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추 커브 운동
신생아의 척추는 좁은 자궁에서 웅크린 자세로 약 10개월을 보내기 때문에 하나의 매끄러운 곡선을 이룹니다. 하지만 성장 과정에서 머리를 들고 앉고 걸으면서 척추는 점차 여러 개의 곡선을 형성합니다. 이 굴곡은 몸의 균형을 유지하고 충격을 흡수하며 하루 종일 움직일 수 있도록 돕는 핵심 구조입니다. 그중에서도 목의 곡선, 경추 전만(경추 커브)은 머리의 무게를 지탱하고 분산하는 데 매우 중요합니다.
생후 3개월 무렵 아기는 엎드린 자세에서 처음으로 고개를 들어 올립니다. 이때 목 뒤쪽 근육들이 활성화되며 경추 커브가 만들어지기 시작합니다. 무거운 머리를 스스로 들어 올리는 이 작은 동작이 바로 건강한 커브의 출발입니다. 이후 성장하면서 곡선은 더욱 안정적으로 자리 잡아 머리의 하중을 나눠 버티는 역할을 합니다.
문제는 이렇게 어렵게 형성된 커브를 우리가 스스로 무너뜨리고 있다는 점입니다. 아기 시절 고개를 들어 커브를 만들었다면 성인이 된 지금은 하루 대부분을 고개를 숙인 자세로 보내며 그 곡선을 지우고 있습니다.
낮에는 컴퓨터 모니터를 들여다보며 목을 숙이고 저녁에는 침대에 누워 휴대전화를 보기 위해 턱만 들어 올리며 이동 중에도 휴대전화 때문에 고개를 깊게 숙인 채로 서 있거나 걷습니다.
이러한 자세는 모두 경추 커브를 평평하게 만드는 대표적인 행동입니다. 하루 중 이 시간이 얼마나 긴지 떠올려보면 왜 요즘 ‘일자목’이 흔한지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고개 숙인 자세가 오래 지속되면 머리의 무게중심이 앞으로 쏠립니다. 머리가 단 2㎝만 앞으로 나와도 경추가 받는 부담이 거의 두 배로 증가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 결과 목 뒤쪽 근육은 지속적으로 긴장한 상태로 늘어나고 반대로 앞쪽 근육은 짧아지면서 균형이 흐트러집니다. 이 불균형이 고착되면 경추의 곡선은 점점 펴지고 머리는 더욱 앞으로 나오는 악순환이 이어집니다.
단순 피로에서 두통, 팔 저림까지…
경추 커브가 무너지면 머리의 하중이 제대로 분산되지 못해 흉추·어깨·허리에까지 영향을 미칩니다. 목의 정렬이 흐트러지는 순간 몸 전체의 균형이 함께 흔들리는 것이죠. 경추 커브는 점점 사라지고 목 주변 근육과 인대는 경직됩니다. 초기에는 단순한 뻐근함이나 피로로 느껴지지만 장기적으로는 두통, 팔 저림, 집중력 저하 같은 증상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희망적인 점도 있습니다. 경추 커브는 한 번 사라지면 돌아오지 않는 구조가 아닙니다. 근육과 인대가 만들어내는 ‘기능적 곡선’이기 때문에 올바른 자세와 적절한 운동을 통해 충분히 회복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 소개할 운동은 목뼈를 부드럽게 신전시키며 건강한 곡선을 되찾는 연습입니다. 곧게 펴지거나 반대로 꺾여버린 경추에 다시 자연스러운 커브를 만들어가는 첫걸음이 되길 바랍니다.
정용인
물리치료사로 유튜브 채널 ‘안아파연구소’를 운영 중이다.