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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외국인 몰려오는 K-마운틴 1번지

백운대에서 본 북한산 주능선. 북한산이 세계적인 명소로 떠오른 것은 보기 드물게 대도시와 인접한 화려한 바위산인 덕분이다. 바위 알을 닮은 전망바위는 위협적인 고도감 탓에 베테랑 등산인들만 오른다. 사진 C영상미디어

북한산 백운대
요즘 북한산은 외국인이 더 많이 찾는다. 북한산 정상 백운대에선 전 세계 언어가 뒤섞여있다. 한국 여행 노하우를 상세히 알려주는 글로벌 사이트들마다 ‘한국 여행 시 반드시 가야 할 곳’으로 북한산 백운대를 꼽는다. 누리소통망(SNS)에는 백운대에 오른 외국인들이 찍어서 올린 사진들이 넘쳐난다. 세계적인 명소가 된 것이다.
북한산의 인기는 통계에서도 알 수 있다. 전체 국립공원을 통틀어 매년 압도적인 방문자 수 1위를 기록하고 있다. 2024년 북한산 방문자 수는 700여만 명으로 2위인 경주국립공원(386만 명)보다 300만 명 이상이 많았다. 세계에서 단위면적당 탐방객이 가장 많은 산으로 기네스북에 등재(1994년)되기도 했다.
등산에 취미가 없다 해도 3시간가량 계단을 오르내리는 데 지장이 없다면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명소’로 북한산 백운대를 추천한다.
북한산은 836m로 압도적인 높이는 아니지만 누구에게나 강렬한 인상을 주는 화려한 바위산이다. 서울의 상징적인 산에 왜 ‘북한’이란 이름이 생겼는지 의문을 갖는 이들도 있지만 삼국시대에 세운 신라 진흥왕 순수비와 옛 문헌에 나와 있듯 거의 1000년 전부터 불린 이름이다. ‘한강 북쪽의 큰 산’이라 하여 북한산(北漢山)이라 불렸다.
북한산은 서울 강북구, 종로구, 은평구, 경기 고양시에 걸쳐 있을 정도로 넓지만 정상인 백운대(白雲臺)에 특히 사람들이 몰리는 것은 세계적으로도 드문 거대한 화강암 통바위이기 때문이다. 백운대 이름은 이성계가 이곳에 올랐을 때 발 아래 흰 구름이 깔린 것을 보고 감탄하여 시를 지었는데 이 시 구절에서 유래한다.
백운대 옆에는 인수봉과 만경대라는 걸출한 바위 봉우리가 있어 세 개의 바위 봉우리가 멀리서도 눈에 띄어 삼각산(三角山)이라고도 부른다. 인수봉과 만경대는 암벽등반을 해야 오를 수 있지만, 가장 높은 백운대는 철난간과 계단이 설치되어 있어 초보자도 정상에 오를 수 있다. 백운대를 다녀간 수많은 초보자들이 이를 증명한다.
외국인들에게 인기 있는 것은 접근성 때문이기도 하다. 외국의 경우 북한산 같은 화려한 바위산을 가려면 도시에서 몇 시간은 차를 타고 가야 하는 것에 반해, 북한산은 지하철과 버스를 타고 와서 오를 수 있다.
우이신설선 북한산우이역에서 찻길을 따라 2.4㎞, 산길이 시작되는 백운대탐방지원센터 주차장에서 2㎞를 오르면 정상이다. 대부분 돌계단길로 1시간 30분 정도가 소요된다.
탁 트인 서울 풍경을 눈에 담기 위해서는 그 만큼의 대가가 필요하다. 백운대는 바위에 매달려 압도적인 고도감을 이겨내야 오를 수 있다. 계단과 와이어 난간을 붙잡고 고소 공포를 이겨낸 후 정상에 오르면 평생 추억이 될 경치가 펼쳐진다. 탁 트인 서울 풍경과 죽죽 뻗은 북한산의 바위능선은 오름길의 수고를 한방에 날려버린다.
주의해야 할 것은 시간을 넉넉히 잡아야 한다는 것. 주말에는 등산객이 많아 백운대 직전 암릉 구간은 정체가 생기기 십상이다. 높이의 공포에 사로잡혀 팔 힘만으로 오르려 하면 금방 지친다. 등반 고수는 팔 힘이 강한 사람이 아니라 발을 잘 쓰는 사람이다. 팔은 난간을 잡아서 균형만 잡고 발을 안정적으로 디뎌 올라야 한다. 초보자들은 높이 공포 때문에 무의식적으로 호흡을 멈추고 힘을 쓰게 되는데 그럴 경우 근육에 젖산이 쌓여 피로도가 급격히 높아진다. 긴장될수록 심호흡을 크게 하자.
대부분의 등산객은 왔던 길로 하산한다. 백운대탐방지원센터 방면이 최단 코스인 탓이다. 체력에 여유가 있다면 북한산 주능선의 산성 코스를 따라 용암문까지 진행하여 도선사로 내려오는 방법이 있다. 왔던 길로 돌아가는 것(4㎞)에 비해 1㎞ 더 길지만 산행 내내 새로운 풍경을 볼 수 있다.
백운대탐방지원센터에서 백운대를 오가는 최단 코스 산행은 총 4㎞ 거리로 3시간이면 충분하다. 북한산우이역에서 백운대탐방지원센터까지 택시를 타고 가면 가파른 아스팔트 구간을 생략할 수 있다. 백운봉은 바람을 피할 곳이 없으므로 방풍재킷과 보온재킷, 장갑, 귀마개를 준비해야 한다. 겨울철 응달진 곳에는 쌓인 눈이 얼어붙어 있을 수 있어 아이젠을 준비해야 한다.

백운봉암문에서 정상으로 이어진 바위길. 계단과 난간이 섞여 있어 손발을 다 쓰며 올라야 하는 구간이며, 주말이면 줄을 서서 오르는 것은 기본이고 정체가 생기기도 한다.

인증사진 명소인 백운대 정상. 태극기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려는 이들로 수십 미터씩 줄이 생기기도 한다. 사진 C영상미디어

‘K-등산’이 인기 있는 것은 북한산 백운대 역할이 컸다. 거대한 화강암 통바위인 백운대에 오르면 서울의 빌딩들이 성냥갑만큼 작아진다. 짧은 산행으로 세계 어디서도 볼 수 없는 속시원한 경치를 즐길 수 있다. 사진 C영상미디어

신준범 월간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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