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한국을 방문한 외래관광객 수가 1870만 명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역대 최다였던 2019년 1750만 명을 넘어선 수치로 약 1.68초마다 한 명의 외래관광객이 한국을 찾은 셈이다. K-컬처의 전 세계적 인기를 방한 관광 유치 전략으로 만들고 발로 뛴 관광업계의 노력이 반영된 결과다. 문화체육관광부는 12월 23일 역대 최대 외래관광객 유치를 기념해 ‘케이-관광, 세계를 품다(K-Tourism, Embracing the world)’를 주제로 행사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서는 1850만 번째 외래관광객을 환영하는 데 이어 ‘제52회 관광의 날’ 기념식이 진행됐다.
김대현 문체부 2차관은 1850만 번째 외래관광객인 싱가포르 국적의 샬메인 리 씨에게 한복 목도리와 꽃다발을 증정하며 환영 인사를 전했다. 한국을 10번 이상 방문했다는 그는 “생일인 12월 24일을 기념해 한국에서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를 보내려 한다”고 방한 소감을 밝혔다. 이에 김 차관은 외래관광객들에게 한국을 더욱 자주 방문해 한국의 다양한 관광 콘텐츠와 품질 높은 관광 서비스를 경험해달라고 당부했다.
관광의 날 기념식에서는 관광산업의 성과를 되짚고 관광 발전에 기여한 지역·업종별 관광협회와 관광업계 관계자들을 격려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영상 축사를 통해 “K-컬처가 세계를 흔들고 있는 지금, 성장의 흐름을 이어가면서 관광의 깊이를 더해야 한다”며 “정부는 2030년 목표인 방한 관광객 3000만 명을 조기에 달성하고 K-컬처 산업의 꽃을 피우는 선진 관광 국가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2025년 외래관광객 시장을 살펴보면 방한 관광 1위국은 중국이다. 핵심 소비층인 2040여성을 겨냥한 여행 홍보와 인센티브 단체관광, 중국 대학생 배움여행 시장 개척 등에 힘입어 7~8월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대만 시장은 부산·대구 등 지역 관광 상품 확대와 전방위 K-컬처 마케팅을 통해 2024년 대비 27% 성장, 역대 최다 방한객 수를 경신했다.
일본 시장은 2030여성을 중심으로 재방문객 유치에 주력한 결과 2012년(352만 명) 이후 13년 만에 역대 최대 방한(361만 명)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시아·중동 시장은 국가별로 선호도가 높은 K-컬처 콘텐츠를 공략하고 현지 여행사 및 국제 온라인 여행사와 협업 마케팅을 전개해 2024년 대비 11.8% 성장했다. 구미·대양주 시장은 신규 취항과 증편 노선을 활용해 원거리 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고 시장 다변화에 주력해 14%의 성장세를 달성했다.
문체부는 매년 관광산업 진흥에 기여한 유공자를 선정해 정부포상을 수여하고 있다. 올해는 은탑산업훈장 1명, 동탑산업훈장 1명, 대통령표창 6명 등 총 23명이 정부포상을 받았다. 은탑산업훈장을 수훈한 노랑풍선 고재경 회장은 650명 규모의 관광분야 정규직 일자리를 창출하고 연간 국내 여행객 2만 명, 시티투어버스 이용객 9만 8000명을 유치하는 등 국내여행 활성화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동탑산업훈장을 수훈한 대한항공 우기홍 부회장은 약 40년간 항공업계에 몸담으며 2024년 매출 17조 8707억 원의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국적 항공사의 안정적인 운영을 통해 대규모 관광객 유입과 외화 획득 등 관광산업 발전에 기여한 점이 높게 평가됐다. 이 밖에도 관광산업 발전에 헌신한 공로자 80명은 문체부 장관 표창을, 외화 회득에 기여한 업체 5곳은 관광진흥탑을 수상했다. 이근하 기자
문화미디어산업실·관광정책실 신설
‘K-컬처 300조, K-관광 3000만’ 위해 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K-컬처 300조 원, K-관광 3000만 명’ 달성을 목표로 ‘문화미디어산업실’과 ‘관광정책실’을 신설했다. 아울러 문화예술 생태계를 보다 탄탄하게 지원하기 위해 ‘예술인권리보호과’를 새로 두는 등 조직을 확대·개편한다. 콘텐츠산업 성장세 둔화와 인공지능(AI) 혁신 기술의 영향력이 커지는 산업 환경 변화에 대응해 콘텐츠산업의 성장 전략을 새롭게 마련하고 문화산업 생태계 전반의 혁신을 이끌 수 있는 체계를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기존에도 콘텐츠·미디어·저작권 정책을 총괄하는 문화콘텐츠산업실이 설치돼 있었으나 K-컬처 영역이 확장되면서 문화미디어산업실에는 국제문화교류·협력 기능을 추가한다. 지식재산(IP)-인력-자금-연구개발(R&D) 등 콘텐츠산업의 4대 성장 기반을 중점 지원하는 문화산업정책관을 두고 핵심 분야 지원 기능은 ‘콘텐츠미디어산업과’로 일원화해 개별 산업 쟁점에 대해 신속히 대응할 계획이다.
관광정책국에서 격상된 관광정책실은 관광정책관과 국제관광정책관을 별도로 두고 외래관광객 3000만 명 시대를 이끌 방한 관광정책을 적극 추진한다.
예술인권리보호과는 2022년 9월 시행된 ‘예술인 권리보장법’ 이후 처음으로 예술인 권리 보호를 전담하는 정규 조직이다. 단순한 지원을 넘어 예술인의 권리를 제도적으로 보호하겠다는 이재명정부의 의지가 반영됐다. 문체부는 예술인 권리침해 조사업무 인력을 충원해 대응력을 높이고 권리침해에 빠르게 대응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