지원하기 위한 패스트트랙도 확대 운영한다. 기존에 회생·파산절차는 평균 1년 정도 소요됐다. 이에 정부는 서울회생법원 및 수원회생법원과 업무협약을 체결해 평균 처리기간을 6개월로 단축한다는 방침이다. 동종업종 재창업 기업을 창업 기업으로 인정하지 않는 기간 역시 현행 3년에서 1년으로 단축하기 위해 2026년 창업지원법 시행령을 개정할 계획이다. 실패를 딛고 신속한 재창업을 유도한다는 취지다.
재도전자의 회복 역량을 높이고 새로운 출발을 뒷받침하기 위한 제도도 마련한다. 먼저 2026년부터 창업기획자 등이 참여하는 모든 벤처투자에 대한 연대책임을 제한하도록 추진한다. 복잡한 폐업 과정에 대한 법률자문 지원 및 행정절차 안내를 제공하고 폐업·재도전 기업에 상처 치유 및 심리강화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중기부는 또 재도전 기업의 경쟁력 강화와 지속성장 기반을 확충하기 위해 앞으로 5년간 1조 원 이상 규모의 재도전 펀드를 조성하고 민간금융 활용이 어려운 재도전자를 위한 정책자금을 2026년 1000억 원 규모로 공급한다. 청년과 중장년 특성별 재창업 지원을 위해 창업지원사업 내에 전용트랙을 신설해 맞춤형 교육을 강화할 예정이다.
폐업 소상공인에게 ‘준비된 재창업’ 지원
이에 앞서 정부는 9월 12일 폐업 후 재창업을 준비하는 소상공인들을 위한 ‘준비된 재창업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우선 3년 이상 정책자금을 성실히 상환한 재창업 소상공인에게 최대 2억 원의 추가 재도전특별자금을 지원한다. 소상공인이 재창업 전 자존감을 회복할 수 있도록 심리회복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창업 멘토링을 강화한다. 폐업 과정에서 마음이 무너진 소상공인이 재창업 전 우울감 등을 개선할 수 있도록 심리회복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것이다.
2025년 시범으로 운영한 새출발기금 채무조정자 대상 재기사업화를 2026년부터는 정규화한다. 이를 통해 채무조정자에 대한 재창업 지원을 강화하고 재창업 뒤 도약을 위한 금융지원 혜택도 높인다. 특히 재기사업화 선별지원도 강화한다.
재기사업화 신청자의 기존 사업계획과 대표자 역량 등 평가항목에 주변 과밀 정도 등 경쟁 환경을 추가해 재기사업화 지원 대상 소상공인 선별을 강화하는 것이다.
폐업부터 취업까지 도와주는 ‘희망리턴패키지 재기사업화’ 지원은 대폭 강화된다. 전문가 진단과 맞춤형 개선 전략, 10회의 전담 PM(프로젝트 매니저) 멘토링, 사업화 자금 지원 등으로 소상공인의 재기를 적극 돕는다. 또 안정적으로 재창업에 성공하면 최대 2000만 원을 돌려주는 재기사업화 자금의 초기 자부담 비율을 기존 100%에서 50%로 낮춘다. 재기사업화 선별 소상공인을 두텁게 지원해 재창업 초기 부담도 완화한다. 사업 종료 후에는 다음 연도에 지원이 가능했던 최대 1억 원의 재도전특별자금을 재기사업화 과정에서 지원 가능하도록 개선한다.
재창업 지원을 전담하는 PM에 대한 성과관리도 강화한다. 상위권 PM에게는 활동연장 등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하위권 PM은 참여 제한 등으로 우수한 전문가가 유입되도록 관리한다.

소상공인 회복·안전망 강화도
정부는 10월에도 ‘소상공인 회복 및 재기 지원방안’을 발표하고 재도전 기업과 위기를 맞은 소상공인 지원 강화에 나섰다. 이 방안은 7월 30일 첫 간담회를 시작으로 10월 15일까지 열 번의 간담회를 통해 소상공인의 의견을 청취한 끝에 도출됐다. 정부는 100건의 현장 의견을 검토해 74건의 과제를 정책에 반영했으며 50건에 대해서는 2026년 상반기까지 개선방안을 도출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정부는 폐업 이후 취업과 재창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단계별 지원을 강화한다. 구체적으로 폐업 부담을 낮추기 위해 점포 철거비 지원 한도를 상향하고 폐업 시 정책자금 일시상환 유예 및 저금리 특례보증도 상환기간을 연장한다. 폐업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하는 산림치유 등 심리회복 프로그램과 전문 심리상담 지원도 확대한다. 또 상환을 적극적으로 이어온 ‘성실상환자’에게는 7년의 장기분할상환과 1%포인트(P)의 금리 인하 혜택도 지원하며 회수 불가능한 정책자금 채권에 대한 무분별한 시효연장 중단 혜택도 준다. 영세 소상공인을 위해 5790억 원의 경영안정바우처도 신설해 소상공인 부담을 낮춘다.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소상공인 회복 및 재기 지원방안은 크게 ▲부실 확대 전 선제적 지원 강화 ▲부실·폐업 소상공인에 재기 종합지원 ▲단계별 지원 강화로 재기 기회 확대 ▲다양한 위험에 대비한 안전망 확충 등 네 가지가 골자다.
