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공감·연대의 힘으로 인류 공동과제 해결”… ‘K-이니셔티브’ 제안

“1년 전 저는 이 자리에서 세계시민의 등불이 될 우리 대한민국이 국제사회에 복귀했음을 당당하게 선언했습니다. 오늘 저는 이 자리에서 국제사회의 연대를 딛고 일어선 우리 대한민국이 유엔 정신을 복원하고 세계를 다시 연결하는 일에 앞장서겠다는 담대한 의지를 분명하게 밝히려고 합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9월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81차 유엔총회 고위급회기’에 참석해 취임 후 두 번째 유엔총회 기조연설에 나섰다. 지난해 ‘민주 대한민국의 복귀’를 선언했던 이 대통령은 이번 연설에서 민주주의의 회복력을 바탕으로 1년간 대한민국이 거둔 정책 성과와 경험을 국제사회와 공유했다. 특히 인공지능(AI), 기후변화, 에너지 안보 등 인류 공동의 도전에 대응하는 ‘K-이니셔티브’를 소개하고 이를 통해 국제사회의 평화와 공동 번영에 기여하겠다는 뜻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K-컬처의 세계적 확산은 인류 보편의 공감이 가능하다는 점을 입증하며 연결의 가능성을 보여준 하나의 사례”라며 “문화가 사람과 사람을 연결했듯이 국가와 국가도 공동의 문제 앞에서 얼마든지 다시 연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대한민국은 문화 영역에서 확인한 공감과 연대의 힘을 인류 공동의 과제를 해결하는 힘으로 확장해 나가려고 한다”며 K-이니셔티브의 세 가지 비전을 제시했다.
AI 기본사회·녹색 대전환·에너지 공급망 연대
먼저 ‘글로벌 AI 기본사회’를 들었다. 기술 발전의 혜택을 모두가 함께 누리는 사회가 새로운 시대의 기준이라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인공지능 혁명은 새로운 번영과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끌 핵심 동력이지만 제대로 준비하지 못하면 불평등과 불균형은 더 심각해질 것이 분명하다”고 진단했다. 빠른 변화 속에서 전 세계 청년들이 일자리와 미래에 대한 불안을 겪고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은 ‘AI 기본의료’를 시작으로 사회보장과 노동, 주거, 문화 등 삶의 다양한 영역에서 기본적 권리를 두텁게 보장할 AI 대전환을 추진하고 있다”며 “누구도 소외시키지 않겠다는 원칙을 앞세웠던 유엔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의 핵심 정신과 맞닿아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인공지능이 기후위기, 보건, 식량, 난민 문제를 비롯한 인류 공통의 난제를 해결할 훌륭한 도구가 될 수 있도록 앞장서겠다”고 덧붙였다.
두 번째 비전으로는 ‘녹색 대전환’을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기후위기를 흔히 ‘80억 인류가 함께하는 조별 과제’라고 한다”며 “대한민국은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세우고 파리협정과 유엔 중심의 기후위기 대응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탄소중립이 새로운 성장동력과 양질의 일자리로 이어지는 선순환의 길을 개척하겠다”며 “2028년 칠레와 공동 개최하는 ‘제4차 유엔해양총회’를 통해 지속 가능한 해양 발전을 위한 논의를 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세 번째 비전은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을 위한 연대’다. 이 대통령은 “호르무즈와 홍해에서 반복된 해상 봉쇄는 에너지와 물류의 핵심 통로가 무기화될 때 세계인의 일상이 얼마나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한민국은 국제에너지기구(IEA)를 비롯한 기존의 협력체계를 적극 활용하는 동시에 에너지 공급망 협력을 더욱 촘촘히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러한 과제는 대한민국 혼자 해결할 수 없다. 그렇다고 모든 국가가 하나의 해법에 합의할 때까지 손 놓고 기다릴 수도 없다”며 글로벌 공공재를 공급할 역량과 의지를 갖춘 나라들이 협력의 폭을 넓혀가는 ‘건설적 기여국 연대’를 제안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새로운 기구나 배타적 그룹을 만들자는 것이 아니다. 기존의 국제질서와 유엔의 기능을 존중하면서 각국이 유연하고 개방적인 방식으로 협력 범위를 점차 확대해 가자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유엔 개혁에 대한 언급도 이어졌다. 유엔이 위기 속에서도 세계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더 효율적이고 혁신적인 조직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시대의 변화에 발맞춰 유엔 역시 변해야 한다”며 “조직과 사업의 중복을 줄이고 의사결정은 더 신속하게, 한정된 자원은 가장 절실한 현장에 집중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안전보장이사회를 더 효과적이고, 더 민주주의적이며, 더 책임 있는 방식으로 작동하게 할 안보리 개혁도 적극적으로 지지한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부산 글로벌 파트너십 포럼’을 통해 포용적 성장을 지원하고 새마을운동 같은 역사적 경험을 함께 나누며 지속 가능하고 혁신적인 투자를 이어가겠다”고 약속했다.

핵 없는 한반도 향해
한반도 평화 문제도 다뤘다. 이 대통령은 35년 전 남과 북이 유엔에 동시 가입한 사실을 언급하며 이를 평화공존의 기틀을 마련한 결정적 계기로 평가했다. 또 지난해 기조연설에서 밝힌 ‘평화공존과 공동성장의 한반도’ 구상을 구체화해 ▲서로를 존중하는 ‘포용적’ 평화공존 ▲싸울 필요가 없는 ‘안정적’ 평화공존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책임 있는’ 평화공존 등 세 가지 청사진을 내놨다.
그중에서도 핵심 과제로 한반도의 오래된 전쟁을 종식하고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일을 꼽았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오랫동안 멈춰 있던 북미 대화가 조속히 재개되고 한반도 전쟁 종식과 평화체제 전환을 위한 당사자 간 대화로 발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핵 없는 한반도를 목표로 한 단계적 구상도 밝혔다.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를 중단하고, 중기적으로 축소를 거쳐, 장기적으로 핵 없는 한반도를 향해 나아가는 방안이다. 이 대통령은 “35년 전 한반도 평화공존의 결정적 순간을 만들어낸 유엔, 그리고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을 지켜온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이번에도 책임 있고 건설적인 역할을 다해주길 기대한다”며 “우리 정부는 한반도 평화의 당사자이자 페이스메이커로서 대화의 길을 열고 또 이어가기 위해 온 힘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끝으로 대한민국이 글로벌 책임 강국으로서 국제사회에서 능동적 역할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재차 분명히 했다. 이 대통령은 “국제사회가 한마음 한뜻으로 행동할 때 어떤 기적 같은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가, 전쟁의 폐허 속에서 산업화와 민주화를 일궈낸 대한민국의 존재가 바로 그 증거”라며 “평화공존의 한반도를 향해, 모두를 위해 성과를 내는 유엔의 미래를 향해, 대한민국이 맨 앞에서 담대하게 전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구테레쉬 유엔 사무총장과 세 번째 만남
기조연설에 이어 이 대통령은 같은 날 안토니우 구테레쉬 유엔 사무총장과 면담했다. 이번 만남은 2025년 6월 G7 정상회의 계기 환담과, 같은 해 9월 유엔총회 계기 면담에 이어 세 번째다.
이 대통령은 지난 10년간 유엔헌장과 국제법 원칙을 수호하고 다자주의를 지키기 위해 노력해온 구테레쉬 사무총장의 리더십을 높이 평가했다. 또 “유엔의 지원으로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룩한 대한민국은 올해 유엔총회 주제인 ‘모두를 위한 성과를 내는 유엔’이 현실에서 가능함을 보여주는 산 증거”라며 더 많은 사람이 유엔의 성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필요한 역할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했다.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서는 ‘싸울 필요가 없는 평화가 가장 확실한 안보’라는 인식 아래 남북이 평화롭게 공존하고 함께 성장하는 한반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구테레쉬 사무총장은 국제 평화와 안보, 지속가능 개발, 기후위기 대응 등 여러 분야에서 한국이 건설적으로 기여해온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국제사회의 분열과 갈등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한국과 같은 중견국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고도 강조했다. 한국 정부의 외교 정책과 한반도 평화 정책에 지지 의사를 나타내고 이러한 노력이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유엔도 가능한 역할을 계속 모색해 나가겠다고 했다.
이근하 기자

한미 정상회담
10분 예정 30분으로 연장
피스메이커-페이스메이커 재확인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미국 뉴욕을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은 9월 2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약 30분 동안 이어진 회담에서 양 정상은 한미 간 전략투자 사업 논의가 큰 진전을 이룬 것을 환영했다. 당초 회담은 10분가량 예정돼 있었으나 양 정상의 대화가 계속되면서 시간이 30분으로 늘어났다.
양 정상은 지난해 11월 발표한 한미 정상회담 공동설명자료를 토대로 핵잠수함 연료, 농축·재처리, 조선 협력,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등 분야에서 협력을 한층 심화하겠다는 의지를 확인하고 후속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의 대화 의지도 재확인했다. 양 정상은 ‘피스메이커-페이스메이커’로서 대화의 물꼬를 트고 한반도에 지속 가능한 평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긴밀히 소통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이 대통령은 이후 누리소통망(SNS)을 통해 “한층 두터워진 신뢰와 우정을 바탕으로 한미동맹을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공동의 의지를 재차 확인한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무엇보다 북미 대화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를 다시 한번 확인한 것이 뜻깊다”며 “오늘의 만남이 ‘한미 미래형 포괄적 전략동맹’을 더욱 발전시킬 중요한 이정표로 기록될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
골프 약속에 대한 이야기도 전했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께서 프랑스 에비앙에서 나눴던 골프 약속에 대해 다시 말씀해 주셨는데 연말에 마이애미에서 열릴 G20 정상회의 때 다시 만나 못다 한 이야기를 이어갈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앞으로도 한미동맹의 힘찬 여정은 흔들림 없이 계속될 것”이라며 “한반도와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 번영을 든든히 뒷받침할 수 있도록 한미 양국이 더욱 굳건히 협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같은 날 트럼프 대통령이 유엔총회에 참석한 각국 수석대표를 위해 마련한 리셉션에 참석해 주요국 정상들과 폭넓게 교류했다. 이 대통령은 “공식 회담과는 또 다른 편안한 자리에서 격의 없이 대화를 나누며 서로에 대한 이해와 우의를 더욱 깊이 했다”고 전했다.
또 럼 베트남 당서기장과는 양국 관계 발전과 한반도 평화를, 아누틴 찬위라꾼 태국 총리와는 방산 협력과 역내 정세를 논의했다. 페트르 파벨 체코 대통령과는 한국 기업의 투자와 원전 협력에 대해, 알라르 카리스 에스토니아 대통령과는 방산과 인적 교류 확대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 대통령은 “외교는 곧 사람 간 신뢰에서 시작된다”며 “여러 국가와 협력의 지평을 넓히며 국익을 지키고 국민의 삶에 보탬이 되는 실용적인 외교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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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