정부는 기업의 위험 상황을 사전에 파악해 선제적 지원에 나선다. 전체 대출 소상공인 약 300만 명을 대상으로 부실 위험을 모니터링하고 위험신호가 발견된 소상공인에게 위험사실을 알려준 뒤 정책을 안내한다. 구체적으로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등 정책금융기관이나 민간은행이 함께 ‘위기징후 알람 모형’을 구축·운영하고 온라인(소상공인365) 또는 오프라인(소상공인 새출발지원센터 등)을 통해 경영진단을 제공한다.
이미 부실하거나 폐업 절차에 착수한 소상공인에게는 온전한 회복과 함께 재기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재기 지원 상담 시 소상공인에게 필요한 타 기관의 지원도 해결하게끔 금융위원회 등의 ‘금융·채무조정-복지-취업 시스템’과 중기부의 ‘폐업·재기 지원 시스템’을 연계해 복합적으로 지원한다. 금융·채무조정도 필요하다고 판단된 경우 서민금융진흥원과 신용회복위원회로 소상공인 정보를 전달해 채무조정 상담 및 금융지원을 받도록 돕는다. 또 재기 소상공인의 신속한 개인회생·파산절차를 위해 법원 협력도 강화한다.
폐업 소상공인의 재취업 지원에도 적극 나선다. 국민취업지원제도 연계를 확대하고 인력난을 겪는 지역 중소기업 취업을 위해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기업인력애로센터 등을 통한 대규모 ‘연결의 날’을 추진한다. 폐업 후 취업·근속 시 기존 정책자금 대출의 상환기간도 연장해주며 0.5%P 금리 인하 등 채무부담 완화도 지원한다. 이외에도 고용보험료 지원 확대 등을 통해 자영업자 고용보험을 활성화하고 경영악화로 인한 노란우산공제 중도해지 시 세 부담 완화, 공제 납입한도 상향 등 노란우산공제 안전망 기능도 강화한다.
오기영 기자
민·관 합동 ‘재도전 응원본부’ 출범
“당신의 도전을 함께, 더 크게”
민·관 함께 재도전 문화 확산
중소벤처기업부는 12월 1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실패를 경험한 기업인을 응원하고 재도전의 가치를 확산하기 위한 ‘재도전 응원본부(이하 응원본부)’ 발대식을 개최했다. 이날 발대식은 ‘당신의 도전을 함께, 더 크게(Expand your Challenge, as One)’라는 슬로건 아래 실패를 성장의 자산으로 전환하고 재도전 기업의 회복과 성장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민·관이 협업의 다짐을 선언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발대식에는 재창업 기업, 민간 협·단체, 학계, 관계기관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응원본부는 이재명정부 123대 국정과제 중 34번에 해당하는 ‘제3벤처 붐으로 여는 글로벌 벤처 4대 강국’ 추진의 일환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앞서 ‘새 정부 창업·벤처 정책 비전’과 ‘2025 재도전의 날’ 행사를 각각 9월과 11월에 개최한 바 있다.
응원본부에는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을 중심으로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벤처기업협회, 중소기업중앙회 등 협·단체와 학계 전문가가 참여한다. 응원본부는 전국에서 재도전 문화 확산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추진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2026년 1월 현장간담회를 시작으로 ‘실패콘서트’, ‘지역창업 페스티벌’, ‘리챌린지 IR’, ‘재도전 기업가정신 정책포럼’ 등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또 한 해 동안 진행된 도전의 여정과 성과를 공유하는 ‘재도전의 날’ 역시 매년 11월 셋째 주에 개최할 방침이다.
이날 발대식에서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 한정화 이사장은 “실패를 경험과 자산으로, 좌절을 도약의 발판으로 바꾸는 재도전 문화 확산에 앞장서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재창업 기업 ‘헥사아이’ 박주혁 대표는 “재도전 응원본부가 다시 일어서는 기업가들의 실질적 동반자이자 지원 플랫폼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성숙 중기부 장관은 “오늘 발대식을 계기로 정부와 민간, 기관과 지역이 협력해 재도전을 뒷받침하겠다”면서 “재도전 응원본부의 출범이 재도전에 나서는 기업인들이 혼자가 아닌 모두와 함께 새로운 전진을 열어가는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